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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산책] 우리 삶에는 즐거움이 더 많다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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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5  0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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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누리고 있는 작은 것에 감사하고
그것을 마음에 담아 행복을 느끼는 연습해야

[식품저널] 부처님께서는 기원전 500여 년에 우리 삶을 둘러보시면서 생로병사가 뒤따르는 윤회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명상에 잠기셨다고 한다. 평범한 우리 생활에서는 어찌 생각하면 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괴로움과 고통이 더 많지 않나 얼핏 생각하기도 한다. 정말 생각하기 나름이겠으나 잘 눈여겨보면 내가 못 찾았을 뿐이지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이제 나이 들어 조금씩 느끼고 있다.

내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기적의 연속이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원천임을 단지 모르고 지나가고 있다. 어제 저녁 잠자리에 들고 나서 아침에 눈을 뜨고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신비의 순간, 그냥 일상적인 것이라 여기면 그 또한 그렇겠지만 어찌 그게 항상 오는 것일까.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렇게 맞고 싶었던 새날이고 나만이 새롭게 맞는 하루다. 우리 삶이 모두 같지는 않겠지만, 내가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닌가 여겨진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산책하러 나간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계절마다, 아니 매번 풍경이 다르다. 초봄에는 앙증스럽게 제일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작디 작은 별꽃이 언덕 위아래 무리 지어 “나 여기 있어요” 하고 방긋 웃는 모습은 자연이 주는 기적이며 봄을 맞는 큰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피는 옥잠화의 순백 꽃에서 풍기는 신비하고 경이로운 향기는 도대체 누가 준 선물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 향기에 취해 한동안 모든 것을 잊는다. 그 순간이 나에게 자고의 행복감에 젖게 하고, 생물로서 감각을 갖고 있다는 희열을 맛보게 한다. 늦가을까지 피어있는 외로움을 혼자 간직한 장미는 어떤가. 가을 늦게 피는 감국은 가는 한해가 아쉬워 그 향이 더한 것인가 아니면 다가오는 겨울을 생각하며 더 깊은 마음을 전하는 것인가.

살아가면서 자연 그리고 식물과 교감하는 것은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면서, 인간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의 마음을 품는 계기가 된다. 이 모든 것은 느끼지 못하면 내 것이 될 수 없고 그냥 자연의 일부로 왔다가 스러지는 일상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가 안고 있는 괴로움의 원천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재정상 문제, 건강의 어려움,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상실감, 내 존재에 대한 회의 등 하나하나는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요, 이들을 크게 생각하면 나만이 안고 있는 불행이라 여길 것이다.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상실감이 결국 불행하다고 느끼는 원천이 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내가 갖지 못한 것만 생각하면서 세상 모든 것에는 사실 양면이 있음을 가끔은 잊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은 비교의 차이며 가짐에 만족하는 수준이 어디인가를 나 스스로 가늠할 수 없는 때가 많다.

무소유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높은 경지에 이르신 스님이나 신부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도 평범하게 살다가 학같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는 삶을 가끔은 본다. 그분들이 남긴 유품은 오늘, 내일 그냥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없다. 평범한 나야 그렇게 살 수는 없겠지만, 욕심을 자제한다는 것은 즐거움을 찾는 제일 요건임을 서서히 알아간다.

내 것, 내 자식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함께 사는 즐거움을 찾고, 자연과 벗하고 자연이 나에게 주는 무한한 선물을 느낄 수 있다면 아마도 괴로움보다는 즐거움이 많은, 그래서 만족스러운 삶이 되지 않을런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이 기쁨과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것을 느끼면 이들에서 감사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런지.

아침에 전달되는 신문에서 부정적인 기사보다 긍정적인 기쁨을 주는 기사를 먼저 읽는다. 그러면 언짢은 일들이 묻혀 하루를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어제 병문안을 가서 우리 막내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잠을 설쳤다. 우리 형제 자매 중 애틋한 정이 깃든 동생의 어찌할 수 없는 아픔을 나눌 수 없다는 한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자괴감 등등이 겹쳐서다.

그런데 오늘 아침 활기찬 목소리로 고통이 가셨고 죽을 잘 먹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것이 내가 느끼는 행복이구나. 반전되는 삶에서의 순간을 느낀다. 내가 누리고 있는 작은 것에 감사하고 그것을 마음에 담아 행복을 느끼는 연습이 필요하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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