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GMO 추정 카놀라유 진실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일 <GMO 표시의무, 모든 가공식품으로 확대해야 _ 수입산 유기농 카놀라유 1개제품, GMO 원료 사용 추정>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식품저널은 긴급전문가 진단을 통해 한국소비자원 발표내용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알아본다. <관련기사 “‘사실확인 없이 GMO 추정 카놀라유 발표’ 큰 문제” |소비자원 발표 ‘GM 원료 사용 의심 카놀라유’ 진실은수입산 유기농 카놀라유 GMO 사용 추정 > <편집자 주>

한지학 농우바이오 R&D 본부장
1. GMO처럼 양극적으로 대립되어 있는 이슈에 대해서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발표할 때 항상 그 내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검증받아야 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불확실한 내용을 가지고 보도자료를 내어 전국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것이 문제다라는 것입니다.

소비자원 보도자료를 보면, ‘수입산 유기농 카놀라유 1개 제품에서 GMO 원료 사용 추정’이란 제목이 있는데, 가뜩이나 시끄러운 이슈에 왜 이런 추정을 보도하느냐 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의 생각과 판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소비자원의 정보가 이번 일로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매우 유감입니다. 국내 수 십개의 언론매체들이 상기 내용 외에도 맞지 않는 내용을 여러 각도로 보도했으니 소비자원이 소비자와 언론들을 우롱하게 된 셈이 됩니다.

2. 다국적 기업 중 듀폰, 바이엘, 다우에서는 이미 고함량 올레산 카놀라를 육종방법으로 개발하여 상업화하고 있습니다. 당일 발표된 내용 중 ‘일반품종에서 나올 수 없는 지방산 조성(올레산 73.2%, 리놀레산 15.2%, 리놀렌산 2.6%)을 보여 유전자변형 올레산 강화 카놀라를 사용했거나, 올레산 GMO 콩을 만든 제품을 카놀라로 속여 국내로 수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여기 문제점은
 1) 일반품종에서 고함량 올레산은 얼마든지 나온다는 겁니다. 상기 성분 함량은 다우에서 나온 omega-9라는 육종 품종 브랜드 내의 지방산 조성과 같습니다.

 2) 상기 지방산 조성보다 더 고함량 올레산을 함유한 브랜드도 나와 있습니다. 고함량 올레산이 일반품종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잘못된 내용입니다.

 3) 현재로는 고함량 올레산 GM 카놀라는 상업화 되고 있지 않고, 또한 고함량 올레산 GM 대두는 최근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상업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전자변형 올레산 강화 카놀라를 사용했거나 올레산 GM 콩 품종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3. GMO를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첨단과학을 총동원하는 일이며 한 개의 GM 작물 개발과 위해성 평가에 드는 비용이 평균 1,500억 원 이상이고 상업화할 때까지는 적어도 십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일반기업은 엄두를 못내고 다국적 기업에서만 할 수가 있지요. 그리고 다국적 기업 자체에서도 마케팅 밸류를 분석하고 개발 전에서부터 엄청나게 검토한 다음 개발 착수를 하는 것이기에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다 쉽게 만드는 것으로 착각할 수 없는 일이며, 관행육종으로 만들 수 있는 품종은 GMO로 만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종자기업이 멍청한 짓은 안하지요. 일반품종은 작물마다 다릅니다만 한 개의 품종을 관행육종 방법으로 개발하는데 평균 5억~10억 원의 비용이 들며 7~10년씩 걸립니다.

4. GMO를 개발하려는 이유는 관행 육종방법으로 도저히 개발할 수 없을 때 어떨 수 없이 도전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서 관행육종은 필요한 특정 형질(유전자)을 도입하기 위하여 같은 종내 여러 유전자원으로부터 상호 교배를 통하여 새로운 계통들을 만들고 계통간 교배를 통해서 품종을 만듭니다.

그러나 원하는 특정형질이 전체 유전자원에서 없을 경우 품종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만약 그런 형질을 다른 데서 도입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로 인한 상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면 생명공학기법을 이용하여 다른 작물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그 형질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미 생명공학기법은 육종기술로서 육종교과서에 나와 있습니다.

5. GMO 표시제를 의무로 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좀 더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로선 반대와 찬성이 함께 융합되긴 어려워 표시제를 강행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표시제 관련해서 소비자나, 생산자, 개발자, 유통자들 모두 웃을 수 있는 법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일각에선 친환경 수호자, 유기농 섭취자, 시민연대 및 소비자연대 등 public 공감자, 진보세력 등만이 소비자들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GMO 개발자인 종묘업자도 식품을 개발하고 사료를 개발하는 자나 유통업자들도 일반 소비자들이며 먹거리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들도 알권리가 다 있다는 겁니다.

6. GMO 안전성 논란, 부정적 시각의 소비자, GMO 표시제, GMO 위해성 심사제도 등 갑론을박 및 찬반의 대립이 지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호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식으로 오래 방치하면 안된다고 보며 상호간 타협하고 협의하여 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접근방법이 그전과 달라야 합니다. 우선 찬반 상호간에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같은 정보를 가지고 서로 다른 편파적 판단을 내리면 곤란하고, 같이 검토해서 같은 내용을 발표하기 시작한다면 적어도 잘못된 정보전달의 경우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이든 희망적이든 정확한 정보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겁니다. 즉 GMO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부정적 인식이 9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잘 모르기 때문에 나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정보를 잘 못 전해주는 분들이 GMO 표시제를 표방하고 주장하면 표시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GMO 표시제를 찬성하는 분들은 알권리만을 주장하면서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거나 제대로 전달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7. 만약 이렇게 GMO 표시제를 통과한다면 형평성 논리에 따라 축산업계와 낙농업계도 여파를 받고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가축(한우, 젖소 포함)의 사료가 GMO입니다. 소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모든 고기류는 GM 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에서 나온 것이고 젖소의 우유, 이를 통한 치즈 및 낙농제품 모두 표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올 겁니다.

적어도 이력제를 할 때 GMO를 먹고 자랐다는 것을 표시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국민들이 선택해야 겠지만 GM 사료를 먹지 않는 경우가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보면 엄청난 혼란이 옵니다. 물론 낙농업이 발달한 EU는 GM 사료를 수입하여 가축을 키우고 거기서 나온 낙농제품의 많은 양을 다른 국가로 수출하지요.
GMO의 안전성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EU의 경제를 위한 것이지 안전성과는 무관합니다. 그런다고 우리도 그들을 쫓아갈 건가요? GM 작물에서 만들어진 모든 품목은 표시제를 하고 GM 사료를 이용해서 만든 낙농제품과 모든 고기류들은 표시제를 안한다면 논리적으로 맞습니까?

제 생각으로 현재의 GMO 표시제나 이를 위한 법안은 상당한 무리이며, 만약 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든지, 조건을 설정하든지 등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8. 개발자 입장에서 GMO에 대한 기본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말씀드립니다. 현재 GMO가 논란의 대상이 된다고 해도 현재까지 이를 먹고 사람 몸에 이상이 있던 적은 지난 17년간 없었습니다. 역설적으로 GM 작물은 과학적 위해성 평가를 통과한 작물이어서 안전합니다. 적어도 과학적 위해성 평가를 하지 않은 일반작물보다는 알러지니 독성이니 이런 물질이 없다는 것이지요. 왜냐면 애초에 그런 가능성을 다 걸러내기 때문입니다.

이글은 3월13일 한국소비자원 주최로 열린 GMO 표시제도 개선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필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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