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보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송석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농업연구사

팥, 식이섬유ㆍ칼륨 풍부…체내 나트륨 등 제거에 효과적
발아현미, GABA 등 다양한 건강기능성 물질 함유

예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긴 세시풍속 음식 중에서도 일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겨울 동짓날에 먹는 팥죽은 잔병을 없애 건강해지고 액운을 피할 수 있게 한다고 전해진다. 특히 팥죽은 맛도 좋을 뿐더러 소화도 쉬워 동짓날이 아니더라도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영양식으로 사시사철 인기를 끌고 있다.

동짓날도 훌쩍 지나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초봄, 유색 발아현미로 만든 새알심으로 기능성을 담은 팥죽 한 사발이면 나른한 봄날의 춘곤증도 씻은 듯 사라진다. 유색 발아현미로 만든 새알심 넣은 팥죽은 특수미의 기능성과 팥의 기능성을 동시에 갖는 건강식품이다.

발아현미에는 GABA 등 다양한 건강기능성 물질이 들어있는데 발아과정에서 성분의 활성이 나타나 기능성 물질이 5~10배 이상 높아진다. 유색 발아현미 중 흑미는 약쌀로 비타민E, 칼슘, 비타민B₁, 비타민B₂, 나이아신이 많이 들어있고, 적미는 항산화 물질인 탄닌계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녹미는 셀레늄이 풍부해 당뇨나 고지혈 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팥은 비타민B₁함량이 100g당 0.54㎎으로 가장 많은 곡류이다. 특히 팥에는 식이섬유와 칼륨,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체내 나트륨과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다. 팥죽을 비롯해 떡, 빵, 과자, 팥빙수 등의 앙금 및 양갱 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현대인의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여기에 천연색소, 다이어트 음료, 미백용 화장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업화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해 보급중인 팥 품종은 껍질색이 붉은 ‘충주팥’, 밝은 붉은색인 ‘새길팥’, 짙고 어두운 붉은색인 ‘아라리’, 검정색인 ‘검구슬’, 연한 녹색인 ‘연두채’, 황백색의 ‘흰구슬’과 ‘흰나래’ 등이 있다.

기존 농가 재배 팥들은 덩굴성으로 잘 쓰러지는데 비해 ‘아라리’는 직립 초형으로 쓰러짐에 강하고 기계 수확이 가능하다. 기계 수확으로 생산비와 노동력이 크게 절감됨은 물론 다수성 품종으로 수량은 205㎏/10a이며, 고랭지를 제외한 전국 어디서나 재배할 수 있다. 또, 성숙기도 빨라 남부지역은 양파 등 다른 작물과의 작부체계에도 가능하다.

‘금실’, ‘홍언’, ‘검구슬’은 폴리페놀, 탄닌,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는 기능성 품종이다. 특히 ‘검구슬’은 기존의 붉은 팥 품종에 비해 항산화 활성이 35% 정도 높다. 이렇듯 유색 발아현미로 만든 새알심을 넣어 기능성을 담은 동지 팥죽은 따뜻하게 몸을 보호하는 든든한 건강영양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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