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나 헛소리는 결코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
그것이 인간사회가 지금까지 발전한 원동력이다”

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38) 거짓말과 헛소리

거짓말의 뿌리를 찾다 보면 거짓말은 인간 출현과 함께했다고 한다. 자기 생존을 위해 진실을 숨기고 딴 얘기를 꾸며 자기 이익을 챙기고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경우다. 인간에게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동물들도 가끔 거짓 행동을 해서 상대를 속인다. 특히 새끼를 키우고 있는 새가 둥지 근방에 침입자가 접근하면 거짓으로 자기가 다친 체 하여 눈길을 자신에게로 돌려 침입자를 따돌려 새끼를 보호한다. 시골에서 클 때 종달새 둥지에 접근하면 어미가 발을 저는 체하며 눈길을 끌어 침입자를 유도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날아오른다. 이런 경우는 얼마나 애교스럽고 자식을 지키기 위한 자연의 순리인가. 그런데 동물 중 가장 지능이 앞선 인간의 경우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해 해괴하고 별난 거짓말을 해댄다. 인류 문명이 고도화되면 그 고도화 수준에 맞춰 거짓말도 진화한다. 

사회의 골칫거리로 대두된 보이스 피싱은 고도의 거짓말을 참말로 둔갑시켜 사람을 속여 이익을 취한다. 이 기법이 근래 더욱 고도로 진화되고 발전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보이스 피싱을 처단할 사람들까지도 속아 피해를 본 예가 있다니 앞으로 기법이 얼마나 더 발전하려는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알려져 있는 종교인 한 분도 그의 글에서 자신도 솔직히 생활에서 2~3할 정도는 거짓말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거짓말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필요악이라고 말하기도 하나, 자신의 거짓말이 상대방을 음해하고 심지어 죽일 수도 있는 경우 그 심각성은 완전히 다르다. 일부 종교에서는 거짓말을 불망어(不妄語)라고 하여 거짓말하지 마라를 종교의 기본 5계로 정하여 경계하고 있다. 우리나라 삼국시대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일부 국가에서는 거짓말을 종교법에 따라 사형에 처하는 등 극형을 가하고 있다.

우리의 머지않은 지나온 역사에서도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의 거짓말이 탄로 나서 주요 탄핵 사유가 되었고 국회의원도 자격을 상실하기도 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자식을 키울 때 거짓말을 큰 금기 사항으로 지적하고 자식이 거짓말을 했을 때 엄한 벌로 다시는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미국의 정치 분야 팩트 체크 기관에서는 거짓말을 “대체로 거짓”, “거짓”, 여기에 더하여 “새빨간 거짓”으로 구분하고 있다. 작정하고 꾸며진 거짓말은 아무리 잘 걸러내도 뿌리가 완전히 뽑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격을 갖춘 사람의 경우 거짓을 자신의 생명과 바꿀 정도로 금기시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신뢰하는 언론 매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거짓말을 사운이 걸릴 정도로 심각한 사건으로 치고 있으며, 실수에 의한 경우도 즉각 사과와 함께 정정 보도를 하는 경우를 보고 있다. 사회가 혼탁할수록 진실이 가려지고 거짓이 횡횡하게 되는데, 사회에 퍼지는 거짓말은 그 거짓말을 지어내는 사람은 물론 그 거짓말을 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아마도 쉽게 저질의 정치꾼과 질이 나쁜 장사치를 연상하기도 한다. 가장 믿고 신뢰해야 할 정치가들 일부가 거짓말로 대중을 속이고 자기의 잇속을 챙기려는 시도는 사회의 지탄을 받으나 그 거짓에 속아 엉뚱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특히 선거에서 거짓말인 흑색선전은 상대에게 결정적 피해를 주어 선거 결과를 뒤집어 버리는 경우를 보아왔다. 웃지 못할 얘기로 어느 정치인의 말, 나는 남을 속이기는 했어도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는 애교 있는 자기변명이긴 하지만, 그 끝은 결국 거짓말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닐는지.

어릴 때 거짓말은 그 거짓의 진정한 뜻을 모르는 채 자기의 행동이나 말로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바로잡아 주지 않으면 그것이 옳은 길인 양 잘못 고착되어 어릴 때 교육이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거짓말은 진실이 있고 이 진실을 자기 이익을 위하여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거짓의 바탕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거짓도 계속하다 보면 자기가 하는 거짓말이 사실인 양 자기 확신증에 빠져 거짓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는 심각한 중증에 속한다. 계속 거짓말을 해대는 정치인의 경우 혹 이들이 거짓말 확증병에 걸리지는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거짓말이 습관이 되면 자기가 지어내는 거짓말에 취하여 그것이 사실인 양 믿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이 사회에서 거짓말을 가장 금기시 해야 할 직종은 교육자와 정치인이다. 교육자가 하는 거짓말은 자신을 넘어 자기가 교육하는 차세대 젊은이에게 옳지 않은 생각을 불어넣어 개인은 물론 국가 장래를 망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거짓말이 심각한 것은 많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결정을 하거나 행동을 하기 때문에 폐해의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두 직종에 관계되는 사람들에게 더 높은 도덕적 자질을 요구하기도 한다.

거짓말보다도 더 질이 나쁜 말과 행동은 헛소리다. 거짓은 나 자신이 진실을 알고 이를 덮는 행위이나, 헛소리는 선악과 진실과 불의의 구분을 못하는 정신질환 상태라는데 더 심각성이 있다. 우리 주위에 헛소리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걱정이다. 그러나 거짓말이나 헛소리는 결코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 그것이 인간사회가 지금까지 발전한 원동력이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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