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앞세우기보다는 
품은 생각과 행동을 가치 기준으로 삼는 사회풍토 형성되었으면...”

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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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출생한 시기에 따라서 사고의 차이와 생활 방식도 다른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이런 다름은 선천적인 사람의 품성이 관계되기도 하지만, 성장하면서 받는 가정과 학교 교육 그리고 살아가면서 처한 생활환경에서 영향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각과 사고 방법은 물론이지만, 육체적인 면에서도 일상의 식생활 하며 입는 옷가지까지 계속 변해왔고, 지금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으며, 시대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다.
 
근세사를 뒤돌아보면 조선조 시대에는 유교 사상이 정신적인 지주를 이루면서 공자와 맹자의 사상적 가르침을 따라 생활하였고 그 사상이 그 시대를 살았던 백성 모두의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극히 일부의 지식계층이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임금을 정점으로 한 사회조직은 충(忠)을 가장 앞세웠고 다음 효(孝)를 가르쳤다. 모든 규범은 이런 기준에 따랐고, 왕을 중심으로 한 지식계급에 속하는 일부가 백성을 끌고 가는 국가체제였다. 왕정의 특징이고 이런 체제가 이 시대에도 계속되는 것이 북한의 통치방법으로 정착되었다. 특정인을 위한 신봉이 정치체제를 지탱하는 정치체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는 지도자의 생각과 사상이 전체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에 순종하지 않으면 생사를 가늠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지난 세대에서도 나이나 지역, 신봉하는 사상에 따른 분파나 집단은 있었고, 자기 집단에 속하지 않은 경우 배척하고 멀리하면서 정적으로 대치하여 제거하는 예는 역사에서 자주 나타나기도 하였다. 조선조에서 지금도 회자되는, 나라의 운명을 쇠하게 만든 사색당파는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정당이었으나, 적대하는 정도가 심하여 상대를 죽음까지 모는 극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나라가 우선이 아니고 자기 당파를 앞세운 세력다툼은 결국 나라를 통째로 잃는 비극을 자초하였다. 심한 분파의 해악을 뼈저리게 실감시킨 우리 근세사이다. 그런데 이런 아픔을 겪고 나서도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해관계나 권력 쟁취의 싸움으로 자기나 자기 족속의 이익을 우선하고 국가의 안위는 뒷전으로 여기며 자기 집단이나 자기 우선이고 국가의 처지는 후순위로 밀리는 현상을 자주 보고 있다. 
 
지금 우리 현실에서도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세대를 나누는 현상이 너무 심하다. MZ세대를 시작으로 잘파(Zalpha) 세대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2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의 합성어란다. 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사이의 밀레니얼과 Z세대를 빼고 MZ세대로 묶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태어난 연도가 무엇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지금 정치권은 더 심하다. 386이 나오더니 586으로 나누고 있으나, 그 이후 세대를 어찌 나눌는지 머리를 맞대고 고심 중인 모양이다. 이는 운동권을 대변하는 분류고, 중요한 자기 자신이 가진 정치철학과는 관계가 먼 느낌이다.
 
물론 출생연도별로 생각과 생활 방식도 차이가 나겠지만, 육체적 나이만으로 정신영역을 도외시하고 구분하는 것은 과연 옳은 생각인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젊은 세대도 부정부패에 찌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 든 세대도 신세대 못지 않게 새로운 생각과 진취적인 사고로 창조의 영역을 넓히는 사람들이 많다. 과학계와 문학계는 지식의 축적에 의한 결과로 나이에 상관없이 빛나는 실적을 내는 경우를 보고 있다.

나이 젊다는 것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 젊음에 품고 있는 사고가 얼마나 진취적이고 창조적인가를 스스로 가늠해 봐야 할 것이다. 나이 든 세대의 옳고 곧은 도덕관과 생활철학을 본받는다면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담한 거짓말과 못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부정부패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나이를 앞세우기보다는 품은 생각과 행동을 가치 기준으로 삼는 사회풍토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앞선 민주국가의 경우 원로들이 정치의 중심을 잡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다. 그들은 사욕보다 공익,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을 앞세워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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