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47) 

애완동물과 애완식물은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하는 생명체

<br>

인간은 예외도 있지만, 본능적으로 혼자 있기, 즉 외로움을 싫어한다. 그래서 혼자 있어도 누군가와 교신해야 하고, TV나 핸드폰이 좋은 벗이 된다. 공중파는 생명이 없는 물체에 불과하며, 정이 붙는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감정을 서로 교류할 수 없다. 

그러나 애완동물은 어떤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주인과는 상당한 의사 교환이 가능하다. 어찌 보면 희로애락을 같이 할 수 있는 대상이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 각자의 외로움 해소방법으로 애완동물 입양이 일반화되었고, 그 숫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애완동물이 이렇게 많다 보니 관련 산업이 크게 번성하고 있다. 애완동물을 팔고 사는 애완숍이 늘어나고, 이들에게 줄 먹이인 펫푸드 시장규모는 수조 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더욱이 동물병원은 사람병원보다 더 호화롭고 모든 검사기기를 갖춘 경우가 대다수이다. 의료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애완동물의 미용실도 갖추고 있으니, 이 사회에 일자리 창출과 관련 산업 발전에 애완동물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로서 위치 확보는 이미 인간이 출현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동물들을 사육하면서 시작되었다. 개를 비롯하여 소, 돼지, 양 그리고 말 등은 인간 생활에서 그들의 노동력이나 식량원으로서 가치를 충분히 해 오고 있다. 옛날 집에서 키웠던 개는 이름이 없는 경우가 없었고, 그 개는 자기 집 구성원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따랐으며, 외부인이 왔을 때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짖어대어 주인에게 알리는 충견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저녁에는 언제 침입하려는지 모르는 도둑을 밤새워 지켜주기도 하며, 주인이 외출할 때 함께하며 든든한 반려로서 역할을 다 하였다.

넓은 공간이 있었던 개인 주택의 경우 개 사육에 문제가 없었으나, 마당을 허락하지 않는 아파트에서는 몸집이 큰 개보다는 작고 아담한 품종이 인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방에서 생활하다 보니 짐승이 아니라 한 가족이 되었고, 병이 났을 때 병원 방문은 물론, 생을 마쳤을 때 장례식까지 치러주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반려견, 반려묘의 일반화는 인간의 본능과 연계가 된다고 여겨진다. 자기를 따르고 함께 있으면서 외롭지 않게 위안을 주는 대상, 그것만으로도 키우고 돌볼 충분한 이유가 된다. 하긴 나도 어릴 때 키우고 돌보았던 개의 모습과 그 이름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고, 형제자매들의 모임에서 공통의 주제로 서로 교감하는 대상이 되고 있으니.
 
그럼 애완식물은 어떤가. 동물들과는 크게 다르나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애완동물 못지않게 식물을 사랑하고 보살핀다. 나도 애완동물보다는 식물을 선호하는 쪽에 든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던 넓은 주택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각양각색의 꽃나무, 과실나무가 자라면서 즐거움을 주었고, 매일 달라지는 모습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곤 하였다.

특히 이른 봄 삐죽이 올라오는 원추리의 새싹은 그 자체로 경이로움의 극치다. 매일 쑥쑥 키 커지는 모습이라니. 화단에 심어놓은 각양각색의 꽃들은 각자가 자기 모습을 뽐내고 나를 봐달라고 특색 있는 몸짓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금 외진 곳에 심어놓은 살구나무와 감나무는 철에 따라 독특한 꽃과 때가 되면 과실을 선사하여 온 집안 식구들에게 상큼한 맛을 선사한다. 

이제는 작은 공간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이런 식물들과의 인연을 끊을 수 없어 10여 종이 넘는 식물을 열심히 돌보고 있다. 뜰에 심어놓은 식물들과 화분에 심겨 있는 화초는 관리가 상당히 다르다. 땅에 심겨 있는 녀석들은 자기 스스로 물을 찾고 필요에 따라 조금 거름을 주면 싱싱함을 지켜주는데, 화분 속의 식물들은 한순간도 관리의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제때 물을 주어야 하고 화초에 주는 비료를 준비하여 적당량 넣어주어야 싱싱함을 유지할 수가 있다. 식물마다 특징이 달라 물이나 비료의 요구 정도가 다르다. 선인장류는 15~30일 간격으로 물을 주어야 하나 습기를 좋아하는 식물을 이틀 걸이 물을 주지 않으면 신호가 온다. 또 자세히 살펴야 병증을 확인할 수 있고, 벌레의 침범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애완동물과 애완식물은 관리방법이 다르나, 내가 신경 쓰고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하는 생명체인 것에는 차이가 없다. 
 
평소 동물이나 식물 모두가 지구가 안고 있는 고귀한 생명체이고,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항상 느끼고 있다. 사무실 베란다에 자라고 있는 화초를 가꾸면서도 서서히 마음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어간다. 아침 문을 열고 사무실에 들어서면 먼저 식물들에게 인사하고 동향을 살핀다. 그럼 이들도 나에게 무언의 감정을 보낸다. 그런 관계가 즐겁다. 생명체에서만 느끼는 감흥이다. 사람과 더불어 모든 생명체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즐겁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관련기사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