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함과 당당함은 자기가 품은 마음의 상태에서 우러나고 
옳고 그름을 외부의 인자에 의해서 영향받지 않은 정신적 내공을 갖춘 상태

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50)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어느 처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묵직한 마음자세와 몸 갖춤을 유지하는 상태, 담담함이다. 주위 환경이나 처지에 크게 영향받지 않으며 자기자세를 본래 상태대로 유지하면서 자기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고 아무런 꾸민 것 없이 나를 자신의 것만으로 내보이는 것이 의젓함이다. 담담한 사람에게서 풍기는 무언의 저력으로 내면에서 신뢰가 간다. 말과 행동에 흐트러짐이 없고 생각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말하면서 해야 할 일을 행동에 서둘지 않고 조용히 옮김은 담담한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세상을 살아온 경험과 지혜와 관계가 되겠으나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따라서 큰 차이가 난다.

담담함은 정신영역의 정수가 표현되는 형태이며, 그에 따른 마음과 육체의 상태이다. 공자께서는 나이 70세에 이름에서 그 사람의 상태를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라 했는데, 자기 의사에 따라 행동해도 이어서 하고 싶은 어떤 일을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경지를 말함이다. 이는 치우침 없이 편중되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여일(如一)하게 유지할 수 있음을 뜻한다. 

어느 상황에 처해도 소신에 변함없이 처음의 생각을 그대로 갖고 유지할 수 있는 경우는 말같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상황에 따라서, 이해관계에 얽혀서 마음을 바꾸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속된 세상에서 담담함을 유지하는 것은 말같이 쉽지 않은 일이다. 70대에 이른다고 하여 모두가 그 경지에 드는 것은 아니고 그 정도 세월에 지혜와 내공이 쌓여야 넘볼 수 있는 마음의 상태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바람에 방해하지 않는 잔잔한 호수와 같은 상태, 평온하며 사사롭지 않고 객관적인, 그러면서도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능력을 갖춘 경지. 

얼마 전 신문에 게재된 채명신 장군의 일화, 권력에 굴하지 않고 자기의 소신과 옳고 그름을 그대로 밝혀 권력자에게 불이익을 받았으나 지금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많은 국민의 존경하는 장군으로서 길이 남아있지 않는가. 담담하게 옳은 자기 소신을 밝히고 힘이나 재력에 흔들림 없는 마음의 지주가 단단히 박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담담함은 마음의 평화의 다른 이름이다. 바람에 흔들거리지 않는 거대한 노송을 닮았다. 일부 작은 가지가 바람에 흔들려도 수백 년 자란 소나무의 몸통은 끄떡도 없다. 가끔 겨울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중간이 꺾이는 수모를 당하지만 꿋꿋한 기상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에게는 사안에 따라 휨의 유혹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바탕에 간직한 기상은 정신영역에 속하여 결코 휨, 샛길을 용납하지 않는다. 담담함은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는 마음의 자세이기도 하다. 굳은 소신은 마음의 평온을 동반하는 매체이다. 평소 품은 내 소신이 뚜렷할 때 나타나는 마음가짐이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움이 없는 상태, 그 바탕에서 흔들림 없는 담담함이 나온다. 

당당함은 하늘에 고해도 다른 이론이 없는 자신이 있을 때 우러나는 태도다. 당당함은 다른 면에서 보면 자신감, 자기의 소신이 뚜렷함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인간에게서 가장 비열한 것은 거짓을 밑에 깔고 하는 행동이 아닐까 한다. 거짓을 정당화하면서 이것을 자기의 소신인 양 포장질 하는 경우, 그것은 자신만이 가진 당당함이지 누구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당당함의 기반은 옳은 정의와 흔들림 없는 자기소신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살다 보면 당당함으로 주위의 신뢰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 당당함은 자신의 소신과도 관계되나 사회적 정의와 통념에서 어긋나지 않는 마음에 근거를 두어야 나타나는 정신의 결정체이다. 우리는 당당함에 신뢰를 보내고 믿음을 바탕으로 그 사람을 믿게 된다. 이 세태가 자꾸 일시적인 권력과 재력에 마음이 치우치다 보니 깊은 정신세계에서 우러나는 담담함과 당당함을 갖춘 인격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 권력과 재물은 잠간 나에게 맡겨진 아침 안개인 것을 모르는 하루살이가 많은 세상이 되어가는 세태가 정상은 아니다.

담담함과 당당함은 자기가 품은 마음의 상태에서 우러나고 옳고 그름을 외부의 인자에 의해서 영향받지 않은 정신적 내공을 갖춘 상태다, 인격을 바탕으로 한 내공을 갖춘 그런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어야 하고 그 지도자가 이끄는 세상과 사회는 원칙이 통하고 다툼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는 평온한 세상이 될 것이다. 자기 이해관계에 얽매여 자신의 소신을 팽개쳐 버린 자칭 지도자나 교육자들이 너무 많이 우글대는 이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이 조마조마하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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