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양곡 가공용쌀 공급 이대로 좋은가(2) 도정업체 입장과 농식품부 정책 방향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 “품질 문제 최대한 빨리 마무리” 
곡물협회, 금속검출기 추가 설치 등 품질 개선 나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양곡 가공용쌀의 이물 등 쌀가공업체들이 제기하고 있는 쌀 품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상반기 내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식품저널은 “정부양곡 가공용쌀 1톤 백서 돌덩어리가 100여개 나왔어요”라는 제목으로 <[기획] 정부양곡 가공용쌀 공급 이대로 좋은가(1) 쌀가공업체의 이유 있는 주장>의 기사를 15일 내보낸 후 대한곡물협회와 농식품부의 대책을 취재했다.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정부양곡 가공용쌀의 품질 문제는 최대한 빨리 상반기 내에는 마무리 하려고 한다”고 16일 기자에게 밝혔다.

이재갑 대한곡물협회 상무는 “전국에 13개 시ㆍ도지회가 있는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각 지회에서 수시로 정부양곡 가공용쌀을 도정하는 회원사의 공장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현재는 도정공장에 1대의 금속검출기 설치가 의무화돼 있는데, 앞으로는 2대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기준을 높이고, 회원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곡물협회 입장]
최근 4년간 접수된 민원 200건 정도…이물 문제 해결 노력
전국에 13개 시ㆍ도지회서 회원사 공장관리 상태 점검 모색

한국쌀가공식품협회 품질관리센터에 정부양곡 가공용쌀 관련 민원 제기 건수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공용쌀에 대한 민원은 2020년 40건에서 2021년 59건, 2022년 62건, 2023년 86건으로 3년 사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정부양곡을 도정하고 있는 업체들의 단체인 대한곡물협회의 이재갑 상무에 정부양곡 가공용쌀의 이물 개선 대책을 취재했다.

도정공장에 설치된 색채 선별기(사진=대원GSI)
도정공장에 설치된 색채선별기. 사진=대원GSI

“정부양곡 가공용쌀의 이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회원사들에게 색채선별기를 추가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색채선별기도 감지하는 범위에 따라 흑백이 있고, 풀컬러가 있는데, 이제 풀컬러 이상으로 한 대만 하지 말고 두 대 이상으로 설치해 처리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기계만 좋으면 뭐 합니까? 기계를 사용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기능을 잘 활용하고, 청소도 잘 해야죠. 설치만 해놓고 제대로 안 쓰면 안 되지요.”

이 상무는 “곡물협회는 전국에 13개 시ㆍ도지회가 있는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각 지회에서 수시로 회원사의 공장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속검출기 설치는 1대만 의무화돼 있는데, 앞으로 2대 설치하는 것으로 시설기준을 높이고, 회원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회원사를 대상으로 연간 1회 교육하고 있는데, 연간 2회로 강화할 계획이며, 협회가 처분 권한은 없으나, 이제 협약을 맺어 기준을 위반하면 벌금을 좀 내라고 하든지... 벌금을 받아서 그 비용으로 협회가 쌀의 품질을 높이는 연구용역을 준다든지, 이런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물 문제 해결을 위해 협회가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양곡은 벼 상태로 2년 정도 보관했다가 그 이후에 가공용으로 공급하는데, 벼는 수확한 지 2~3년 지나고 나면 이물질과는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품질이 많이 떨어지거든요. 벼를 저온창고에서 보관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상온창고에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상무는 “현재 양곡 보관창고 중에서는 40~50년 된 창고도 많이 있고, 거기서 또 문제가 있어 앞으로 우리 회원사의 저온창고를 15℃ 이하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창고는 전체의 30% 정도인데, 회원사들에게 창고라도 저온창고로 전환하자고 권유해서 요즘 많은 업체들이 전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우리 도정공장 사장님들도 생각을 좀 달리 해서 더 열심히 잘 하도록 해야 하고, 우리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최근 정부양곡 가공용쌀 문제가 집중 보도되면서 곡물협회도 품질 문제를 놓고 식품저널 보도가 나간 다음날에도 회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쌀가공식품업체에서 지난 4년간 제기한 민원이 200건 정도”라며, “쌀가공업체는 쌀 소비자이므로 당연히 주장을 할 수 있다”고 공감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부양곡 도정공장은 공급 규격에 맞춰서 가공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소비자 눈높이 하고 정부 공급 규격과 차이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제 정부에서도 이런 변화된 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기준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가공용쌀을 이용하는 쌀가공식품업계의 입장과 같이 현행 제도의 문제도 지적했다.

”도정률 기준이 72%인데, 도정률이 72%에 미달하면 도정공장이 변상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서 도정공장 입장에서는 도정률에 미달하면 도정공장이 물어내야 되기 때문에 이걸 맞추기 위해서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어요.“

”현재 도정률 기준이 72%인데, 70%라든지 71%라든지 이렇게 조금만 낮춰줘도 도정업체들에게는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쌀 소비자들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에게 실망은 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현재 곡물협회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방향]
정부양곡 가공용쌀 품질 개선하는데 역점…상반기 중 대책 마무리
도정률 조정이나 직거래 허용은 또 다른 부작용 나올 수 있어 신중 모드

정부양곡 가공용쌀 품질 문제에 대해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쌀 품질 문제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 품질을 개선할 것인지 쌀가공식품협회, 곡물협회와 계속해서 협의해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변 과장은 “쌀을 가공하는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도정률 기준 72%, 가공업체와 도정공장 직거래 또는 도정공장 선택제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도정률 기준 조정이나 도정공장과 직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면 또 다른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든 쌀의 품질을 좋게 만들어야 할지에 역점을 두고 양 주체 간에 합의를 끌어낼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쌀가공업체가 도정공장으로부터 공급받은 정부양곡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자체적으로 색채선별기를 설치해 이물을 제거하는 공정(사진=엄지식품).
쌀가공업체가 도정공장으로부터 공급받은 정부양곡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자체적으로 색채선별기를 설치해 이물을 제거하는 공정(사진=엄지식품).

또, 주문한 물량을 보관해주는 정부양곡 보관창고 문제 등도 파악하고 있고, 하나하나 접점을 찾아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 과장은 “정부양곡 가공용쌀 품질 문제는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상반기 내에는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양곡 쌀의 품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은 2021년에 전체적으로 큰 틀을 마련했다. 2021년에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예전에 한 번 마련했던 단계별 추진계획, 쌀가공식품협회와 곡물협회에서 얘기하는 내용을 수렴해서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 과장은 “현재 정부양곡 가공공장(도정공장)은 도정공장은 120곳인데, S등급 48곳(40%), A등급 51곳(42.5%), B등급 20곳(16.7%), 등외 1곳(0.8%)이다. 정부양곡 도정공장이 잘 하고 있는 곳도 많다”며, “그러나 기준에 미달하면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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