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을 존경하지 않는 사회는 결국, 서로 피해를 보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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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선생님들의 고난의 정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으며 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어울리지 않는 집단행동도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 학부모의 도에 넘치는 폭언과 행동 그리고 무언의 압박이 이런 참사를 낳고 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이런 현상은 이 세대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 이 나라의 장래까지도 어둠에 묻히게 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이 무너지면 현대의 사회를 넘어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은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준을 나름대로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이고 그 길을 알려주는 정신영역에 해당된다. 지금의 학교 현실은 가르침을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으로만 한정하며 모두가 1등을 해야 하고 좋은 학교를 들어가려는 방편으로만 여기고 있다. 교육의 참뜻은 지식의 전달도 있지만, 더 큰 목적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신을 가다듬어 주는 것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내 자식이 중요하면 다른 부모의 자식도 중요하다는 것을 한 번만 넓게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나 중심, 내 새끼만을 바라보는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행동하는 최근의 풍토는 막 가는 사회로 우리 함께 가고 있지 않나 여겨지는 우울한 상황이 되었다. 

가르침을 주는 역할을 하는 대상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직업인으로 교사, 가르침을 주는 선생, 앞길을 열어주는 선지자, 그리고 더 높게 모시는 개념을 가진 정신적 기둥인 스승으로 부르고 있으며, 모두가 가르침을 주는, 특별한 역할을 하는 집단이다. 물질이 아니고 사람이 갖춰야 할 인성을 자기 행동과 지식을 통하여 지혜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교사와 스승은 특별한 예우가 필요하다. 지식만이 아닌 앞으로 사람답게 평생 살아가는데 필요한 할 지혜를 주는 스승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교사는 특별하고 침해받지 않는 권위가 주어졌을 때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옛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때를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화장실도 가지 않는다고 여겼다. 지금의 학생이 생각하면 이해가 가지 않겠으나 그 당시에는 선생님은 우리와 다른 영역에 사시는 것으로 알았으니 선생님의 말씀은 곧 그대로 따라야 하는, 복종만이 있다고 여기고 초등학교 생활을 하였다. 중학교 도덕 시간, 선생님은 항상 프라다나스 한 가지 꺾어 교실에 들어와 학생들이 떠들 때 매로 사용하였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잡담이 커지면 그 구역의 학생들이 몽땅 매타작을 받았다.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도덕의 기본 개념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하는데 떠들어 대는 것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으셨나 보다.

우리 한 동네에 계셨던 서당 선생님, 항상 근엄한 몸가짐을 갖는 생활을 하셨으며 방학 동안에 천자문을 배우는데 스승님으로 깍듯이 모셨다. 설에는 예를 다하여 새해 인사를 드렸고, 노부부가 생활하시어 어머니께서는 이 분들의 먹을거리를 수시로 챙겨 드리곤 하였다. 지금도 서당 선생님의 인자한 모습과 아름다웠던 흰 수염이 내 영상 아래쪽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 그리고 그때 배웠던 한문을 지금도 유용하게 쓰고 있다. 선생님, 스승은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내 마음 깊은 곳에 남아 나를 무언으로 지금도 가르치고 있다. 그런 상태가 스승으로서 위치이고 그렇게 되어야 교육이 이루어진다. 부모의 교육은 생활의 지침을 주었으나 학교의 스승은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지식과 지혜, 그리고 사회인으로 살아갈 지침을 전달해준다.

학교 교육을 통하여 나만의 생활이 아닌, 우리라는 것을 배우고 같이 함께하는 생활 태도를 몸에 배게 한다. 공자께서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말한 이유를 길이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의 개념으로는 군은 나라, 곧 조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즉 내 조국과 스승님, 그리고 부모를 모두 함께 생각하면서 살아가도록 가르쳤다. 기원 500년 전 공자님의 가르침이 지금도 유효함을 느낀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 스승을 업신여기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참 스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행동을 법으로 강제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법은 자의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말 그대로 법대로다. 어찌 학생이 스승을 존경하고 모시는 것을 법으로 규제하겠는가? 인간의 기본 본성에 호소할 일이다. 스승을 존경하지 않는 사회는 결국 서로 피해를 보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끼게 된다. 우리가 자성해야 할 때이다. 최근 이 사회에서 가장 신뢰할 집단을 교사라 답한 것에 위안을 느낀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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