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0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너무 심한 변화는 
과연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려는지 심히 걱정스럽다 

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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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주식은 나라와 민족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주식은 말 그대로 식사에 주로, 계속하여 먹는 음식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음식 중 가장 많이, 거의 세끼 접하는 음식일 것이다. 그 나라에서 충분하게 생산되는 음식 재료와 관계가 있고, 그 식품원료를 이용하여 처리, 가공하여 먹을 수 있게 만든 음식이 주식이 되고 있다. 주어진 여건에 따라 동양에서는 기후 풍토에 가장 쉽게 적응 가능한 작물인 벼가 많이 생산되고, 생산된 벼를 이용한 쌀밥이 자연 주식이 되었고, 비교적 건조한 지역인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서는 밀, 옥수수 등이 잘 재배되어 이들을 이용한 가루 음식, 즉 빵류가 주식이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또한, 초지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이들 지역에서는 목축업이 발달하여 육류, 우유가 많이 생산될 수 있고, 이 원료를 이용한 음식이 주식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인류가 출현한 최초의 시기, 석기시대 이전부터 인간은 잡식성으로 식물 씨앗, 나무 열매, 곡류, 육류 등을 얻을 수 있는 여건에 따라 식용하였고, 같이 살고 있었던 다른 짐승들과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먹이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킨 계기는 농업이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지역에 따라 특성이 맞는 곡류가 생산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초원을 이용, 목축업이 가능한 경우 육류가, 기후 여건상 수수, 옥수수가 잘되는 아프리카 지역은 이들이 주식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이 주식의 개념이 크게 달라지고 음식 선택 폭도 크게 넓어졌다. 어찌 보면 쌀, 밀, 옥수수 등 곡물이나 육류 중심의 시간에서는 다양한 가공된 식품이 출현하면서 수많은 가공제품을 섞어 먹으면서 주로 먹는 주식의 개념이 변하여 버렸다. 이런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주식으로 먹던 밥이 밀려남에 따라 쌀 소비가 급격히 줄어, 1990년대 한 사람당 연간 평균 100kg이 넘던 소비량이 근래 56kg(2021)까지 줄었고 앞으로도 감소하리라 추정하고 있다. 

쌀밥이 주식의 자리를 내주면서 국수류, 빵류, 각종 시리얼 그리고 과실이나 채소류가 식단에 올라옴으로써 더는 우리 위장에 밥을 더 받을만한 공간을 내주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밥을 대신할 빵이 주식이 된 것도 아니고, 고기류가 식단의 주변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실로 여러 종류의 가공된 식품이 어우러져 한 끼를 담당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여러 가공식품이 버티고 있었다. 

시장에 나돌고 있는 수천, 수만 가지 각기 다른 가공식품은 모두 소비자의 식탁이나 그 외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한정된 식사량을 메우고 있다. 피자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때우고, 점심은 간단히 토스트에 치즈 한 쪽, 음료 한 잔으로 대체되고 있다. 저녁은 회식 자리라도 만들어지면 삼겹살이나 찌개류가 식사를 대신하고, 쌀밥은 그저 구색으로 필요한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상황이 되었다. 소비량이 가장 많을 젊은이들의 식사형태는 어찌 되는가. 시간에 쫓기는 아침은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설혹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간단히 먹는 아침거리도 시리얼을 우유에 타서 주거나, 미숫가루에 넣어 주는 간편식이 되고 있다. 

이런 식사에서 주식은 과연 무엇이라고 얘기해야 하나. 이제 잡다한 종류의 가공식품을 여건에 따라 먹고, 허기를 채우거나 맛을 즐기는 시대로 입주해 버렸다. 주로 찾아 먹는 식품에서 기호에 따라 선택하는 시대로 이행해 버렸고, 이런 식생활의 변화는 생활 환경의 변화와 함께 선호하는 음식 맛의 경향과도 연관이 된다. 음식은 일반적으로 보수 경향이 강하다고 말하는데, 지금에는 다양한 종류의 간식이 주식을 대체하고 있는 현상은 식생활 형태가 고착된 계층의 개념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는 증좌다. 

주 소비자인 젊은 층은 새롭고 접해보지 않은 음식에 대한 선호가 어느 시대보다도 강하여 식생활 형태도 계속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적응의 속도가 빠르다. 간편하면서도 맛이 있는 음식이 전체 흐름의 추세이고,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식품 가공업계의 생리다. 음식은 우리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고, 수만 년 고착된 우리 유전인자와도 친숙하다. 단 100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너무 심한 변화는 과연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려는지 심히 걱정스럽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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