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농어업 인재 양성에 맞는 시설과 장비 구축
영농기반 점수 없는 특별전형 모집비율 점차 확대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사진=한농대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사진=한농대

한국농수산대학이 4차 산업 시대 도래, 기후위기 심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대학 비전을 ‘농수산업 미래를 함께하는 디지털 농어업 인재양성 대학’으로 변경하고, 교육과정 개편 등 미래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했다.
입학전형에서 영농기반 점수가 없는 특별전형 모집비율을 점차 확대하고, 졸업생의 영농정착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농어업계 교육생, 지역주민, 잠재적 귀농ㆍ귀촌인 등을 위한 현장실습 중심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비학위 교육과정을 개발함으로써 교육기관으로서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다. 조재호 총장으로부터 한농대의 미래 중장기 발전방안을 들어본다.

한농대 총장으로 취임하신 지 4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소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작년에는 대면 수업을 한 기간이 2주일에 불과합니다.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학생들의 학습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4개 그룹으로 나눠 대면교육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감염자 없이 순조롭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농대 총장으로 부임한 후 농촌진흥청ㆍ새만금개발청 등 유관기관 및 교수ㆍ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 등 전문가들과 20차례 이상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총동문회장ㆍ학생회장 및 학과 관계자ㆍ내부 교직원과 간담회를 개최해 많은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한농대 전략체계 구축, 조직진단 연구용역을 통해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한 교육행정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체계 개선, 4차 산업기술 시대에 대응한 교육과정 개편 등 한농대의 미래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한농대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한 배경은?
한농대는 1997년 개교 이래 555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전체 졸업생의 84.7%가 영농에 성공적으로 정착했습니다. 졸업생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9000여 만원으로 일반농가의 2배 이상 소득을 올리는 등 농어업 현장의 정예 인력 양성에 이바지해왔습니다. 하지만,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4차 산업 시대 도래,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심화 등 교육여건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교육환경에서 기존 한농대 입시 운영과 공급자 중심의 교육체계 등으로는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대학 비전을 기존 ‘미래 농수산업 리더를 양성하는 NO.1 대학’에서 ‘농수산업 미래를 함께하는 디지털 농어업 인재양성 대학’으로 변경하고, 대내외 교육환경 분석과 내외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한 추진전략과 세부 추진과제를 마련했습니다.

내년도에 달라지는 입시 제도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와 전문대학은 학교의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한농대는 ‘정예 농어업인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교 교과과정을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고, 영농기반이 없거나 부족하더라도 영농 의지가 강한 인재의 입학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개선합니다. 한농대를 선택한 인재와 미래를 함께한다는 각오로 졸업생 지원체계를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입학전형 중 영농기반 점수가 없는 특별전형의 모집비율을 점차 확대하고, 일반전형에서도 단순 영농기반 점수를 2021년도에 15%였던 것을 2020년도에는 10%로 낮췄습니다. 특별전형 모집비율도 2021학년도에 37%였으나, 2022년도에는 48%, 2023년도에는 54%, 2024년도에는 60%로 높였습니다. 영농의지 평가를 위한 면접평가 점수는 2021년도에 25%였으나, 2022년도에는 30%로 확대하고, 영농 계획 중심으로 심층 면접을 할 계획입니다. 

학생의 전공 및 교과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전형은 학부단위로 모집하고(특별전형은 전공단위), 학부제 도입에 따라 필수과목을 최소화해 교과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며, 교양ㆍ공통 필수과목은 전공 특성에 따라 선택적 이수를 허용할 계획입니다. 

또, 자율학습권을 강화하기 위해 역량개발 로드맵을 제공하는 등 자기주도적 학습기반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전공별로 정착 유형(승계, 창업, 취업)에 따른 산업 현황 및 수요, 관련 자격증 등을 분석ㆍ제공해 학생이 교과목을 맞춤형으로 설계하도록 하고, 학생이 자율적인 학습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학기당 최소 이수학점도 현재 20학점 이상에서 15학점 이상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농어업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 4차 산업 기술이 많이 요구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4차 산업 기술과 융복합 사회형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미래 지향적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기존 교과목에 데이터 수집ㆍ활용 등 디지털 교육 내용을 접목하고, 탄소 중립과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대응 등을 모든 교육과정에 포함토록 할 계획입니다. 디지털 교육을 위해 농진청(디지털농업추진단)과 정보ㆍ연구자료 및 전문가 풀 공유 등을 위한 상시협의체를 운영했고,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교육을 충실히 하려면 학교 내 디지털 교육 및 기후변화 교육시설이 완비돼야 합니다. ‘스마트 ICT 융합교육 시스템’을 통해 교내 실습장 온ㆍ습도, CO2 등 생육환경 데이터를 DB화함으로써 디지털농업 교육에 걸 맞는 시설과 장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 새만금 간척지에 ‘한농대 스마트 농업 실습장’을 조성해 노지 스마트팜 및 스마트 축산 교육시설을 설치하고, 중ㆍ장기적으로 시설ㆍ기능을 확대해 졸업생ㆍ귀농 희망자 등의 다양한 현장 교육ㆍ실습 수요를 충족할 예정입니다. 

