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는 과일과 같은 익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과일과 향이 다르고 자체의 향이 약한 편이다. 실제 채소의 향은 세포의 파괴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이 많다. 세포가 파괴되면서 따로 존재하던 기질과 효소가 만나서 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풀을 베었을 때 나는 풀 비린내, 생콩을 갈았을 때 나는 비린내가 다 이런 것이고 평소에도 향기성분이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나마 채소에서 독특한 냄새를 만들어주는 것은 황을 포함한 전구물질이다.

황 함유 아미노산으로부터
양파가 대표적이다. 양파는 세포가 손상되기 전까지는 냄새가 없다. 그러다 자르거나 씹는 등의 상처를 주면 냄새가 가득해진다. 이처럼 순식간에 향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이 양파, 마늘 같은 파속 식물의 특징이다. 아래는 개괄적인 그림이다. 그 결과 만들어지는 모노-, 다이-, 트라이설파이드가 가장 중요한 향기물질이다.

양파의 황 함유 향기물질 합성 경로

 
자료 : Flavor chemistry and technology 2nd, Gary Reineccius

글루코시놀레이트로 부터
채소는 대부분 십자화과(Cruciferae)에 속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글루코시놀레이트가 있다. 지금까지 글루코시놀레이트는 50여 종이 발견됐는데 글루코시놀레이트 자체는 비휘발성이라 향이 없다. 그런데 세포가 파괴되면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향기물질이 생성된다. 아래 그림처럼 황 함유 아미노산에서 글루코시놀레이트가 만들어지고 계속되는 분해과정을 통해 이소시아네이트와 니트릴 물질이 만들어진다.

글루코시놀레이트로부터 향기물질 생성과정

 
자료 : Flavor chemistry and technology 2nd, Gary Reineccius

지방으로부터
채소는 황 함유 물질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지방 분해물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에서와 마찬가지로 리폭시게네이스가 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을 분해하여 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차이라면 하이드로과산화물분해효소가 작용하여 특정 알데하이드와 알코올을 만든다는 것과 채소에는 에스테르류를 합성할 효소가 별로 없어서 에스테르 물질이 별로 없다는 것 정도이다.

 
최낙언 시아스 이사

최낙언 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