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302)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우리나라 올림픽 참가선수들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젊은이들의 잔치, 이 경기가 끝나면 선수는 선수대로, 참가한 국가는 국가대로 받아든 메달 성적표로 순위를 매겨지고 그 결과에 따라 즐거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프랑스에서 개최한 2024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예상했던 목표보다 20개 이상 메달을 받아 잔치 분위기였고 귀국하는 선수들에게 모든 국민이 따뜻하게 환영하였다.

지난 경기를 보면서 우리가 마음 속 생각을 되짚어 봐야겠다고 여긴다. 모든 경기는 친선게임이 아닌 이상, 우열을 가려 순위를 정하고 그 순위에 따라 보상이 주어진다. 이럴 때 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나 그 메달을 따기 위하여 쏟은 피나는 노력에 우선 위로와 찬사를 보내는 것이 온 국민이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이다. 그런데 보통은 초점이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쏠리고 여기서 탈락한 선수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올림픽 무대에 선 그 자체가 개인으로 봐서는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피와 땀의 결정인 선수 선발전을 통과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것 자체가 메달과 관계없이 자신에게는 일생에 남는 영광이고 일생 결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경쟁에서 앞섰다는 것보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로 선발되었다는 것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근래 올림픽 출전선수들의 마음가짐에 흐뭇한 생각이 든다. 얼마 전만 해도 동메달을 딴 선수가 눈물을 흘리면서 아쉬워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나왔는데 지금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탈락한 선수가 웃음을 띠면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자신에게 위로하는 모습은 젊은 세대의 생각이 크게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메달을 기대했던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의 경기를 자세히 관람하였다. 시종 웃음기를 잃지 않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메달권에서 탈락했을 때도 잠간 울음이 있었지만 이후 웃음을 띤 담담한 모습은 그 젊은 나이에 내공이 쌓였다는 것을 느꼈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억누르고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그 젊은 나이에 쉽지 않은 일인데도. 경기를 같이한 다른 선수들, 넘어진 상대 선수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우는 모습은 얼마나 인간다운가. 우리 젊은이들이 이렇게 정신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면서 이들이 맡을 이 나라의 장래도 희망을 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타고난 품성도 있으나 성장하면서 자기 스스로 자기를 관리하고 단련함에 따라 육체를 넘어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 있다. 보통 젊은이들이 패기를 앞세워 경솔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는데 이번 올림픽 참가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이 먹은 사람이 생각했던 그런 젊은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나서 내려진 결과에 승복하고 아쉬운 마음을 다독거리는 성숙한 모습은 옛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더욱 이북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기쁨을 나누고 교류하는 모습은 우리의 국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1970년대 초반, 수습목적으로 외국 나갈 때 출국 전 반공교육을 받았고 스웨덴에 갔는데 공교롭게도 엘리베이터에서 머리를 짧게 깎은 이북 사람을 만났을 때 선뜻한 공포를 느꼈던 생각이 얼핏 머리에 떠오른다. 순간 아! 우리가 정신적으로 이북에 뒤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의 상황은 떳떳하게 손잡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축하의 마음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그러나 그렇게 마음을 나눴던 이북 선수들은 보도에 의하면 귀국하여 그렇게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니 안타깝다.

운동경기를 떠나서 요즘 젊은 세대의 행동과 사고는 기존의 사회통념과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교육과 함께 사회 분위기, 전자기기의 영향 등과 한 가정 한, 두 자녀의 가정생활 등이 어울려 개인적인 사고가 밑바탕에 깔리면서 나타나는 과도한 개인주의 현상이 있긴 하지만 그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흔쾌히 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 세대로서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특히 개인기인 양궁이나 사격 등은 정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을 경기 관전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정신력은 육체의 뒷받침이 있어야겠지만 꾸준한 자기 자신의 정신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 경지에 올라설 수 없을 것이다.

올림픽 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의 노고에 위로를 보내며 우리 기성 사회도 자기 앞에 놓인 사욕을 채우기 위한 볼썽사나운 이전투구의 진흙탕에서 벗어나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그 승부에 흔쾌히 승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행동이 이 사회정화 운동에도 영향을 주었으면 한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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