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밀레니얼 세대와 베이비부머
“라떼는 말이야”, 최근 핫한 유행어 중 하나다. 이는 나이 많은 어른이 젊은이들 앞에서 “나 때는 말야~~”로 시작되는 일장연설을 시작할 때 쓰는 말을 신세대 감각으로 빗대어 하는 말이다. 영어로는 “Latte is a horse”로 표현하기도 한다니, 5060 이상 어른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감각적 표현이지만, 풍자적 성격을 지닌 말임에도 그 속에서 재치가 느껴지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신세대 유머를 이해하고 함께 웃어줄 수 있다면 세대간 격차를 좁히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2018년 현재 우리나라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인구는 1490만명이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인구는 710만명이니, 이 두 세대 인구를 합하면 2200만명으로, 전체 생산가능인구(15~64세) 3765만명의 58.4%를 차지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머지 않아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세대이며, 베이비부머 세대는 과거 경제성장의 주역이었고 현재는 빠른 속도로 은퇴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한 보유 자산과 노하우를 가지고 직간접적으로 사회 도처에서 영향력을 행사 하고 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대체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에 해당하는 연령대인데, 서로 자라난 환경이 너무 달라서 태생적으로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사회적으로도 이 두 세대 사이의 갈등 해소와 협력이 앞으로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부모 자식 사이에 정치 이야기와 경제적 문제 등으로 다투고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정이 의외로 많고, 직장 내 상사와 부하 간에도 꼰대와 갑질 문화 등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음은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이 두 세대 사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경험이 부족한 밀레니얼 세대가 아버지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고, 최근 복고(retro) 열풍에 힘입어 기성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내재되어 있는 장점까지 흡수하려는 노력을 그들은 이미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베이비부머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 전수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아주 중요한 과제인 만큼 효과적으로 전수할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베이비부머의 사회적 역할과 바람직한 자세는?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이미 본격화되었다. 맏형격인 55년생은 올해 만 65세로 자영업이나 전문직을 제외하면 대부분 퇴직한 상태이고, 가장 막내인 63년생도 3년 후면 환갑을 맞는다. 그러나, 100세 시대 패러다임에서 볼 때 아직은 충분히 젊은 그들은 은퇴를 했어도 자기 성취 또는 긴 여생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경제적 이유 등으로 완전히 은퇴하지 못하는 이른바 반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베이비부머 세대, 그들은 지난 수십년간 우리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상당히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몸으로 체득한 귀한 경험과 시행착오는 시대가 변해도 충분한 교훈과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보며, 매년 300여명의 멘토와 2500여명의 멘티가 참여하고 있는 10년 역사의 한국장학재단 주최 ‘사회 리더 대학생 멘토링’을 통해 실증되고 있다.
 
필자가 80년대생인 두 자녀를 키우고 상기 대학생 멘토링 활동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을 토대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에서 유의할 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나 때는 말이야’식의 일방적 설교로 스스로 꼰대가 되지 말자.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똑똑하다. 겉보기엔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들은 뛰어난 정보 검색력과 SNS 소통능력이 있다. 그들이 고민하고 하는 일에 진정한 관심을 보이고, 필요한 질문을 하여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가장 경계해야 할 행동은 ‘너는 모르니 잘 듣고 그대로 행하라’는 식으로 막무가내 가르치려 드는 것이다. 그들이 느끼고 해법을 스스로 찾게 하자. 그 과정에서 선경험자로서 작은 도움만 주면 된다. 그것도 겸허한 자세로 나를 낮추고 말이다. 이것이 기성세대가 가장 실수하기 쉬운 덕목이다.

둘째, 권위의식을 버리고 수평적 관계에서 격의 없이 소통하자. 나이가 어리더라도 그들도 이미 성인인 만큼, 한 인격체로서 충분히 존중해 주고 경청에 더 비중을 두는 편이 좋다. 그리고, 만일 내가 실수했다면 바로 속 시원하게 사과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정의 가치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디지털 세대인 그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유도하는 소통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이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도 페어플레이어, 스트리밍라이프, 팬슈머, 편리미엄, 업글인간 등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대표적으로 표현해 주는 핵심 트렌드가 아닐 수 없다. 시대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소통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상당한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셋째, 칭찬하고 또 칭찬해 주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 동기부여를 하는데 칭찬만큼 좋은 것은 없다. 특히, 이들은 역사상 가장 치열한 진학과 취업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장점을 찾아주고, 이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자. 스스로 길을 찾아가게 하면서 중요한 길목에서 유용한 팁(Tips)을 선택지의 하나로 제시해 주고, 작은 성공을 하나씩 이룰 때마다 지체하지 말고 칭찬을 충분하게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 그들은 지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칭찬에 목말라 있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식품안전과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변화와 인생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통해 칼럼의 소재를 넓히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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