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원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항산화 효능 ‘루테올린’ 다량 함유
‘에리오딕티올’, 성장 덜 된 땅콩 겉껍질에 풍부

이병원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고소한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땅콩은 영양성분도 풍부하다. 지방 47%를 함유하고 있으며, 단백질도 27% 들어있다. 땅콩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80% 이상이며, 이중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올레산이 50%인 양질의 기름이다. 이뿐 아니라 칼슘(37㎎/100g), 칼륨(712㎎), 인(275㎎), 철(3㎎) 등 우리 몸에 필요한 무기질도 많은 영양 만점 식품이다.

그런데 최근 무심코 버리는 땅콩 겉껍질에도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루테올린이 많이 들어있다고 알려지면서 땅콩 겉껍질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루테올린은 병균이나 미생물의 공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파이토알렉신으로, 뛰어난 항산화 효능을 기반으로 고혈압, 염증 질환, 암 같은 질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천식ㆍ만성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과 백내장ㆍ황반병성 등 노인실명 관련 시신경질환, 기억력 감퇴ㆍ뇌염증 등 신경계질환, 항알러지성ㆍ아토피피부염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밖에도 암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루테올린의 암 억제 기작은 암세포의 증식ㆍ전이ㆍ혈관 형성을 막고, 암세포 소멸을 유도한다고 알려졌다.

루테올린은 채소와 과일 등 대부분의 식물에 들어있지만, 함량이 1㎏당 양파 391㎎, 들깨 141㎎, 브로콜리 74.5㎎, 당근 37.5㎎, 풋고추 33㎎, 강낭콩 11㎎, 무 9㎎, 배(생체) 2~4.5㎎으로 그리 많지 않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조사한 결과, 땅콩 겉껍질의 루테올린 함량은 1100~4500㎎/㎏으로, 채소 중 가장 높게 함유된 양파보다 3~1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땅콩 겉껍질 추출물을 질량분석기로 분석한 결과, 에리오딕티올이라는 새로운 기능성분을 밝혀냈는데, 이 성분은 루테올린과 같은 플라보노이드 계열 화합물로서 강력한 항산화 효능이 있다. 땅콩의 성숙 정도에 따라 함량이 달라지며, 성장이 덜된 땅콩 겉껍질에 특히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땅콩 전체 무게의 25%를 차지하는 땅콩 겉껍질은 지금까지 특별한 활용도가 밝혀진바 없어 매년 3750톤 정도가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 땅콩 겉껍질이 유용한 산업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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