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86)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현실
모두가 자신을 둘러보는 계기 되기를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 국민, 세계인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만물의 영장으로 생태계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었던 인간의 지식과 지혜를 한순간에 무력화시키면서 인간의 오만을 한순간 꺾어버리고 있다.
 
옛 어린이들이 편을 나눠서 하는 병정놀이가 있다. 군대 계급대로 각자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높은 계급이 낮은 계급자를 잡아 포로로 만든다. 모든 계급에 따라 하위자를 이길 수 있으나, 흥미로운 것은 대장이 제일 하급자인 이등병에게 포로가 되는 구도다. 이제 생각하니 이 놀이를 구상한 사람이 어린이에게 어느 절대 권력도 자만하지 말라는 경고를 놀이를 통해 터득하도록 지혜를 일러주려는 배려였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 쥐가 너무 힘이 없음을 한탄해 신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 힘이 제일 센 분이 누구인가. 그러자 태양이라 하였다. 쥐가 태양에게 가서 물었다. 나는 아니야, 구름이라면 나는 꼼짝할 수 없어. 구름에 사정을 얘기하니 바람이 불면 나는 그냥 흩어져, 다시 바람에 답을 구하니 벽이 있으면 나는 그 자리에 서버려, 벽이 가장 센 것인가. 아니야, 나는 쥐가 구멍을 뚫으면 힘을 쓸 수가 없어. 쥐가 아!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구나.

살면서 느끼는 이 세상 이치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모든 것을 이길 것 같은 강한 것이 가장 약함을 이기지 못한다. 강하다는 자만심에 빠지면 자신을 기만하고 쓴 열매를 먹고도 달콤한 척 가장하고, 이것이 버릇된다.

자칫 가지고 있는 권력과 재물에 취하면 더 거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세상의 문제는 결코 그 권력과 재물을 영원히 갖고 있도록 놓아두지 않는다. 분명 그 권력을 무너뜨릴 천적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모든 생명체가 가진 유전인자인 RNA와 DNA를 갖추지 못하고 한쪽, RNA만 가진 반쪽 생명체다. 이 불완전한 생명체가 온전한 유전인자를 가진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과 식물을 대상으로 한 싸움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이 지구상에 최초로 나타난 생명체는 미생물이었고, 이 미생물을 시원으로 수많은 생명체가 진화되었다고 하니 거슬러 올라가면 미생물이 우리의 조상이라는 논리다. 이 조상에게 후손이 크게 당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다음 세대에게 오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배려가 아닌가 생각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고통에서 권력자를 포함, 모두가 자신을 다시 둘러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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