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투버 리쯔치 김치 영상보니 제대로된 김치 만드는 법 아냐”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장. 사진=나명옥 기자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장. 사진=나명옥 기자

“국산김치 경쟁력 확보하려면 저온저장고 건립 지원해야”

“제가 대한민국김치협회장 임기를 마치는 3년 후가 되면, 김치제조업체들이 협회에 가입해야만 김치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분위기가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지난 1월 20일 투표를 통해 제4대 대한민국김치협회장에 당선, 연임에 성공한 이하연 회장(봉우리영농조합법인 대표)은 재임 기간 협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서도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대한민국 김치산업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3월 11일 이하연 회장을 대한민국김치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김치종주국 논란이 일고, 중국에서 절임배추 제조과정으로 보이는 장면에 녹이 슨 굴삭기가 소금물에 파묻혀 있고, 웃통을 벗은 남자가 배추 구덩이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비위생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 중국 유명 유튜버 리쯔치(李子柒 Liziqi)의 중국 김치 영상이 화제가 되는 등 김치가 핫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김치협회 주요사업 내용을 식품저널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이 회장과 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자연스럽게 김치를 둘러싼 이슈부터 꺼냈다.

이 회장은 “중국 유명 유튜버 리쯔치가 김치를 만드는 영상을 보니, 배추 겉잎을 다 떼어내고, 발효를 위해 넣는 찹쌀풀도 뜨거운 상태로 넣고, 절인 배추도 손으로 꼭 짜내던데... 김치 담글 때 겉잎을 많이 따내지 않고, 절인 배추는 자연스럽게 탈수시키고, 찹쌀풀은 식혀서 넣어야 발효가 됩니다. 리쯔치를 초청, 김치 만드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오히려 그녀를 김치 홍보에 활용하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중국 유튜버 리쯔치는 구독자가 무려 1470만명에 달해 기네스북(유튜브 중국어 채널 부문 최다 구독)에 오른 인물이다. 

사진=봉우리
사진=봉우리

이 회장은 “우리 어린이들이 김치를 점점 덜 먹는 것이 문제인데, 김치에 관심을 높이기 위해 김치 체험공간을 확보하고자 정부ㆍ국회ㆍ서울시 등과 협의하고 있다. ‘김치의 날’ 기념행사로 서울에서 김장대전과 함께 전국김치대회를 열어 김치산업인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김치산업 진흥 세미나 및 워크숍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김치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워크숍에 제1회 행사에는 70~80명, 제2회 행사에는 100명 이상 모였다”며, “김치업체 사장님들이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었는데, 워크숍을 하고 난 후 동지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반드시 워크숍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교육부문에는 “대학, 세계김치연구소와 협력해 김치산업 CEO를 대상으로 숙명여대에서 김치전문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과정은 김치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사찰김치, 궁중김치, 스피치, 마케팅은 물론, 김치인문학까지 포함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또한, “올해 협회 회원사는 100개를 넘길 것”이라며, “전남광주지부를 비롯해 전국에 김치협회 지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치는 맛있어야 한다. 맛없으면 김치가 아니다”고 강조하는 이 회장은 “국내에는 연간 28만톤 정도의 중국산 김치가 들어온다”며, 전혀 들어오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물량을 줄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현재 국산 김치 가격이 중국산 김치보다 3배 정도 비싼데, 국산 김치 가격이 중국산 김치 가격의 2배 정도만 해도 많은 업소에서 국산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국산 김치의 원가를 낮출 수 있도록 저온저장고 건립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 대한민국 김치 홍보대사로 가장 욕심나는 사람은 BTS(방탄소년단)”라며, “BTS가 일상생활에서 김치를 먹는 장면이 많이 노출되면 BTS의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회원)들이 대한민국 김치의 가치를 알아주고, 김치 먹는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 같다. 김치를 맛있게 담가서 BTS가 평생 먹을 수 있도록 공급해주고 싶다. 김치를 제대로 알리고 김치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그 정도의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9년 제3대 회장에 당선된 후 워크숍을 개최해 김치업체간 교류 기회를 마련하고, 37개였던 회원사를 80여 개사로 두 배 이상 늘렸다. 또, 작년 11월에는 제1회 김치의 날 행사를 주도해 김치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김치업체 종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등 많은 활동을 했다. 

이 회장은 올해 김치산업진흥원 설립 추진, ‘김치의 날’ 행사, 김치 워크숍, 세미나 등 김치 인식 제고와 김치 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 외에도 김치 지리적 표시 등록, 김치협회보 발간, 한국 김치 먹기 캠페인, 회원사 배가 운동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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