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리퍼브(refurb) 상품’(약간의 흠집이나 하자가 있어 정식 매장에서 판매하기는 어렵지만 실제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제품), ‘못난이 농산물’(겉모습은 부족하지만 20~50% 할인된 가격으로 가성비 좋게 소비할 수 있는 농산물) 등 B급 상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B급 감성 마케팅’이 소비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비주류’ 또는 ‘저급’의 의미로 쓰이던 ‘B급’이라는 용어가 이제는 현대 마케팅 전략의 핵심 코드로 부상한 것이다. 고급스럽고 세련되어야 한다는 기존 마케팅의 공식을 뒤엎는 일상 속 역발상을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B급 감성 마케팅. 과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B급 감성 마케팅의 콘셉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B급 감성 마케팅의 핵심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있다. 이는 주류에서 벗어난 하위문화를 기반으로, 사회 기득권층에 대한 풍자나 저항의 성격을 담고 있다. 촌스럽고 독특하지만 재미있는 콘텐츠를 통해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매력’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전략이다.

이 마케팅의 중심에는 ‘유머’가 있다. 복잡한 제품 정보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얼마나 재미와 웃음을 줄 수 있는가다. 패러디, 유행어, 밈(meme) 등의 익숙한 요소를 변형·재해석하여 친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제공하며, SNS를 통해 자연스러운 공유와 바이럴 효과까지 끌어낸다.

B급 감성 마케팅 전략과 사례
레트로화 전략: 향수를 자극하는 B급의 힘

레트로화 전략은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감성적인 연결을 유도한다. 이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제공하며, 아날로그적 감성에 대한 향수와 단순함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한다. 

대표 사례는 ‘곰표’다.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곰표 맥주’, ‘곰표 패딩’ 등의 이색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레트로 감성을 살린 B급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CU 편의점은 ‘불닭맛 아이스크림’, ‘짜장맛 아이스크림’, ‘김치볶음밥맛 젤리’ 등 기상천외한 조합의 제품을 실제로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먹지 마세요. 진짜 먹을 거면 책임은 못 집니다” 같은 광고 문구는 도발적이면서도 소비자의 호기심과 웃음을 동시에 자극한다. 이러한 제품은 체험 중심의 소비와 SNS 인증 문화를 통해 높은 바이럴 효과를 이끌어냈다.

Z세대 타깃 전략: ‘병맛’과 유머로 공감을 이끌다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기존의 전형적인 마케팅에 쉽게 식상함을 느낀다. 이들은 격식보다는 솔직하고 소탈한 B급 감성과 유머를 중시한다. 이러한 성향에 맞춰, B급 감성 마케팅은 소셜미디어 중심의 친근한 소통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 

대표 사례로는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캐릭터가 있다. 그는 ‘빙그레 왕국의 왕’이라는 설정으로 유튜브 콘텐츠에 등장하며, 브랜드 컬러를 입은 왕관과 의상, 그리고 “왕이 넘어지면 킹콩”이라는 유쾌한 대사를 통해 Z세대의 공감과 관심을 이끌어냈다.

또 다른 예로, 배스킨라빈스는 ‘엄마는 외계인’, ‘아빠는 딸바봉’ 같은 이색적인 메뉴명을 통해 소비자의 기억에 강하게 각인되고 있다. 또한, 디저트 카페 ‘노티드’, 커피 매니아들 사이에서 풍미있는 코리안 감성의 원두로 유명한 ‘프릳츠’ 등과의 협업으로 ‘콜라보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는 성과를 내고 있다.

B급 감성 마케팅의 성공 요소
B급 감성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는 다음의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첫째, 단순히 웃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유쾌하게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는 소비자의 취향과 시대 흐름을 민감하게 읽어내는 트렌드와 타깃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셋째는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와 형식을 시도할 수 있는 유연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향후 전망
B급 감성 마케팅은 메타버스, AI 기반 콘텐츠 생성 등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의 등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성 있는 B급 감성은 앞으로도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자에게 공감과 신뢰,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 될 것이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재단 명예총장
손세근 식품안전상생재단 명예총장

 

손세근 식품안전상생재단 명예총장은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며 활기찬 삶을 영위해 가는 베이비부머’를 뜻하는 ‘트렌드부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주)에서 CCO(고객만족 총괄책임자) 등의 임원을 역임했으며, 트렌드 변화 연구와 청년 멘토링 등에서 꾸준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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