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식품산업이 갈길 ② 박용호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식품저널] 2020년 새해를 맞아 한국 식품산업이 나아갈 길을 찾는 포럼이 29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원로 식품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노변청담> 주최, <식품저널ㆍ인터넷식품신문 foodnews> 주관으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박용호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박용호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유엔 코덱스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 의장)

최근 안전, 안심을 넘어 안보 차원의 식품안전이 논의되고 있다. 전 세계 건강보건을 책임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핵심역량을 각 국가의 보건안보(Health Security) 시스템 내에 갖추도록 상호 협력 및 지원하는 체계로서, 전염병 전문가를 비롯해 국방/안보 전문가도 참여하는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ㆍGlobal Health Security Agenda)’이라는 기구를 창립, 현재(2019년)까지 67개국이 참여해 식품안전, 질병관리를 국가 안보를 넘어 글로벌 안보 차원으로 하는 인식의 전환을 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식품안전 측면에서 볼 때, 국내에서는 스마트팜/인터넷쇼핑(마켓컬리 등)과 연관된 최신 트렌드에 적합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전자태그)나 TTI(Temperature Time Indicator) 같은 추적시스템 관리의 체계화도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시기에 소비자의 특성에 맞는 소위 ‘customized food’에 대한 개인 안전관리도 크게 요구될 것이다. 또, 2020년에는 수산식품 기호가 활어에서 선어회로 변화함에 따라 선어회 숙성 과정 및 가공ㆍ유통ㆍ판매 단계별 안전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에 있는 HMR(2010~2017년 연평균 17.3% 증가, 2018년 24.5% 증가 예상,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및 건강기능성 식품 판매 증가에 따라, 효능 및 특성에 적합한 안전관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글로벌한 이슈가 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인공고기(artificial meat)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세포 selection 시 항생제를 사용함으로써 유발될 수 있는 항생제 내성 발생 가능성에 대한 규제와 안전 확보는 물론 fetal bovine serum free 배지를 사용함으로써 동물로부터 유래될 수 있는 안전 위해를 차단하는 연구도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 트렌드에 대비한 국민 교육도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식품안전 교육대상 및 방향은 첫째, 소비자 교육으로, 초ㆍ중ㆍ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 아카데미 등 early stage 공감교육 프로그램 확립이 필요하다.

둘째, 식품 생산자에 적합한 현장 교육으로 GAP, HACCP 등 가공ㆍ유통ㆍ판매 관련 프로그램을 통합하는 빅데이터 활용 구축도 필요하다. 특히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 시행에 따른 식품 수출국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생산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추적시스템(Traceability) 확립과 활용이 요구된다.

셋째, 식품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스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흥미 유발의 자극적 내용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에 따른 정확하고 투명한 기사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2020년을 맞이하는 식품산업의 발전을 지탱할 식품안전 정책 방향은 유명무실한 현재의 국무조정실 산하 기구인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개선해 위험 평가와 관리를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지원체제가 마련돼야 할 것이며(일본 식품안전위원회 참조), 식품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 걸쳐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총체적이며 일관된 식품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식품안전법제는 식품 종류에 따라 9개 소관 부처에 분산돼 있어, 식품위생법을 비롯해 26개의 현행 법령을 개정하고, 합리적이고 수월성이 확보되는 정부 조직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담당할 중심 부처는 식품안전관리 일원화 방안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일원화, 농림축산식품부로 일원화 또는 현재와 같이 안전과 산업을 분리한 식약처ㆍ농식품부 이원화 체제를 유지하되, 관련 법령 등을 정비하고, 협업을 강화한 시스템으로 탈바꿈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국민 공감과 소비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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