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344)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도시 생활을 하다 보니 건강을 챙기려 집에서 멀지 않는 개천 길을 자주 걷는다. 주변에 벚나무, 메타세쿼이아, 버드나무, 느릅나무와 은행나무 등을 잘 조경하여 가꾸고 다듬어 숲길이 된 산책길이 아름답고 정겹다. 몸의 전령사 개나리꽃도 길가에 무리로 심어 노오란 꽃길로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사계절 꽃과 나무, 단풍의 모습이 계속 변하여 항상 새로운 아름다움을 접한다.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눈 쌓인 숲길, 그 정취는 자연의 신비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관련 기관에서 꽤나 신경 써서 가꾼 덕택에 많은 시민이 즐겁고 상쾌한 마음으로 자연을 즐기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시골에서 성장해온 기간, 별도로 찾아가지 않아도 등‧하굣길 주위가 숲길이고 들판에는 논밭에 자라고 있는 각종 작물이 항상 옆에 있어 매일매일 다른 모습을 대하니 지루할 수가 없었다. 일요일이나 방학 중에는 가족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맨발로 논밭에 들어가야 하고 매번 흙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촉감을 느끼고 살았다. 논에서는 붉은빛이 도는 황토 논이 있었고 이 논에서 수확하는 쌀은 다른 논에서 생산되는 쌀과는 차이가 난다고 들었다.

요사이 산책길에서 낯선 모습을 본다. 길옆에 별도 보도를 만들어 선명한 주황색 황토를 깔아 황톳길을 만들어 시민들이 이용하게 배려하고 있다. 황톳길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많은 사람에게 각인된 결과라고 여겨진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찬‧반 의견을 내기는 어렵지만 아직도 과학적으로 그 기능성에 대하여, 과문한 탓인지 확실히 밝힌 결과를 접해 보지는 못하였다. 사실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며 관련되는 인자가 너무 많아 쉽게 결론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찬성 쪽에서는 발바닥을 자극하여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반대쪽에서는 발에 상처가 날 수 있고 잘못되는 경우 오염되어 부정적 결과를 낼 수도 있을 거라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는 어릴 때 맨발로 논밭에 자주 들어갔고 그때 황토를 수시로 밟았기 때문에 지금도 이 나이까지 괜찮은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 의심이 드는 것은 평생 농사일을 해 오셨던 우리 선조들, 이웃 어른들의 수명은 지금에 비하여 왜 그렇게 짧았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거의 매일 황토를 밟았고 운동량도 절대 적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물론 섭취하는 영양과 위생, 그리고 생활환경의 차이에 의한 원인도 있겠지만 항상 자연과 함께하고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환경, 몇 가지 요인을 제외하고는 장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는데도 단명하여 환갑을 넘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 나이에 이른 분을 위한 환갑잔치까지 했고 후손들이 장수 축하연을 열어드렸다. 그러나 이제 환갑잔치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겨우 남아있을 것이 팔순기념을 가족들만으로 조촐하게 하는 경우만 가끔 보인다. 물론 식생활, 의료혜택 등의 요인으로 건강 장수하게 된 것은 거의 확실하나 여기에 더하여 별의별 처방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일반인의 건강을 위해서 그 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 않나 여겨진다. 황토 흙길 걷기도 그중의 하나라고 여겨진다.

이제 잘 알려진 건강 활동으로 걷기는 의료계에서도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보고 있다. 즉 걷기만으로도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근육의 유지, 보강도 가능하다는 것은 더 이상 이론이 여지가 없게 정립된 처방이 되었다. 한 친지는 수년째 허리 통증으로 고생을 많이 하고 의료처방도 여러 분야에서 받아왔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는데 근래 꾸준한 걷기로 허리 통증에서 해방되었다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신체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체의 모든 부위가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이 든다.

사람에 따라서는 체육관에서 신체단련을 하기도 하고 특수한 훈련을 받기도 한다. 인류의 기원부터 따져보면 수렵 채집으로 살아왔던 원시인의 경우, 먹이를 구하기 위하여 계속 움직여야 했고 사나운 동물들과 생존을 위한 투쟁 등으로 신체단련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나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의 경우 자기 스스로 별도의 몸 움직임이 없으면 근육 쇠퇴에 의하여 건강상 위험을 당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방법의 신체 운동이 제안되고 실제로 실행하기도 하나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확인된 방법을 따라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황토 흙길 걷기도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한다. 황토의 효과를 더해 걷기운동이 더 건강에 영향을 줄 것이라 짐작이 간다. 지루하게 걷기를 하기보다는 황토라는 매체가 있어 걷기에 더 흥미를 끌 것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숲길을 걸으면서 기분 좋은 것은 수목이 주는 환경의 영향이고 오솔길을 걸을 때 느끼는 호젓함은 마음의 안정으로 정서적인 영역이라 생각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란한 활동보다는 걷기 같은 간단하면서 기본의 동작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노령에 이르러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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