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기업 임원들 사이에 ‘3요 주의보’가 내려져 있다고 한다. Z세대 신입사원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 이들은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반문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하고, 잔업을 기피하는 이른바 ‘조용한 퇴사’가 Z세대 신입사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재의 덕목은 2008년에는 ‘창의성’, 2013년에는 ‘도전정신’, 2018년에는 ‘소통과 협력’이었으나, 2023년에는 ‘책임의식’이라고 한다. 즉, 기업들은 핵심 인력층으로 떠오르는 Z세대의 요구에 맞게 수평적 조직, 공정한 보상, 불합리한 관행 제거의 노력을 하면서 이들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조직,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트폴리오 세대
2021년 10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아래와 같은 글이 실렸다. “앞으로의 세상은 커리어 패스(career path) 대신에 커리어 포트폴리오(career portfolio)를 만들어야 한다”_에이프릴 린네. 즉, 회사가 부여한 과제를 수행하겠다는 목표뿐만 아니라 개인의 다양한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함께 세워야 한다는 것인데, Z세대 직장인은 이미 그렇게 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본업 외의 프로젝트, 취미, 여가활동까지를 큰 틀에서 커리어로 보며, 닮고 싶은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들을 자기계발 롤모델로 삼고 소위 ‘갓생살기’를 위해 노력하지만, 자발적 퇴직도 주저하지 않는 세대이다. 이들에게 직장이란 더이상 평생일터가 아니라 커리어 경험을 위한 플랫폼일 뿐이다.

이런 직장을 원한다
최근 오픈서베이에서 발표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3’에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있다. 이들은 지금의 20대가 윗세대보다 취업과 경제활동을 하기 힘든 세대라고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하며, 돈을 덜 받더라도 향후 주 4일만 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이들이 희망하는 복지의 내용은 자율 출퇴근과 워라벨, 불이익 없는 육아휴직, 자기계발 지원이라고 한다.

똑똑한 소비
위 조사결과를 인용하면, 제품을 구매할 때 이들은 가격 및 할인 혜택을 적극적으로 비교, 탐색하며, AS나 상담서비스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는 리뷰 후기나 판매량에 주목하고, 친환경 제품에 관심은 많지만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70%가 무지출 챌린지ㆍ짠테크에 대해 알고 있고, 20%는 직접 실행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를 경험한 이후로 이들은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생활하는 데에 진심이며, 자주 쓰는 가전제품, 향수 등의 구매할 때 가격보다는 성능을 중시하는 ‘가성비’를 넘어 심리적 만족과 지속적인 일상 속의 만족을 주는 ‘가실비’를 구매기준으로 삼고 있다. 또한, 갓생을 살기 위해 자신의 취향과 가치를 확장하는 데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소위 ‘디깅 소비’의 경향도 뚜렷하게 보인다.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원하는 것에는 당당하게 아낌없이 돈을 쓴다는 의미의 ‘내돈내산’은 Z세대를 표현하는 중요한 트렌드 키워드 중의 하나이며, 명품 시계에서는 20대 고객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중고거래를 하는 대표적 플랫폼인 당근마켓 회원의 60%가 1020세대이다. 이들은 구매자(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생산자)이다. 뛰어난 정보 습득 능력을 바탕으로 알뜰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이들 Z세대는 역사상 가장 똑똑한 소비자 계층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익숙한 공간은 편의점
밤늦게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퇴근길에 들러 스스로 수고했다며 맥주 한잔 들이킬 수 있는 편한 공간인 편의점은 다양한 브랜드를만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런치플레이션에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빛이 된 편의점 도시락은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이들에게 편의점은 집 앞에서 만나는 핫플레이스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과 PB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빔프로젝터, 에어랩 스타일러 등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대여하여 경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 한편, 본인 명의 은행계좌가 없는 10대가 간편 송금 서비스도 할 수 있는 편의점이란 공간이 Z세대에게는 단순한 유통채널 이상의 의미와 중요성을 가진다. 

메타버스 주력 소비층이 될 Z세대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자란 Z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운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미래 사업을 추진 중인 빅테크 기업들에게 Z세대는 핵심 고객층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는 Z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 역량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면서 미래를 위해 이들에게 투자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재단 명예총장은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며 활기찬 삶을 영위해 가는 베이비부머’를 뜻하는 ‘트렌드부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서 CCO(고객만족 총괄책임자) 등의 임원을 역임했으며, 트렌드 변화 연구와 청년 멘토링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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