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98)
국가 전체적으로 출산율이 떨어지니 비율로 따져 실버세대가 늘어나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출산장려책은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인적자산과 실버세대를 활용할 적절한 방법을 정책으로 채택해야 인구절벽을 이겨내는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지금 닥친 현실을 보면 출산장려가 우선이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과 은퇴세대의 활용책도 이에 못지않다.
이제 1천만 실버시대에 들어섰고, 이 경향은 앞으로도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지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가장 비근한 예가 지난 4년간 유치원은 459곳이 사라졌고, 노인보호센터는 1819곳이 늘었다(조선일보 2023.7.1.). 한쪽에서 줄어들고 다른 쪽에서 늘어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으나, 일자리 창출의 측면에서는 없어진 것에 비하여 새로운 터전이 마련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 실버세대에 대한 심층 분석결과를 보면 한국인이 가진 자산의 46%가 노인의 소유로 되어있어 재화의 편중이 심한 현상이다. 이 자산의 내용을 보면 일본과는 다르게 부동산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가용자산이 많지 않고, 한 곳에 묶여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을 참작하더라도 실버세대의 상당 부분은 각종 연금해당자이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가용성 자산으로 매달 상당액 씩 확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가용자산은 생활하는데 대부분을 사용하는데, 생활비와 의료비로 상당액이 지출될 것이다. 그 외에 소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자기 스스로 소비할 수 있는 재화가 있기 때문에 모든 제조업이 이들 실버세대를 잡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실버계층에 가장 관심이 많은 건강 관련 식품에 관한 한 노령층 대상 제품이 많이 늘어나 주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고, 특히 건강기능성 식품은 그 주 대상이 실버층이다.
인간의 가장 앞선 기본욕구가 건강과 장수이므로 이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일 1순위가 식품이다. 이런 현실에서 건강에 좋고, 특히 실버세대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의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홍삼제품은 실버세대가 구매하지 않으면 결코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식들이나 친지들이 명절 선물로 선택하는 선물은 기능성식품, 그중에서도 건강장수와 연계된 홍삼제품이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의 추세로 보면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일본을 곧 제칠 것으로 보이나, 아직은 100세를 넘는 인구로는 일본의 수치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아마도 머지않은 장래, 우리 100세 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은 확실한 경향이다.
이제 실버세대가 나이만 먹은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지켜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육체적 여건을 갖고 있다는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젊은이의 숫자가 줄어들어 노동력 부족 현상을 이제 육체적으로 활동하기에 문제가 없는 나이인 실버세대를 적극 현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일본은 이미 정년 나이를 올리고 있으며 회사에 따라서는 정년 제도를 아예 철폐하기도 한다. 자기의 육체적, 정신적 역량이 되면 더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이 먹음의 가장 큰 비극은 나이로 따져 무 자르듯 제단을 해버리는 정년 제도다. 공무원이나 국영기업의 경우 정년이 보장되고 있으나, 대부분 대기업은 정년은 법으로 되어있으나 그 정년 나이를 제대로 채우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보고 있다.
상당 부분 50대 중반에는, 일부 50세 전에도 퇴사하여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을 보고 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충분히 주어진 업무를 할 수 있는데도 물리적 나이로 퇴사해야 한다는 것은 좋은 제도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미국의 경우 교수의 정년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있다. 능력이 있으면 자기업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정년에 너무 메이지 말고 육체적, 정신적 능력에 따라 더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일할 자리도 없는데 늙은이들이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논리는 충분히 이해가 가나, 나이 먹은 사람과 젊은이의 역할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오히려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계속 실버세대가 밀려 나오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오래 일한 능력이 있는 세대의 경험과 그들의 지혜를 적절히 활용할 수단을 심각하게 고려하여,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 인구절벽에 대응할 때이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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