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건강기능식품 원료, 국산화 대체 작물로 육성해야

서우덕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서우덕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

새싹작물은 종자가 발아한 후 7~30일 정도 자라 잎과 뿌리를 수확하는 상태의 작물을 말한다. 잎을 이용하는 작물로는 새싹보리ㆍ새싹밀ㆍ새싹귀리 등이 있으며, 뿌리를 이용하는 작물은 콩나물ㆍ숙주나물ㆍ새싹땅콩 등이 있고, 잎과 줄기 모두 이용하는 작물은 메밀ㆍ무ㆍ다채ㆍ베이비채소류 등이 있다.

종자 내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은 종자가 발아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효소의 대사작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새싹작물은 각종 필수아미노산, 미네랄 등 영양소와 작물의 종류에 따라 플라보노이드 배당체류, 사포닌류 등 새싹 작물 고유의 건강기능성 물질(파이토케미컬)을 다량 생성하게 된다. 또한 새싹작물은 식용부위가 뿌리부터 잎까지 모든 부위로 버릴 것이 없으며, 영양소 편식 우려가 적고, 식감이 부드러우며, 소화흡수율 또한 높다.

메밀은 새싹으로 키우면 고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경감 등에 효과가 있는 루틴 성분이 종자와 비교해 30배 가량 증가한다. 콩의 배아를 발아시킨 콩 발아 배아 추출물은 최근 골다공증과 비만, 여성 갱년기에 좋은 이소플라본과 소야사포닌 함량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녹두는 싹을 틔우면 종자보다 비타민A는 2배, 비타민C는 40배나 증가한다.

채소 섭취가 부족한 현대인에게 청즙은 여러 종류의 영양소를 한꺼번에 보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핵심 유효성분인 사포나린은 숙취해소와 알코올성 지방간 개선 등 간 건강에 탁월한 기능성이 있다. 또한 새싹보리에 많은 폴리코사놀은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은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올려준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약 24%, 나쁜 콜레스테롤은 약 32% 낮춰주는데, 이는 헛개나무 추출물보다 효능이 1.8배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초 새싹보리용 품종으로 ‘큰알보리1호’를 선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며, 새로운 새싹보리 전용 품종을 개발 중이다. 현재 간 기능 개선 기능성으로 인체적용시험을 하고 있으며, 올해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허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밀 종자를 싹 틔워 일주일 정도 키운 새싹밀은 미국에서 해독주스로 명성을 얻기 시작해 천연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항산화 작용이 우수해 피부건강에 효능이 있음이 밝혀져 새싹밀 분말, 음료 등의 건강식품과 마스크팩, 화장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쓴맛이 덜하고 단맛이 있어 생즙용으로 적합하며, 미네랄ㆍ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새싹밀의 건강기능성 물질은 대부분 플라보노이드에 당이 결합된 배당체류로, 지금까지 20여종이 밝혀졌다. 현재 이들의 기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플라보노이드 배당체류로는 이소비텍신과 오리엔티 등이 있다. 이 화합물들은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활성 효과와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이고 지방 생합성을 억제하는 효능이 뛰어나다.

새싹땅콩이 종자보다 영양성분, 건강기능성 물질 함량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지면서 다양한 건강식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 골다공증을 개선해 뼈 건강에 효능이 탁월하다고 밝혀진 소야사포닌 Bb의 함량도 우수해 대표적인 고령친화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효능을 가지면서 유효성분 함량이 높은 새싹작물은 R&D 연구 강화와 산업 전반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新 기능성 작물소재로 육성이 필요하다. 일본, 미국, 호주 등에서는 약 50종의 새싹작물 관련 식품이 영양균형이 높아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건강 증진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시설재배의 경우 파종 후 약 15일이면 수확이 가능해 기능성 물질 생산과 이용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국내에서도 최근 새싹작물 소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기초연구는 일부를 제외하고 극히 미흡한 수준이다. 소비자 중 새싹작물을 알고 있는 비중이 50% 미만이며, 신선채소로 인식하지만 구체적인 효능, 유효성분에 대한 인지도 또한 낮다. 중요한 것은 새싹들이 작물별로 고유한 건강기능성 물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 새싹작물별 유효성분 구명, 효능평가, 생산표준화 등의 기초연구를 통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식품산업 소재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원료의 국산화 비율은 낮고 국내 농업과 연계는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새싹작물은 고기능성과 농업 생산기반 및 기계화 재배 향상 등으로 건기식 원료의 대량생산과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 산업화에 유리하다. 고령사회 진입과 건강 중시 트렌드에 따른 건기식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전문화되고 성별, 연령대가 다양화 되면서 건기식 허가 기준에 맞고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싹작물의 품종, 수확시기별 지표성분 최대 생산과 재배기술 표준화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새싹작물도 결국은 종자가 필요하다. 작물별, 품종별 새싹작물 연구를 통해 최적 품종을 선발하고 육성하여 원료곡 재배를 확대한다면 새싹작물 연구는 국내산 농산물 소비촉진에 효자작물로 새롭게 조명될 것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