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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의 CS칼럼] 35. 소확행에 대한 짧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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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2  09: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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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웃픈 현실의 산물, 소확행
요즘 후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직장 분위기가 예전보다 많이 건조해졌다는 말이 많다. 점심시간에도 각자 혼밥으로 간단히 해결한 후 자기계발이나 운동 등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직장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동료, 상사들과 함께 먹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대를 지낸 필자로서는 상당히 낯선 풍경이다.

게다가 갑질 파동, 미투 이슈 등의 영향으로 저녁 회식도 꺼리는 분위기가 되었다고 하니 상사도 부하도 서로 어색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제 신세대들은 더 이상 회사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에 동의하지 않으며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워라밸을 실현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고자 하는 것이 바로 소확행이라고 볼 수 있다. 소확행은 어찌 보면 웃픈 현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자구책이요, 현실적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기서 행복이란 비록 크진 않아도 자주 느낄 수 있다면 이를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고, 꼭 경제적 가치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 속에서 심리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른바 가심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어느덧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는 소확행
종이 걸개가 달린 파우치를 컵에 걸고 뜨거운 물을 부어 조금씩 스며나오는 모습을 즐기며 진한 향과 맛을 음미하는 드립커피, 오늘 몇 보 걸었는지 확인하며 운동량과 체중을 실시간 관리해 가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마트폰 만보기, 친구들과 둘레길을 걷고 소주 한 잔 곁들이며 얘기 나누는 정겨운 저녁시간, 필자가 최근 애용하는 소확행의 아이템들이다.

만보기 앱에서는 몇 보를 걸었는지 외에도 걸은 거리, 평균속도, 소모된 칼로리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근거로 나 자신이 스스로 트레이너가 된 것처럼 관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은 기본이고, 친구 또는 동호인들과 데이터를 공유하며 서로 응원하는 사례들이 젊은층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 만보기 앱에서는 몇 보를 걸었는지 외에도 걸은 거리, 평균속도, 소모된 칼로리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근거로 나 자신이 스스로 트레이너가 된 것처럼 관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은 기본이고, 친구 또는 동호인들과 데이터를 공유하며 서로 응원하는 사례들이 젊은층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미국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로 월 100만명 이상의 블로그 방문자수를 자랑하는 제임스 클리어는 ‘Atomic Habits’란 최근 저서에서 “이제 1만 시간의 법칙은 집어치워라. 차이는 시간이 아니라 횟수에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크고 특별한 목표나 꿈은 이를 추구해가는 과정에서 의미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다. 이보다는 작고 소소한 꿈이요 목표이지만, 더 자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면 오히려 행복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시간이 흐른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관건은 얼마나 집중해서 궁극적으로 이뤄내느냐 하는 것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요즘엔 매년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혁신은 우리의 일상을 급속하게 바꿔가고 있다. 따라서 불확실한 미래를 놓고 섣불리 투자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소소하고 작지만 현실적으로 확실한 성취를 하나씩 이뤄나가는 것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커스는 이제 미래에서 현재로, 특별함보다 평범함으로, 강한 만족보다는 자주 느끼는 기쁨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 이 시대 트렌드다. 누구나 반드시 이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이렇게 느끼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 그게 바로 대세고 메가 트렌드가 된다.

소확행, 이대로 좋은가?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아쉬운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다. 내가 처한 여건이 어렵다고, 미래가 확실치 않다고 해서 소확행만 추구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인 태도가 아닐까? 이래서는 나라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힘든 건 아닌지? 이러한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고 본다. 혹여 내일을 꿈꾸기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작은 수확에 만족해하는 소극적인 현실적 타협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잠재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아니다. 소확행으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 보다 크고 더 의미가 있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충실한 현재가 쌓여서 밝은 미래가 되는 것이므로.“

활기차고 더욱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강좌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장은 “Who am I?”, “How to live?” 두 가지다. 누구나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각자 개성에 따라 의미가 있는 꿈과 목표를 가 지고 가치 있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내 나름대로 가치관과 삶의 목표를 가지고, 현재로선 작은 성취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모여 미래엔 제법 커다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과정에 꾸준히 정진한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강요된 행복이나 목표가 아니라 내가 만족하고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나의 모습을 그려가며 한 걸음씩 단계적으로 이뤄나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얘기한 것처럼 하루에 1%씩 꾸준히 발전해 나갈 수 있다면 성공이다. 가심비로 느끼는 소확행이야말로 일상의 행복을 위한 워라밸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식품안전과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변화와 인생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통해 칼럼의 소재를 넓히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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