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부분 칼로리나 체중 조절 문제로 탄수화물 또는 지방에는 관심이 많으나, 단백질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편이다.

정광호 아이엔비 대표이사는 “단백질은 고분자 물질로서 가공하면 다양한 물성과 형태를 띠며 맛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는 식품성분으로, 단백질 변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식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는 단백질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지만, 혁신적인 신제품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단백질의 변성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맛있고 상품성 높은 제품 개발을 위한 단백질 활용법에 다룬 정광호 대표의 기고문.

맛있고 상품성 높은 제품 개발을 위한 단백질 활용법
식품의 영양성분 중 탄수화물과 지방은 칼로리나 체중 조절 문제로 관심이 많으나 단백질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듯하다. 식품 가공시 단백질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면 보다 맛있고 상품성이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식품가공시 단백질의 활용에 대해 소개한다.

다양한 단백질의 기능
단백질 하면 흔히 초콜릿 복근과 함께 근육 보충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연상한다. 그러나 단백질은 근육 강화를 위한 아미노산 공급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단백질의 기능과 활용

기능

작용

식품종류

수분 보유 및 결합

수분과 수소결합을 통해 수분 포집

육가공, 소시지, 빵, 케이크 등

점도

증점제, 수분결합

스프, 소스

겔 형성

고화 및 접착

육가공, 소시지, 베이커리, 파스타 등

가소성
탄성

글루텐 내 소수성 결합
이황화물 결합

육가공, 베이커리

유화

지방 유화 및 안정화

소시지, 아이스크림, 스프 등

지방 흡수

유리지방 결합

육가공, 소시지, 도넛 등

향 결합

흡수, 포집, 방출

가공육, 베이커리 등

거품 형성

가스 포집 및 필름 형성

휘핑, 쉬폰, 디저트, 케이크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우유단백이 없다면 샤베트 같은 퍽퍽한 식감밖에 나지 않고, 식빵을 만들 때도 쿠키 같은 딱딱한 조직감 밖에 나지 않는다. 단백질은 빵이나 아이스크림의 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식품가공에서 단백질의 작용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기본단위이며, 아미노산은 양성이온(zwitterion)으로서 친수성과 친유성 작용기를 모두 갖고 있다. 산성일 때 불용성이고, 알칼리 용액에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장류의 맛을 내는 아미노산
간장ㆍ된장ㆍ고추장 등의 장류는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데, 발효과정에서 콩단백질이 분해돼 아미노산이 분리돼 나오면서 맛을 낸다. 단백질은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단맛, 감칠맛, 쓴맛 등의 여러 가지 맛을 가지고 있어서 아미노산 조성에 따라 각기 다른 고유의 맛을 낸다. 콩단백질 중 글루탐산 함량은 약 16~18% 정도로 높아 콩발효소재는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로서 좋은 원료가 된다. 산분해간장은 발효간장과는 다르게 단백질을 완전히 아미노산 단량체들로 분해하기 때문에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좀 더 단맛을 낸다.

두부를 만드는 콩단백질의 염해(salting out)작용
콩을 삶은 후 물에 넣고 갈면 콩안에 있던 각종 영양소들이 빠져나와 콩국물이 된다. 이때 간수를 넣어 침전물을 분리해 굳힌 것이 두부이며, 간수를 넣지 않고 그대로 포장한 것이 두유이다. 이 두 가지 식품의 주성분은 콩단백인데, 간수를 넣으면 이온농도가 증가해 콩국물 내 단백질이 수소이온과 결합해 양극성(amphiprotic)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단백질의 용해도가 떨어져서 침전이 발생한다.

천연 식용접착제를 만드는 젤라틴과 카제인
뼈를 푹 고아서 사골국물을 만든 후 냉동하면 뼈 속의 젤라틴이 녹아 나와 젤리가 형성된다. 접착제인 아교는 젤라틴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만든 것이며, 우유단백질 성분인 카제인도 접착제로 사용되고 있다. 카제인은 갈비뼈와 갈비살을 붙여주는 식용접착제로 사용된다.

스테이크 맛에 영향을 미치는 육단백질의 수분결합
한우를 구워 먹을 때 겉표면만 살짝 익혀 먹으면 맛있다. 스테이크를 레어로 구워 먹어야 맛있다고 하는 이유와 동일한 원리이다. 고기 속의 육즙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고기를 불에 구우면 표면은 단백질 내부에 있었던 수분이 빠져서 단백질은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단백질 변성이 일어난다.

반대로 고기 안쪽에 있는 단백질은 아직 변성이 일어나지 않아 수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 상태로 먹게 되면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부드러워 마치 튜브로 감싼 듯한 식감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이 가장 먹기 좋아하는 식품의 조직을 분석해보면 바로 이 튜브로 감싼 형태를 띠고 있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유단백질의 유화 안정성
아이스크림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먼저 지방과 수분간 유화가 잘 돼야 하고 얼음결정이 미세해야하며, 공기주입량이 많아야 한다. 이때 유화, 얼음결정 형성, 공기주입량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 바로 우유 내 단백질 성분이다. 단백질은 양극성 성질을 가지고 있어 유화기능이 있다.

얼음결정은 물 분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방해할 경우 성장속도가 늦춰지는데, 유단백질은 수분을 함유하려는 성질이 있어 결정 성장 속도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이스크림에 공기주입이 가능한 이유는 유단백이 거품을 형성해 기체를 포집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3가지 단백질 기능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의 우유 성분 대신에 식물성 원료를 쓰면 조직감이 살아나지 않는 것도 식물성 단백이 유단백에 비해 유화안정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빵을 구울 때 글루텐은 빵을 적당히 부풀어 오르게 한다. 이는 수분과 버터, 유지방 등을 흡수하고 외부 방출을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빵 특유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나게 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단백질의 구조 변화가 식품 고유의 식감을 낸다
단백질은 고분자 물질로서 가공하면 다양한 물성과 형태를 띤다. 이러한 과정을 단백질의 변성이라고 한다. 단백질 변성이라고 하면 막연히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 단백질에 열을 가하거나, 발효를 시키거나, 다른 식재료와 혼합하는 등의 가공과정에서 단백은 성질이 변하기 마련이다.

식품조리가공 중 단백질은 1차 선형구조부터 4차 복합구조까지 매우 다양하게 변화해 식품 고유의 식감을 내게 된다. 단백질은 물성뿐만 아니라 맛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는 식품성분이다. 단백질 변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식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진다. 지금까지는 단백질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지만, 혁신적인 신제품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단백질의 변성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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