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인 잡채는 가늘게 썬 빨간 실고추와 계란 노른자가 얹어져야 완성이 된다. 명동칼국수는 볶은 고기를 소량 얹어 식감과 맛을 돋보이게 한 것이 특징으로 스테디셀러 상품이 되었다. 이처럼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풍미를 더하기 위해 음식 위에 추가로 얹거나 뿌리는 것을 우리말로는 ‘고명’이라 하고, 영어로는 ‘토핑’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피자는 본래 토핑으로 올리브를 얹는 정도였지만, 미국 피자는 페퍼로니ㆍ베이컨ㆍ파프리카ㆍ파인애플 등 다양한 토핑을 활용하여 피자의 상품성을 극대화시켰고, 개성 있는 나만의 소비를 추구하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소비자가 토핑을 선택하여 나만의 피자를 완성시키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으로 변화되었다. 피자의 기본인 도우(dough)가 물론 맛있어야 하지만, 그 위에 얹어지는 토핑이 피자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핵심 재료가 된 것이다. 최근 식음료 시장에서 토핑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 3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음료는 토핑음료
카페는 본래 커피를 즐기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냉음료와 커피에 새로운 토핑을 더하거나 여러 종류의 음료를 섞는 블렌딩 조합을 통한 상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아샷추(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 자허블(자몽 허니 블랙티), 프렌치 바닐라 라떼 등이 그것인데, 토핑 마케팅의 선두주자인 스타벅스에서는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시럽, 우유, 자바칩 등을 가감할 수 있는 커스텀 주문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에서 가능한 메뉴 선택지를 모두 조합하면 엄청나게 많은 가짓수의 메뉴가 가능하여 바리스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 스타벅스에서는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자동화 기계까지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신선하고 다양한 토핑, ‘파이브가이즈’
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애용했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진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의 3대 수제 버거 중 하나인데, 국내에는 2023년 6월에 오픈한 강남 1호점을 비롯해 더현대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서울역, 판교의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품질 차별화를 위해 매장 내 전자레인지ㆍ냉동고ㆍ타이머가 없는 3무 원칙을 준수하며, 8가지 버거와 15가지 토핑의 조합으로 수제 버거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하였다. 그런데, 15가지의 무료 토핑이 있고 선택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 토마토, 그릴드머쉬룸 등 8가지 토핑을 제공하는 올더웨이 메뉴도 있다. 또한, 햄버거보다 먼저 제공되는 밀크쉐이크에도 초콜릿, 피넛버터 등 8가지의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 한편, 매장 내에 애피타이저로 땅콩을 비치해 두었고, 종이컵에 담아주는 감자튀김 인심도 후하다. 11월부터는 쿠팡이츠에도 입점되어 신속한 배달서비스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한 가지 통일된 메뉴가 아니라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맘껏 주문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디저트의 대세로 떠오른 ‘요아정’
2024년 상반기에 가장 큰 인기를 얻은 디저트 프랜차이즈는 바로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이다. 요아정은 토핑 선택지의 폭이 넓어 소비자 취향에 맞게 커스텀할 수 있다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과일과 함께 치즈케이크, 그래놀라, 초콜릿 칩 등 고를 수 있는 토핑만 약 50가지이며, 아이스크림 위에 뿌리는 소스도 10여 가지로 구성돼 전체 조합 수가 상당하다. 고객들은 너도나도 ‘최애 조합’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젊은 층에서 큰 화제가 되었고 브랜드의 성공을 가져왔다. 요아정과 연관된 검색 키워드를 정량적으로 집계한 결과에서 ‘조합’과 ‘추천’이 ‘초코쉘’·‘칼로리’에 이어 3·4번째로 많았다.
어센트코리아 심나영 프로는 “디저트에 대한 기본 정보를 충족하고 나면 자세한 레시피를 검색하는 등 구체성이 짙은 탐색 경로가 포착됐다”고 말했다.
위의 사례 외에도 고소한 버터의 풍미와 소금의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진 ‘단짠단짠’의 조화에 더해 ‘겉바속촉’의 식감으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소금빵도 앙버터, 쪽파크림, 에그마요 등 다양한 토핑을 활용한 상품 다양화로 인한 효과가 더해지고 있다.
나만의 개성 있는 상품, 이를 완성하는 토핑의 활용 사례는 식음료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지비츠’로 유명한 못난이 신발 크록스, AI 진단을 토대로 한 아모레퍼시픽의 맞춤형 메이크업 상품, 헤드밴드의 색상과 이어쿠션 등 커스커마이징 조합을 극대화해 음향기기 사업에 진출하는 다이슨의 블루투스 헤드폰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산업 분야에서 이미 대세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재단 명예총장은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며 활기찬 삶을 영위해 가는 베이비부머’를 뜻하는 ‘트렌드부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주)에서 CCO(고객만족 총괄책임자) 등의 임원을 역임했으며, 트렌드 변화 연구와 청년 멘토링 등에서 꾸준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관련기사
- [손세근의 CS칼럼] 101. 소확행과 아보행
- [손세근의 CS칼럼] 100. 세대갈등, 존중과 이해로 풀어가야
- [손세근의 CS칼럼] 99. 신조어로 트렌드를 읽는다
- [손세근의 CS칼럼] 98. MZ에서 잘파세대로
- [손세근의 CS칼럼] 97. 주목할만한 외식 트렌드 2024
- [손세근의 CS칼럼] 103. 자기계발 트렌드의 변화
- [손세근의 CS칼럼] 104. 2025 식품 외식 트렌드 전망
- [손세근의 CS칼럼] 105. AI 면접 준비는 이렇게
- [손세근의 CS칼럼] 106. 신상품, 캐즘(CHASM)을 극복해야 성공한다
- [손세근의 CS칼럼] 107. B급 감성 마케팅, 소비 트렌드의 한 축으로 떠오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