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자, “위험요인이기는 하지만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각기 다르다”

▲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햄ㆍ소시지를 1군 발암물질, 적색육을 발암가능물질인 2A군으로 분류, 육가공품 소비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학자들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므로 과민반응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햄과 소시지를 1군 발암물질, 적색육을 발암가능물질인 2A군으로 분류하면서 육가공품의 소비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내 관련 학자들은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회장 박태균) 주최로 서울 라마다 호텔&스위트 남대문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IARC는 자체적으로 연구를 하는 단체가 아니라 이미 보고된 논문을 검토해 의견을 내는 기관으로, 역학조사와 동물실험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인체에 해를 미치는 외부요인을 발표한다”며, “IARC의 발표는 위해요소(Hazard)로 위해(Risk)와는 다른 의미이고,  위험요인이기는 하지만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각기 다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발표는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는 사람 기준이고, 그만큼 먹더라도 반드시 암이 발생한다는 의미라고 보면 곤란하다”며, “암은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백형희 단국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가공육으로 인한 발암원인물질 및 발암기작은 불확실하다”며, “과도한 육류 섭취가 심장병, 당뇨 등 다른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하는데, 이는 이미 알려진 사실 아닌가. 과도한 음주가 위험하다는 주장과 비슷한 맥락이니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HO에서 패널로 활동 중인 정상희 호서대 임상병리학과 교수는 가공육을 담배와 동일선상에 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지적했다. 그는 “담배는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완전 발암물질이고 가공육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 패턴을 조사해 암의 위해성이 있는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윤재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는 이번 발표로 단백질 섭취량이 감소할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발표 전문을 보면 나라나 개인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적정량을 설정해야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보다 4배 많은 양의 고기를 섭취하는데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언어 도단”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또, “우리나라처럼 고기를 적게 먹는 나라가 여기서 더 줄이면 곤란할 건 아닐까 우려된다. 정부가 나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형희 단국대 교수는 “이번 발표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해평가를 한 뒤 그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국내 실정에 맞는 식습관 정립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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