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식품저널]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6년 전 우연히 페이스북의 기능을 배운 후 실습 삼아 만들었던 페이지가 바로 ‘OPAL 웰빙클럽’(facebook.com/samsohn.opalcc)이었다. 그 후 약 2년간은 그럭저럭 운영해 오다가 현업에 바빠지면서 최근 4년간은 거의 방치해 두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구매한 신간‘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10대 트렌드 중의 하나로 소개된 오팔세대에 관한 내용을 접하고 나니 내가 스스로 만들고 운영했었던‘OPAL 웰빙클럽’이 생각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재가동을 해야 할 좋은 명분이 생긴 것 같다.

필자가 처음 ‘OPAL’이란 용어를 접한 것은 2002년 출간된 책 ‘여자의 지갑을 열게 하라’(일본의 방송 캐스터인 니시무라 아키라, 하타 마미코 공저)에서였는데, 그 책에서 언급되었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OPAL’은 영어로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어로 경제적인 풍요와 의학의 발달로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등장한 새로운 개념의 노인층을 말하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현재에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며 사는 노인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젊어서부터 쌓은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시간적 여유를 즐기면서 건강한 삶을 누리는 한편, 뚜렷한 개성과 활력을 바탕으로 봉사활동이나 각자에 맞는 취미활동을 하면서 보람 있는 노년을 보낸다. 일본에서는 이들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자리잡았는데, 은퇴나 실버라는 말을 싫어하고, 활동적이고 진취적이며, 계속 몸을 움직이고, 열정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등이 특징이다.

OPAL족에서 OPAL 세대로
위에서 소개했던 일본책에서는 액티브한 삶을 영위하는 부류의 시니어들을 ‘OPAL족’이라고 명명했는데,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그런 층이 많아지고 있다 보니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트렌드 분석팀에서는 아예 ‘OPAL세대’로 확장해 부각시키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2017년 정부에서 명명한‘신중년층’이란 용어와도 연결시켜 ‘OPAL세대’를 중년층과 노년층의 사이에서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신중년층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본다.

또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약 1,100만명)중 가장 인구가 많은 년도가 1958년생(개띠)이니 글자 그대로 오팔세대라고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행보가 모든 보석의 색을 담고 있다는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를 담아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5060 신중년 소비자들을 ‘오팔세대’라고 명명했다고 하는 그 혜안에 감탄과 함께 깊은 공감을 보낸다. -‘트렌드코리아2020’(김난도외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인용

 

OPAL세대, 활기차면서도 여유있는 삶의 모습들
필자도 1955년생이고 나름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보는 친구나 지인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볼 때마다 앞으로 이들의 사회적 역할과 소비자로서 중요도가 더욱커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는 그들의 자녀들이 본격적으로 결혼을 하는 시기라서 소비를 자제하고 있는 편이지만, 이제 집안에 부부만 남아 함께 살아가는 생활패턴이 고정화되면서 생겨날 새로운 소비패턴에 대해 기업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OPAL세대는 상대적으로 생활에 여유가 있는 층이라서 꼭 생계유지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들은 자기성취를 위해 지속적으로 무언가 일을 해 나간다. 물론 4050때처럼 치열하게 하는 건 아니지만, 다소의 여유를 가지며 젊었을 때 하지 못했던 일을 해 본다던가 경력을 활용해서 쉬엄쉬엄 용돈벌이로 할 수 있는 일 등을 찾아 한시라도 허송세월 하지 않고 뭔가는 꾸준히 해 나가려고 한다. 송해 선생님처럼 일하는 노년은 젊다고 하지 않는가? 이들도 손에서 일거리를 놓질 않으니 여전히 젊고 활기찬 신중년의 모습을 오래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친구 A는 은퇴 후 틈나는대로 등산 또는 둘레길을 걸으며 체력을 관리하면서 주 2~3회 정도는 경험을 활용해 공공기관에서 자문을 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알바의 형태라서 큰 소득은 아니지만 손주들에게 가끔 용돈을 줄 정도는 되니 나쁘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 당구치는 재미에 푹 빠져 하루가 지루하기는커녕 24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친구 B는 젊어서 꼭 하고 싶었던 그림에 몰입해 주 3회는 꼭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연극, 영화관람 등 취미활동을 마음껏 즐긴다. 틈틈이 그림을 그린 지 5년만에 작은 개인전도 열게 된 것을 보면 젊어서부터 조금씩은 수련해 온 것 같긴 하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그 친구는 부부가 교사라서 둘이 받는 연금만으로 노후생활비는 충분하다고 하니 참 부러운 일이다.

지인 C는 강남에 소유한 소형 아파트의 월세를 받아 생활비에 보태며 공유 사무실을 가지고 일하는 프리랜서로서 유연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고정 스케줄은 주 2회 정도로 유지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기계발과 여행 등에 투자하고 있다. 여행 중에는 명소뿐만 아니라 맛집기행도 하면서 SNS에 사진과 글을 많이 올리고 있으니 나중에 이 자료들을 모아 여행 안내서를 출간할 수도 있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하겠다.

위 3인의 공통점은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일을 취미처럼 즐기는 삶을 영위하면서 개인적인 취미생활과 사회적 교류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생활패턴으로 볼 때 여행, 외식, 문화활동 등과 관련된 소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경기로 젊은 층 고객이 급감한 외식업소, 극장 등에 부부를 중심으로 한 5060 고객층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가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향후 우리 사회의 주류 고객층이 될 2030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세대가 바로 5060 오팔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식품안전과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변화와 인생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통해 칼럼의 소재를 넓히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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