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이른 아침에 일어나 자기계발을 하는 습관을 통해 하루를 두 배로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된 챌린지)으로 대표되는 ‘갓생 살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과 경제가 무너지면서 느끼게 된 좌절감과 불확실성의 연속 속에서 안정을 추구하려는 심리에서 발현된 행동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갓생’은 영어의 ‘갓(God)’과 한자의 ‘생(生)’을 조합한 신조어인데, ‘갓’이 특별하다는 의미보다는 모범적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갓생 살기’란 현실 생활에 집중해 성실하게 과정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삶을 뜻하며, ‘소확성’(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대학에 진학하게 된 소위 ‘코로나 학번’의 새내기들은 참으로 불행한 세대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대학 초년생 때 누릴 수 있는, 당연히 누려야 할 낭만의 캠퍼스 라이프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3~4명 이상 모이기도 힘들어 선배들과 교류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상실되었고,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르게 되면서 학점 취득 등의 경쟁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모범적인 학업과 건강 유지를 해 나가는 ‘갓생살기’에만 매진하다 보니 이들은 점점 무기력하게 지쳐 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현실을 자각하는 타임을 가진 Z세대는 지혜롭게도 ‘겟생’이란 개념을 도입하게 된다. ‘겟생’이란 영어의 ‘겟(Get: 얻다)’과 한자의 ‘생(生)’을 조합한 단어로 내가 해야 할 공부나 일 외에도 좋아하는 놀이나 쉼도 빼놓지 않고 하는 삶. 즉 나의 삶을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는 교내 활동은 가장 효율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 해 놓고, 확보한 에너지를 휴식과 놀이에 아끼지 않고 소비하여 재충전하는 삶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2023년 5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와 KT그룹이 협업하여 진행한 ‘Y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자료를 중심으로 하여 ‘겟생살기’란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학업 효율을 높여주는 디지털 서비스
‘겟생’을 사는 Z세대의 대학생활은 디지털 기기와 앱 등의 활용하여 시간과 비용을 아끼며 극한 효율을 추구하고 있는데, 기성세대에게는 상상도 하기 힘든 상황들이다. 코로나로 인해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을 기회가 적다 보니 고등학교 때 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해서 고등학교 6학년이라고 스스로 칭하기도 한다. 메가스터디에서는 대학생 새내기를 위한 인강(인터넷 강의) 플랫폼인 ‘유니스터디’를 개발하였다.

한편, 강의를 듣기 위해 필요한 아이템이 종래의 종이와 펜에서 태블릿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전공서적을 스캔하여 무거운 종이책 대신에 얇고 가벼운 PDF 파일로 대신해 주는 앱 서비스인 ‘V-Flat’, 교수님의 음성을 text로 자동변환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까지 해 주는 플랫폼인 ‘클로버 노트’, 그리고 ‘굿노트’와 같은 필기 앱 서비스 등도 이들의 학업 효율을 높여주는 서비스들이다. 또한, 최근에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를 이용하여 과제를 작성하고 논문을 쓴다고 하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나만의 쉼, 놀이를 통해 재충전
이렇게 교내에서는 ‘제로 칼로리 캠퍼스’의 개념을 가지고 시간과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여 이를 나만의 쉼, 놀이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투자하여 재충전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강의와 강의 사이에 발생하는 공강 시간을 활용하여 교내에서 피크닉을 즐기기도 하고, 시간이 나면 ‘안마의자 카페’와 같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휴식과 놀이를 즐긴다. 대학축제도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바이킹, 디스코 팡팡 등의 놀이동산 같은 프로그램과 잔디광장 글램핑 등이 생겨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의 시도라고 생각된다. 

Z세대는 자신을 알아갈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의 비중을 높여가려고 하며, 열심히 놀고 쉬는 것을 통해 나의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즉,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고 싶어하는 것이며, 이것이 ‘겟생’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인 것이다. 예를 들면, 칼로리가 높은 치킨을 포기하지 않고 먹는 대신에 음료는 제로콜라를 마신다는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갓생’이 단순하게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면, ‘겟생’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잘 놀고, 잘 쉬는 것까지를 포함해 삶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겟생’으로의 트렌드 변화는 비단 Z세대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까지 전파되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정보가 많고 새로움을 잘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로부터 기성세대로 트렌드가 확산되는 ‘대오름’ 현상이 정착되어 가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일상을 잠시 떠나 오롯이 휴식에 집중하는 ‘낫싱케이션(Nothing+Vacation)’의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호텔업계는 작년 가을에 재충전을 테마로 한 특별 상품을 이미 내놓았다. ‘선셋 요가 클래스’(제주 해비치호텔), ‘마인드, 바디 앤 웰니스’(JW 매리오트호텔), ‘릴랙스 더 프렌치 웨이’(소피텔앰배서더 서울호텔) 등 스파, 피트니스와 F&B(식음료)를 믹스한 고품격 프로그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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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 식품안전상생재단 명예총장은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며 활기찬 삶을 영위해 가는 베이비부머’를 뜻하는 ‘트렌드부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주)에서 CCO(고객만족 총괄책임자) 등의 임원을 역임했으며, 트렌드 변화 연구와 청년 멘토링 등에서 꾸준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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