이미 설치된 기후변화교육센터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 적지 및 생산성 예측 등 신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자연광형시스템 등 28종의 시설ㆍ장비를 외부 연구기관에 개방해 교육ㆍ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학생이 영농에 원만하게 정착하려면 졸업 후 지원도 중요한데...
한농대 학생은 재학중 등록금, 기숙사비 등을 국비로 지원받는 대신 6년간 영농을 해야 할 의무가 있어 학교에서는 졸업생의 영농의무 이행관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농기반이 없는 학생의 비중이 늘어날 예정이므로, 졸업생 영농의무 이행관리는 ‘영농이행 점검’ 중심에서 ‘영농정착 지원’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우선, 졸업생 심층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유관기관의 농업경영체 등록 여부, 건강보험 취득ㆍ상실 내역 등 정보를 활용해 의무 영농 이행 점검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심층관리 대상자를 선정해 상담을 통한 애로사항 파악 등 영농정착을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입학부터 학사관리, 졸업 이후까지 다양한 학생 정보를 DB화한 학생 패널 데이터도 구축해 체계적인 학생 관리를 추진하겠습니다. 

또, 졸업한 학생이 창업 준비부터 안정적인 정착까지 단계별로 영농ㆍ영어 정착 지원사업 정보를 지자체별ㆍ품목별ㆍ정착유형별로 DB화해 수요자 맞춤형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면, 영농진입 단계인 졸업 후 1~3년차에는 실습 임대농장, 2030 농지은행 등 사업 정보 제공, 정착 희망 지자체 연계 중심으로 지원하고, 4년 이후 정착ㆍ성장 단계에는 초기 적정투자 유도를 위한 2040 심층컨설팅 및 마케팅 교육ㆍ판로 확보 지원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교육기관으로서 한농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은?
학령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농촌에 청년 농업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위 과정에만 의존해서는 정예 인력 육성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보다 폭넓은 청년 후계인력 양성을 위해 일반 농어업인, 농고ㆍ농대 졸업생 등 다양한 수요층을 위한 평생교육 기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농어업계 교육생, 지역주민, 잠재적 귀농ㆍ귀촌인 등을 위한 현장실습 중심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비학위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한편, 평생교육원을 ‘농수산인재개발원’으로 확대 개편하고, 교육 과정과 인원을 확대해 평생교육 수요 증가에 대응해 나갈 방침입니다.

평생교육원은 2021년에 9개 과정 720명, 2022년에 11개 과정 780명, 2025년에 16개 과정 1000명으로 확대할 게획입니다. 또, 한농대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사회 공동체 활동을 확대하고, 정보 공유 및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겠습니다. ‘대학-(사)한농대청년연합회-지역사회’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농어촌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ㆍ정책 콘텐츠를 발굴ㆍ추진할 계획입니다. 한농대청년연합회는 한농대 졸업생의 지역 공동체 활동을 위해 2020년 12월에 설립됐습니다.

한농대 교육행정도 변화한다고 하는데, 주요 내용은?
인사ㆍ조직ㆍ캠퍼스 관리 등 대학 운영 전반을 대폭 개선해 대학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대학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기 위해 현행 ‘한국농수산대학’에서 ‘한국농수산대학교’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성과 중심의 조직관리를 위해 교원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토지이용ㆍ교통체계 등 종합적인 캠퍼스 조성 계획인 ‘한농대 캠퍼스 마스터플랜 2030’도 올 하반기에 수립할 예정입니다. 

대학의 평생교육원, 창업보육센터, 융합교육센터, 기후변화교육센터, 농어업ㆍ농어촌연구소 5개 부속기관을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한편, 도서관을 창업 설계 지원 기능으로 특성화해 창업 설계에 필요한 도서ㆍ영상물 등 자료를 원스톱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농대 지원자나 재학생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한농대 입구에서 ‘디지털 농어업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과 미래를 함께하는 대학’이라는 대형 슬로건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농대가 지향하는 발전 방향입니다. 4차 산업 기술 및 기후변화 등 농어업 환경 변화에 적합한 미래 전문 농어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졸업 후에도 학생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승계 및 취ㆍ창업에 필요한 사업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본인만의 특별한 아이디어나 의지로 농어업 분야에 정착해 성공하고자 한다면 현장실습 중심의 한농대가 가장 좋은 대안입니다. 한농대 졸업생은 이미 지역사회의 농어업을 대표하며, 농어업 기반을 조성해나가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한농대는 우리나라의 미래 농어업ㆍ농어촌을 지키고 지역사회를 이끄는 리더를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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