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대학 연구진 조사

▲ 미국인이 섭취하는 나트륨의 대부분은 피자·가공육 등을 통해 섭취되므로 소비자 교육만으로는 섭취량을줄이기 어려우므로 식품자체의 함량을 줄이는 방향이 전략이 될 수 있다.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발생 위험률을 낮추기 위해 마련된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과 칼륨 섭취 지침이 실제로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가이드라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WHO는 심장병과 뇌졸중의 발병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일일 나트륨은 2000㎎(소금 5g) 미만, 칼륨은 적어도 3510㎎을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대학 드레브노프스키 교수 연구팀은 WHO 등 보건기관이 제안한 나트륨 및 칼륨 섭취수준과 실제 섭취량을 비교해 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했다.

드레브노프스키 교수는 나트륨ㆍ칼륨 평균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나트륨 섭취는 과도한 반면 칼륨 섭취는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인은 0.3%, 프랑스인은 0.5%, 멕시코인은 0.15%, 영국인은 0.1% 정도만이 WHO의 권고 기준량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이 섭취하는 나트륨 대부분은 빵, 피자, 가공육 등의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되므로, 단순히 소비자를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식품 자체의 나트륨 함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조성하는 것이 한 가지 전략이 될 수 있지만, 현재 WHO 지침은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나의 음식에 나트륨과 칼륨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칫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려다 칼륨 섭취량도 줄어들 수 있다”며, “칼륨 섭취를 늘리기 위해 칼륨이 특히 많이 함유된 콩, 녹색채소, 말린 생선이나 말린 과일 등을 신경써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12년 기준 4546㎎(남자 5212㎎, 여자 3868㎎)으로 과다 섭취를 하고 있어 나트륨 저감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일부 학자들이 WHO의 나트륨 권장량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이철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우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WHO 권장량이 한국인에게 합당한 기준인지에 대한 연구논문을 찾기 어렵다”며, “한국인의 식사패턴에 따른 영양생리학 및 역학적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교수는 “FAO/WHO 전문가 위원회는 나트륨과 칼륨 섭취비율을 몰비로 1:1이 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의 나트륨/칼륨 섭취비율은 1.7 수준으로 미국인의 1.3 수준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고혈압이나 뇌졸중 환자수의 차이로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전북의대 채수완 교수도 2013년 한 세미나에서 <소금 패러독스>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WHO의 나트륨 하루 권장 섭취량 2000㎎의 근거가 된 연구는 소규모의 단기간동안 임상시험 결과에 의한 것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에서도 일부 학자들이 WHO의 나트륨 지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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