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3)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지금으로부터 140억 년 전 우주가 탄생하고 38억 년 전 지구가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이후 실로 불가사의한 변화로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 최초의 생명체는 미생물이었다. 지금의 첨단 과학기술은 현존하는 화석과 여러 물적 증거 그리고 현미경을 이용하여 이들의 연대와 형태를 추정하고 그 당시 생활환경을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그래도 후손을 낳을 수 있는 생명체가 출현한 신비는 아직 풀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영원히 풀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떻든 가장 작은 생명체, 즉 미생물로부터 진화를 시작하여(종교가 아닌 과학적 입장에서) 이 지구상에 수십만 종류의 식물과 동물이 나타났고, 이들 가운데 하나가 아프리카에서 발원한 호모사피엔스인 인간이다. 인간이 이 행성에 사는 한 가족으로 합류한 것은 겨우 약 250만 년 전이라고 하는데,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제일 끝 중에서도 또 끝에 해당한다.

이 인간이 어떻게 하여 지구의 주인으로 만물의 영장이 되었는가?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말이 발달하였고, 글을 통하여 지식과 경험을 후대에 전달하여 정신적으로 앞설 수 있었으며, 불을 관리하여 자기들보다 강한 동물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이유와 함께 가장 중요한 전기는 함께, 더불어 사냥하여 먹이를 얻고 같이 나눔으로써 무리로서 온 힘을 발휘할 수 있던 것이다. 획기적으로 더불어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은 지금부터 약 1만 년 전, 농경이 정착되면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생산한 먹이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모임의 핵을 이루는 가족이 형성되면서 드디어 사회를 구성하는 바탕을 마련하였다. 이 집단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가 힘을 합쳐 같이 사냥하고 지혜를 모아 강한 적을 물리치고 집단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힘을 비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을 보면 여우나 늑대보다 빠르기를 하나, 사자와 호랑이와 같이 힘이 센 것도 아닌데, 이들 동물을 모두 물리치고 지구의 지배자로 등극한 것은 더불어 함께함으로써 힘을 모은 결과이다.

세계에서 가장 추앙받은 발명가, 아인슈타인 박사도 ‘내 모든 연구결과는 단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서 조금 더 멀리 봤기 때문’이라며 겸손해 하였으나 여러 사람의 노력의 결과를 활용했다는 뜻이다. 이 사회가 지금 급격히 개인주의로 흐르고 있으나 인간이 발전해 온 과정을 더듬어 볼 때 결코 혼자로서는 존립할 수 없고, 생존마저 불가능하다. 노벨상을 타신 분들을 보더라도 모두가 여러 사람의 뒷받침이 있었고, 공동연구자가 없었다면 두드러진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물론 혼자였다. 그러나 바로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 걸음마를 배우고,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하는데 필요한 것을 자기가 아닌 남에게서 배운다. 학교 교육은 어떤가. 이미 지식을 갖춘 선생님에게 농축된 지식을 흡수하고, 이 지식에 내 것을 조금 더 보태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도출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미루어 생각해보면 인간은 절대로 혼자 존립할 수 없고 독창적인 실적을 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컴퓨터 세대에 이어 모든 것이 IT로 연결되면서 AI가 우리 인간 사회를 지배할 것 같지만 인간을 빼고 기계가 이 지구를 지배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은 큰 변화의 흐름 중에서도 인간들의 협력과 협동이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가 이웃을 보듬고 같이, 함께하는 길로 들어설 때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 ‘우분트’, ‘모두 함께’라는 아프리카 언어이다. 개인 우선주의에서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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