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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의 CS칼럼] 45. 고수와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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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05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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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봉준호 감독의 닉네임은 ‘봉테일’
지난 2월 9일(현지 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여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비영어권 영화로서는 아카데미상 수상이 사실상 최초이며, 유럽에서 개최되는 황금종려상까지 한 해에 동시 수상한 것은 역사상 두 번째로 65년만이라고 하니 실로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어떻게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송강호 등 베테랑 연기자와 스태프들의 팀워크, 10여 년간 꾸준하게 이어진 CJ그룹의 투자 지원, 현지인도 감탄한 명품 번역, 통역 등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 성공요소는 세계인이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회 계층간 갈등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풀어낸 영화 기생충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가진 작품으로 완성된 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봉테일’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집요하고 철저한 봉준호 감독의 프로정신이 녹아들었기에 관객들은 기대하지 않았던 장면에서 감탄을 연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영화 중 부잣집에 들어가기 전 반지하집 아들과 딸이 인터뷰를 대비하며 부른 제시카 송이 바로 대표적인 디테일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고수의 필요조건은 디테일
세계적인 컨설턴트로 유명한 톰 피터스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덕목으로 최고가 되려는 신념, 디테일에 대한 집념, 창의성 응원, 실패에 대한 지원 등 4가지를 꼽았다. 고수와 하수는 디테일에서 차이가 난다.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 경영의 대표사례로 인용되고 있는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의 성공스토리를 보면, 1970년대 말 석유파동으로 적자에 허덕일 때 사장으로 취임한 얀칼슨은 고객 접점의 불만요소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정시출발이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발견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개선한 결과로 1년만에 흑자전환, 3년 후엔 유럽 최우수 항공사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얀칼슨 사장이 시행한 여러 가지 대책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MOT(Moment Of Truth, 진실의 순간)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우리는 비행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니 고객과 평균 응대시간 15초에 집중해야 한다”라는 철학을 직원들에게 철저하게 교육시키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미리 준비하고 서비스하게 한 결과가 성과로 연결된 것이라고 한다.

아마존닷컴은 오프라인 서점에 비치되어 있지 않은 희귀본, 비주류 단행본 등의 책을 온라인으로 판매한 결과, 매출은 크지 않지만, 수익에서는 인터넷 서점 수익의 절반 이상을 거두는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는 특정 고객에게는 매우 절실할 수 있는 숨은 니즈와 불만을 발견해 영업 성과로 연결한 것인데, 개별 효과는 크지 않지만 많은 고객에게 적용되는 점이 기존의 파레토법칙(상위 20%의 요인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역파레토법칙 또는 롱테일의 법칙이라고도 일컬어진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는 데는 인터넷 발달로 인해 효과적인 검색이 가능해진 환경이 선행요건이지만, 이를 발견하여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시킨 아마존의 핵심역량은 ‘디테일을 보는 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5년 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일본의 100년 넘은 햄버거 레스토랑의 경우를 보면,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살짝 얼린 토마토와 환상적인 맛의 소스,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처럼 은박지 안에서 얼굴을 내미는 스테이크, 대기 고객의 얼굴을 기억하고 순번이 되었을 때 종업원이 직접 모시러 오는 세심한 서비스, 이런 것들이야말로 고객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의 감동을 느끼게 해 주는 디테일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디테일의 선행요건
그러나, 무조건 세심하게 준비하고 시행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디테일하되, 전략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을 적용하여야 한다.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에 집중해야만 효과적인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첫 번째 선행요건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본다.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요소에 집중하여 디테일을 확보해야 가장 효과적이다.

디테일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두 번째 선행요건은 삼위일체이다. 상품 또는 서비스의 본질은 물론이고, 이를 유통시키는 물류 등 인프라와 관계자들에 대한 디테일 리더쉽이 함께 어우러져야 그 성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이번 기생충 영화도 미국 내 상영, 홍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세심하게 이루어졌고, 봉준호 감독이 무명배우나 스태프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해 가며 배려하는 디테일 리더쉽이 성공 요인의 하나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또한, 봉감독이 영화 촬영 전에 직접 삽화와 메모를 하여 철저히 준비한다는 스토리 보드가 새삼 주목받는 것이 가장 잘 ‘봉테일’을 설명해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번 쾌거를 계기로 하여 전략적 기획과 일관성 있는 투자여건을 바탕으로 중요 요소에 대해서는 고객맞춤형 디테일을 가미하여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성과물들이 각 산업부문에서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정부와 대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해 본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식품안전과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변화와 인생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통해 칼럼의 소재를 넓히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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