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추출을 알아보기 전에 식물에서 향기성분 추출을 먼저 알아보자. 향기성분은 미량이라 식물에서 조금밖에 나오지 않고 추출과정에서 효소의 작용으로 변하기 쉬우며 효소가 없어도 변한다. 따라서 원료의 조건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되었다. 커피의 추출 방법도 상당히 여러 가지인 것은 무작정 많은 성분을 뽑아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좋은 향을 적게 파괴하면서 뽑으려면 고려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추출법의 종류
a. 압착법
: 오렌지, 레몬, 자몽 오일 등
감귤류의 껍질에 함유된 정유를 뽑는 방법이다. 감귤류 향은 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는데 예전에는 에규엘 법(Ecuelle a Piquer), 스폰지 법(껍질을 손으로 눌러 나오는 정유를 다른 손에 쥔 스폰지에 흡수시키고, 이것을 다시 짜서 나온 액을 별도의 용기에 담아 과즙과 정유를 분액해서 채유한다)도 있었지만 지금은 기계적 압착법이 쓰인다.
 
b. 증류법(Distillation) : 페퍼민트, 생강, 계피, 라임 오일 등
증류법에는 물 증류, 수증기 증류, 물과 수증기 혼합 증류, 건증류(Dry distillation) 등이 있다. 식물체에 수증기를 불어넣거나 물을 가열하면 세포에서 향이 분리되어 수증기와 같이 증류된다. 실제로 향료물질의 끓는점은 대개 150~300℃ 정도 되는데, 수증기와 같이 증류하면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 휘발한다. 따라서 향료성분의 분해나 변질을 줄일 수 있다. 증류시킨 향들은 냉각기를 거쳐 응축되는데, 이것을 분리기로 분리시켜 향을 얻게 된다.
- 물 증류 : 원료에 끓는 물이 직접 접촉하고 있는 증류법
- 수증기 증류 : 수증기를 불어넣어 증류하는 방법으로 오늘날 공업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 건증류 : 채유할 나무줄기, 뿌리 등을 미세하게 절단해서 증류 가마에 넣고 가열해서 채유하는 방법으로 식물 자체에는 냄새가 없고 증류하는 과정 중에 향이 생긴다.

c. 추출법(Extraction)
열에 불안정해서 정유성분이 분해, 중합, 수지화되는 경우 수증기 증류 대신에 추출 방법을 사용한다. 크게 휘발성 용매를 사용하는 방법과 비휘발성 용매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① 비휘발성 용매 추출 : 이 방법은 프랑스 남부지방에서 행하던 방법으로 지방이 꽃향 성분을 잘 흡수한다는 성질을 이용한 추출법으로 일종의 흡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 냉침법(Enfleurage) : 60㎝, 길이 50㎝, 높이 5㎝ 정도 크기의 나무틀 중앙에 유리판을 끼우고 그 위 우지나 돈지를 1㎝ 두께로 도포시킨다. 이 위에 꽃을 35~40개 정도 올려놓고 24~72시간 정도 방치한다. 시간이 지나면 꽃을 제거하고 새로운 꽃을 산포하는데 30~36회 정도 하면 꽃과 지방이 합쳐진 포마드가 얻어진다. 재스민이나 월하향(Tuberose) 같은 꽃은 수 일간 꽃향을 계속 발산하기 때문에 온침법이나 휘발성 용매 추출법보다 오히려 채유량이 많다. 이렇게 얻은 포마드를 다시 에테르와 같은 용매로 향만 추출하고 용매를 날려버리면 앱솔루트(향수 등에 사용)를 얻는다.

- 온침법(Maceration) : 냉침법과 비슷하지만 장미, 오렌지 꽃, 아카시아, 미모사 등의 꽃은 딴 후에 곧 생리 기능이 없어지기 때문에 단시간에 추출 효율이 좋은 온침법을 사용한다. 신선한 꽃을 60~70℃로 가온된 유지에 넣고 일정시간 정치하여 향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과정을 반복하여 향의 농도를 높이고 에탄올로 추출한 다음 에탄올을 제거시킨 것을 앱솔루트라고 한다.

② 휘발성 용매 추출 : 에테르, 핵산 같은 비극성의 용매를 이용하여 향기성분을 추출하고 용매를 제거하고 농축액을 얻는 방법이다. 추출액은 약간의 왁스, 단백질, 색소 등을 포함하는데, 이것을 에탄올과 함께 24시간 침적시키고 여과하여 알코올에 용해도가 떨어지는 물질을 제거하고 다시 에탄올을 제거하면 Absolute flower 오일을 얻을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방법으로는 초임계 상태의 탄산가스로 향기성분을 추출하는 초임계 추출(CO2 Extraction) 방법이 있다. 고품질 향의 추출에도 쓰이고 커피에서는 카페인 제거에 쓰인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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