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는 핵산으로부터 2종류의 중요한 알카로이드를 만든다. 한 종류가 카페인, 테오브로민 같은 퓨린계이고 다른 종류가 트리고넬린 같은 피리딘계이다. 카페인은 커피와 차류 모두에 있지만 트리고넬린은 커피에만 있다. 그리고 트리고넬린은 다른 콩과 식물에도 꽤 있다.

카페인의 합성과 분해
카페인을 생산하는 식물은 100종이 넘는다. 커피는 1~2% 정도 함유하는데 열매와 잎에 존재하고 뿌리 등에는 없다. 카페인은 잎의 액포에서 생산되어 클로로젠산 복합체 형태로 이동된다. 구체적인 카페인 합성 기작은 여러 경로를 통해 Xanthosine에서 만들어지고, 원래는 Xanthine을 거쳐 요산과 최종적으로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롤 배출하는 것인데, 이들 식물은 특별한 효소에 의해 초콜릿에 유명한 테오브로민을 거쳐 카페인이 된다. 그리고 이것은 차의 테오필린이 되기도 하니 결국 커피, 초콜릿, 차의 활성성분은 한 형제인 셈이다.

카페인의 생합성(파란색) 및 생분해(붉은색) 경로

 
자료 : Braz. J. Plant Physiol. vol.18 2006, Hiroshi Ashihara

트리고넬린의 합성과 분해
트리고넬린은 처음에는 호로파(fenugreek)에서 분리됐다. 그리고 많은 식물과 동물에도 존재함이 밝혀졌다. 커피에도 2% 정도 들어있다. 그리고 이 물질은 로스팅 시 니코틴산이나 향기물질로 변한다. 원래 트리고넬린은 니코틴산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이 반응이 가역적이라 식물에 따라 트리고넬린이 니코틴산의 저장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트리고넬린은 생각보다 중요한 식물 대사 조절물질이다. 세포 주기를 조절하고, 산화적 스트레스에 대한 신호 전달을 하며, 삼투압 조절도 한다. 그리고 잎의 폐쇄 여부 조절, 수면주기 조절, 발아 조절, 자외선 스트레스로부터 보호, 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 그리고 커피씨앗 발아 동안에 보존의 역할도 한다.

커피에서 NAD 회로와 트리고넬린 생합성 경로

 
자료 : Braz. J. Plant Physiol. vol.18 2006, Hiroshi Ashihara

자기보호 또는 자가중독
2차 대사산물인 카페인, 트리고넬린, 클로로젠산은 어린잎에서부터 농도가 높고 관련 효소 역시 매우 활성이 높다. 따라서 초식성 벌레들에 대한 방어수단이라 생각된다. 저절로 떨어지는 잎에는 카페인이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소중한 질소원인 카페인을 회수하여 재사용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카페인과 클로로젠산의 합성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카페인은 식물에게 생리적 방해물 역할을 하기에 자신에게도 독성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카페인 합성 식물들은 자가 중독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카페인은 클로로젠산에 의해 세포의 구조물 안에서 따로 구분되어 축적된다. 결국 카페인의 위치 및 축적의 제어는 클로로젠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식물의 클로로젠산 이동에 따라 카페인의 분포가 달라지는데 잎의 부위에 따라 농도가 다르다. 카페인은 잎 끝부분에는 많이 축적되어있고 중간 부분에는 농도가 현격히 낮은데 클로로젠산의 분포와 똑같다. 곤충 공격에 먼저 닿는 잎 끝부분의 농도를 높여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카페인 같은 퓨린계 알카로이드 함량이 높은 식물은 클로로젠산(ex 커피, 마테)이나 카테킨(ex 코코아, 콜라, 구아라나) 또는 두 가지 물질의 함량 모두가 높다(ex 차). 이렇듯 카페인이 성장기간 동안 식물을 보호하지만 모든 동물에 통하는 것은 아니다. 벌은 놀라울 정도로 카페인과 다른 화합물을 잘 견딘다. 심지어 카페인 섭취 후 젊은 여왕벌은 향상된 동작을 선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여러 보호수단 중 하나일 뿐인 것이다.

카페인, 클로로젠산과 같은 물질은 초식동물에 방어수단이 되지만 결국에는 다른 식물 및 자신에게 독성이 되기도 한다. 카페인을 만드는 식물 주변에는 다른 식물이 자라기가 어렵다. 해가 지나면서 농축된 카페인이 토양의 질에 영향을 주어 자신이 뿌린 카페인 독성때문에 식물 자신도 제대로 자라기 힘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커피농장은 10~25년마다 자리를 옮겨야 한다고 한다.

여러가지 생물에 대한 카페인의 생리작용

대상

영향

작용 기작

세균, 곰팡이 효모

정균효과

DNA 복원기능 저해

곰팡이

정균, 독소생산 저해

알려지지 않음

식물

발아 및 성장억제

세포판 형성억제 등

연체동물

심장박동 감소

칼슘 신호 방해

곤충

발달과정 방해

cAMP phosphodiesterase 저해

포유류

각성작용, 혈관수축 등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 등

자료 : Espresso coffee, Andrea illy 외

 
최낙언 시아스 이사

최낙언 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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