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 간 융합 필요…종합적으로 접근해야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전북대 명예교수)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업무보고에서 가정간편식(HMR)과 고령친화식품 R&D에 1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 중요도를 감안할 때 너무 작은 예산이나 옳은 정책 방향이다. 이중 가정간편식 개발은 업계에서도 사업 가능성이 높아 초미의 관심 대상이고, 기존 가공공정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따라서 소비가 있는 곳에 투자가 있는 평범한 진리로 이 분야는 정부 관여 없이 업계 스스로 노력하여 많은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고, 이에 따라 시장도 크게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고령친화식품 개발은 가정간편식과 다른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우선 구비할 조건이 많아 여러 분야 간 협력과 학제 간 융합이 필요하므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연구재원 확보와 협력분야 조정 등 정부의 관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고령사회(전 인구의 14%)에서 초고령사회로 곧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2030년에는 세계 1위의 기대수명을 예상하고 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나, 이제부터라도 노령화되는 인력의 건강을 챙겨 의료비를 절감하고 노동력 활용방안 등 치밀한 장기계획을 수립할 때이다.

젊은이 비율이 낮아져 일손이 부족할 때 이를 대체할 방법은 노인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노화는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나 섭생과 운동, 관리방법에 따라서 건강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즉, 수명 연장을 건강 수명으로 이어지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한 분야가 아닌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의료 처치, 올바른 영양 공급을 위한 음식, 운동, 정신건강 유지를 위한 조치 등을 포함해 여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근래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으며, 노화 지연을 위한 연구결과도 많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 수명 연장이 아니라 건강하면서 장수하는 방향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건강 장수를 위해서 가장 먼저 검토할 분야는 올바른 영양 섭취를 위한 섭생계획 수립이다. 신체가 노화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소화기능이 떨어져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여 건강을 해치거나 질병에서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영양소 섭취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지만, 특히 부족한 영양원으로 면역과 근육 생성에 꼭 필요한 양질의 단백질이다.

단백질원은 육류에서 얻는 방법도 있으나 포화지방 등 역기능을 갖는 성분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을 선호하고 있다. 맛이 문제가 되나 새로 개발된 가공기술은 이런 결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자연 상태의 단백질은 노인이나 환자의 경우 소화기능이 약화되어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식사형태로 공급할 때는 외부에서 효소 처리 등 적절한 처리로 단백질을 분해시켜 흡수가 용이한 아미노산이나 펩타이드 형태로 만들어 공급할 필요가 있다. 아미노산 구성은 필수 아미노산의 필요량을 충족시키도록 해야 하며, 특히 기호성을 감안해 복합 식재료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되어야 한다.

고령친화식품 개발은 환자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재가 노인과 병원에 있는 환자는 공통점이 많으므로 이들의 요구사항을 감안, 여러 형태의 식단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노인식과 환자식 개발에는 양질의 단백질 분해물과 균형 영양 공급을 우선하되, 향후 개인별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나 노인의 개인 맞춤형 필요 영양소와 의료 처치 방법도 제안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의 발전된 의료, 식품과학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건강하고 사회에 기여 가능한 노인들이 많아져 국가의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사회로 만들 수 있도록 국가나 단체,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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