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사)한국외식산업협회 수석부회장

박근혜 정부가 식품진흥 정책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민행복 시대를 여는 新식품정책’ 추진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새로운 식품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에 추진하는 新식품정책은 지난 2011년에 마련한 ‘식품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전면 수정ㆍ보완하는 것으로 취약계층의 영양 불균형, 비만 인구의 증가, 한류의 세계적 확산 등 최근 상황 변화를 고려하여 국민건강 개선과 식품산업의 세계화, 국내 외식산업의 발전 등 정책 개발 및 대응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새로운 식품진흥 정책 방향에 대해 식품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정순석 수석부회장
(사)한국외식산업협회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새 정부 출범 후 국민공감농정위원회, 新식품정책 자문 위원회 등을 통해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새로운 식품정책을 모색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입장에 집착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하다 보면 자칫 목표와 초점이 흐려지고 서로 상충되는 내용이 혼재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지금 농림축산식품부의 최대 과제는 식품ㆍ외식 산업을 진흥시킴으로써 농업을 동반 성장시키고 고용창출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실천 방안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1. 식품ㆍ외식 산업의 각종 규제 완화 및 지원 강화

식품ㆍ외식업계는 지난 60여 년간 위생과 안전을 위한 규제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육성 대상의 산업으로서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다. 다행히 2007년 식품산업진흥법이 제정되고, 2008년부터 식품ㆍ외식 업무가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되고, 2011년 외식산업진흥법이 제정됨으로써 식품ㆍ외식 산업이 산업으로서 진흥 대상으로 관심을 받게 되었다.

   1) 인력수급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간 15,000명 이상 배출되는 외식 관련 전문 인력은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조건 등으로 대부분 외식업체 취업을 기피하고 있으며, 주방 조리원 등 단순 인력이 부족하다. 외국인 근로자 또한 제조업에 비해 낮은 쿼터로 인해 외식업체들은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우선 단순 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국비 지원 교육과 아울러 고용지원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외식업계의 고통을 덜어주고 더 많은 취업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각종 규제 완화 및 영업 환경 개선
최근에 발표된 원산지 표시제도는 지나치게 세밀하고 엄격하다.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원산지 표시제도는 필요하지만 식량자급률이 24%에 불과한 우리 실정에서 차라리 국내산만 표시하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동반성장위원회의 음식점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 권고는 외식업의 성장을 막는 피터팬 증후군을 낳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문제, 프랜차이즈 관련 법규, 금연구역 의무화 등은 원활한 경제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함으로써 시장경제에 의한 자유경쟁을 저해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검증되지 않은 일부 언론보도는 국민으로부터 외식산업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외식산업 성장을 막고 있으며, Black Consumer 문제 등 앞으로 개선되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 농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농산물 차별화 전략 수립해야
식품산업과 외식산업, 농업은 서로 연계되어 있으므로 농촌의 안정과 성장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웰빙식품, 로컬푸드, 슬로푸드 확산과 국민 소득의 증가로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질 좋은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우리 농산물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본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 농업 생산자는 신뢰를 쌓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품질에 관한 신뢰와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보장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우리 농산물도 품질에 대한 연구 개발과 적기에 적량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외식업계는 값싼 외국산에 비해 품질과 영양, 위생 면에서 우월한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한 차별화 전략으로 국민건강 개선과 아울러 국내 농업과의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3. 한식 세계화 전략 및 국제 경쟁력 강화
한류, K-POP 등 한국문화의 세계 진출로 한식 또한 상당히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한식이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1)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법규, 제도에 대한 사전 조사가 수반되어야 한다.
안전불감증에 준법정신이 약하고 적당주의 타성에 젖어 현지 법규나 제도를 사전에 충분히 조사하고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상당히 많은 해외 진출 업소가 실패하고 있다. 정부와 한식재단, Kotra 등은 현지조사 및 인프라 구축에 더 노력하고, 해외 연수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2) 현지화ㆍ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인 여행자, 현지 교민들만이 선호하는 해외 한식당은 결코 국제화되었다고 볼 수 없다. 국내 일식당이나 중식당처럼 현지인이 표준화된 레시피에 의해 조리한 한식을 현지인들이 즐겨 먹을 때 한식의 세계화는 이루어지고, 현재 태국 음식보다 경쟁력이 낮은 문제는 극복 되리라 본다.

   3) 한국음식에 대한 연구ㆍ개발을 강화해야 한다.
한식조리 특성화 대학 등이 있지만 프랑스의 르 꼬르동블루, 이태리 ICIF, 일본의 핫토리와 같이 자국음식의 개발, 교육을 위한 권위있는 아카데미를 육성해야 할 것이다.

   4) 우수음식점 인증ㆍ음식문화 해설사 등 관광과의 융복합도 이루어야 한다.
현재 많은 단체에서 우수음식점을 남발하고 있지만 신뢰도가 극히 낮다. 미슐랭 스타 같은 공신력 있는 인증제가 필요하고, 외국인에게 우리 음식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는 음식문화 해설사 제도의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4. 선택과 집중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러 사안 중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많은 문제를 다 해결하려고 욕심 부리지 말고 뚜렷한 목표를 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개발함으로써 여타의 문제들이 더불어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식품, 외식업의 성장과 발전을 먼저 생각할 때라고 본다.

정순석 (사)한국외식산업협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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