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220) 저출산 대책

출산율 세계 최하위,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소멸한다는 인구학자들의 예측이니, 이런 불행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온갖 정책을 펴도 젊은이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내리사랑의 뿌듯함을 공유하며 자녀가 있는 가정의 따뜻함을 더 깊이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인간의 기본 감성으로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랑, 그 성격과 대상은 사람마다 다르며, 느낌의 강도도 같지 않을 것이다. 가장 진하고 뜨거운 사랑은 아마도 좋아하는 이성 간에 느끼는 사랑이 될 것이다.

더 넓게 생각하면 여러 종교 지도자의 사랑은 가히 없이 모든 생명체에 미치는 큰 사랑이다. 이런 큰 사랑보다도 살면서 가장 진하게 느끼고 있는 사랑은 아마도 부모님이 자식에게 쏟는 사랑이 아닐까 한다. 일컬어 무조건적, 본능적 감정의 표출인데, 가장 순수하면서 진한 사랑이 자식에 대한 감정일 것이다. 이 사랑은 쌍방이 아니라 일방이다. 자식을 갖기 전에는 그 사랑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으나, 내 피붙이가 생기고 나서는 그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세상살이가 변하며 적지 않은 수의 젊은이들이 여러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니 자식을 가질 수 없는 풍토로 변하고는 있지만, 생명체로서 본능인 자기 후대를 이으려는 열망을 자의로 억제하는 요즈음의 세태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성세대의 생각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 지구상 모든 생물은 어떤 역경 속에서도 후대를 이을 자손을 생산하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회귀성 어종인 연어는 성체가 되어 산란기가 되면 모든 역경을 뚫고 자기가 태어났던 곳으로 돌아와 후대를 이을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동물은 물론이지만, 움직임이 제한된 식물들, 조건이 열악한 메마른 길가 좁은 틈새에서도 어렵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풀 한 포기도 꽃을 피우고 씨를 맺혀 다음 세대를 기약한다. 이런 자연의 섭리로 식물들은 지구를 푸른 동산으로 만들었으며, 지구에 함께한 여러 동물도 각자의 고유한 모습으로 우리와 더불어 생을 같이 하고 있다.

자식을 어릴 때 보살피고 교육하면서 성인으로 키웠고 이어서 자기에게 맞게 고른 짝과 결혼시키고 나면 부모의 일은 다 끝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네. 그들의 삶에서 필요한 여러 AS가 남아있다는 것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 자식이 낳은 후손을 보살피는 일과 가끔 함께하는 쏠쏠한 재미는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외국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보이지 않는 끈끈한 줄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언제나 마음속으로 불러 보면 금방 다가서는 관계, 그래서 마음으로 의지가 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상상으로 불러오는 것을 항상 가능하니, 손녀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커가는 모습은 뿌듯하고 대견하다. 그 손녀를 알뜰히 키워내고 있는 그의 부모, 그들을 보면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부모님에게 위로 올라가는 사랑은 이성적인 천륜이 배어 있으나 자식에 대한 정은 본능에 의한 마음의 발로라는 생각이 든다. 공자께서는 효는 인간으로서 첫 번째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는데, 그 효는 위로 향하는 마음이고 이성적 판단에 의한 사람으로서 도리를 하기 위한 행위라고 여겨진다. 동양에서 효는 유교에 기초하여 정신영역에 깊이 각인되었고, 특히 충효는 생활의 기본이 되었다. 효가 갖춰지면 여러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자연히 뒤따라오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지금의 세태에서 효는 “나 때”라고 밀쳐 버리는 낡은 개념이 되었다고 느끼나, 아직도 지성을 갖춘 인간으로서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기본 품성이다.

효가 사람됨의 기본임을 알 때가 되면 인생의 한 과정을 넘어서고 있는 나이이다. 이때는 효의 대상이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마음속으로 아쉬움을 되새기나 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느낀다. 아마 이 본능은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조물주의 깊은 뜻이 미친 결과가 아닌가 여겨진다. 부모는 이미 존재하고 자손을 두었으니 다음 세대를 이어 주었고 그 자손이 다시 다음 세대를 이어 주어야 하니 이 과정에서 보살핌의 정은 밑으로 내려가게 되어있나 보다.

이런 생명체로서 본능적 현상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동물과 다르게 인간은 자기를 있게 해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고 있다. 동물적 본능에서 이성적 감정은 부모에 대한 사랑으로 따라오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내리사랑은 자연적인 본능의 발로이다. 이것도 자기의 자손을 이으려는 동물적 욕구에서 나온 것이리라.

근래 비혼을 선호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결혼을 하되 아이는 갖지 않겠다는 부부가 증가하는 우리 현실은 참으로 우려할만한 사회 붕괴의 조짐이 아닐까 여겨진다. 자식을 낳아 키워보지 못한 경우 사랑을 줄 중요한 대상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가장 진하고 순수한 사랑을 느끼고 만족해하면서 나의 모든 것을 주고도 아쉬운 감정이 남는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경우가 아닐까 여겨진다. 

출산율 세계 최하위,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소멸한다는 인구학자들의 예측이니, 이런 불행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온갖 정책을 펴도 젊은이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내리사랑의 뿌듯함을 공유하며 자녀가 있는 가정의 따뜻함을 더 깊이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것은 기성세대가 몸으로 보일 중요한 덕목의 하나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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