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서 인기몰이…올 하반기 푸딩ㆍ마요네즈 등 계란가공사업 개시

농업회사법인 (주)계림농장(대표 홍성학)이 산란계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지난 1월 15일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농장 3곳과 식용란 수집판매장 1곳에 대해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았다. 계림농장은 이번에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음에 따라 소비자는 물론 계란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식품가공업체 및 외식·급식업체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란계 브랜드 최초로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은 (주)계림농장 현장을 찾아 나섰다.

(주)계림농장이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안전관리통합인증서를 받은 닷새 후인 1월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반쯤 달려 충남 아산시 신창읍 읍내리에 자리잡은 (주)계림농장에 도착했다. 24절기 가운데 추위가 최고에 이른다는‘대한’이라지만 겨울날씨답지 않게 포근했다. 회사 정문 옆 담벼락에는‘대한민국 양계분야 1호 안전관리통합인증(HACCP) 획득’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국내 최초 양계농장 HACCP 인증
회사 안으로 들어가니 1층 입구에 있는 전시판매장이 눈에 띄었다. (주)계림농장에서 생산하는 생계란, 훈제란, 구운란, 온천란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왔다는 판매원 아가씨가 반갑게 인사하며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근 주민들이 직접 와서 사가는 계란의 양이 많아 장사가 잘 되고 있다고 한다.홍성학 대표를 따라 집무실로 올라가니 주변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HACCP 인증 받은 업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주)계림농장은 국내 산란계 농장으로서는 최초로 1992년 농장 완전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출발했다. 2005년에 포엠사료를 별도법인으로 설립했고, 2006년에 GP(선별집하장) 시설을 완비하고 계란을 단체급식의 식재료로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2008년에 산란계 농장에 대한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2010년에는 산란계 농장 2개동을 증설해 사육두수 30만수를 확보했으며, 11월에는 농협 안심계란 1호 농장으로 지정받았다.
 
2011년에는 훈제란과 구운 계란 가공시설을 갖췄다. 2013년에 5월 동물복지형 계란을 출시했고, 7월에 액란가공 시설에 이어 11월에 HACCP G. P시설을 갖췄다. 2014년에는 일본 양계업체인 청명농장과 기술 제휴로 아산온천반숙란을 출시했다.

▲ 액란 생산과정
(주)계림농장은 보다 위생적이고 양질의 계란 생산을 위해 동종업계에서 선도적인 노력을 하는 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업계 최초로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기까지 과정이 궁금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2003년 이후였는데, 업무용 토지 매입 문제로 법무사 사무실에 갔어요. 거기에 있던 한 사람이 계란을 먹으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점심 때 냉면을 먹으면서 계란을 빼내고 먹었다고 한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양계업을 하는 사람이 죄인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농장에 HACCP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후 마니커에 계신 오재정 고문님과 함께 HACCP을 잘 운용하고 있는 일본 사이타마현 소재 산란계농장인 청명농장에 다녀왔어요.

당시 우리나라 양계농장은 HACCP을 시행하지 않고 있었어요. 정부에서도 양계농장에 HACCP제도 시행을 검토하기 위해 2007년에 공청회를 한 적이 있는데, 대한양계협회 회원 농가들이 HACCP 시행안에 대해 처음에는 반대를 했어요. 제대로 관리하려면 힘이 많이 드는데, HACCP 인증받은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이라 할 지라도 값을 더 받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완전식품인 계란이 소비자들에게 왜 이런 대접을 받나, 자식에게 양계업을 대물림을 하려고 하는데... HACCP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본 청명농장에 HACCP 심사 평가자료를 달라고 요청했어요. 그 자료가 당시 수의과학연구소에서 HACCP기준을 마련하는 기틀이 되었지요. 양계농장에 대한 HACCP기준이 마련된 후 2008년에 국내 산란계 농장 최초로 HACCP 인증을 획득했어요.”

홍 대표는 양계농장에 HACCP 인증을 받기까지 과정에 대해 차근차근 말했다.

 ▲ 홍성학 계림농장 대표는 농장에 HACCP를 적용하니 생산성이 5~10% 정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HACCP 인증농장서 생산한 계란 롯데마트서 히트
“HACCP 인증을 받은 후 매뉴얼대로 하려하니 기록하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아 처음엔 힘들었어요. 밀려서 쓰기도 하고... 생산현장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데, 습관이 될 때까지 기록관리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꾸준히 반복 교육을 했어요. 이젠 잘 하게 되었고, 생산성도 5~10% 정도 올라갔어요. 기록을 하도록 하니 비품도 아끼게 되더라구요. 외국인 근로자들은 능동적으로 일하는 것을 꺼리는데, 알고 보니 말이 서툴기 때문에 실수할까봐 그러는 거였어요. 정해진 매뉴얼을 주고 반복 교육하는 것, ‘아! 이거로구나’했어요”

홍 대표는 HACCP을 적용하면서 느낀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HACCP 인증받은 농장에서 친환경방식으로 사육한 닭이 생산한 계란을 가지고 2009년도에 롯데마트의 MD를 찾아가 새로운 고객을 찾자고 제안했어요. 롯데마트에서 우리 농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PL상품을 CHOICE-L 브랜드로 판매했는데, 소비자들의 호응이 컷어요. 그 해에 담당 MD는 회사 내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CHOICE-L 브랜드 계란은 지금도 계속 잘 팔리고 있어요. 양계에 친환경과 HACCP을 적용하면 처음에 투자 비용이 들고, 작업 과정도 번거롭고 투자된 비용을 계란값에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닭의 건강상태가 좋아져 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에게도 보다 좋은 품질의 계란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고 홍 대표는 말했다.

산란계는 닭의 마릿수가 7% 정도만 늘어나도 계란값이 떨어지고, 불황이 오기 때문에 (주)계림농장은 그 돌파구로 가공란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1년 훈제란과 구운 계란 생산시설을 갖춘 데 이어 2013년부터 액란가공시설을 갖추고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훈제란과 구운 계란은 유통업체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며, 액란은 제과·제빵용, 육가공용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컨베이어를 타고 GP센터로 입고되어 중량별로 분류된 다음 세척, 건조, 선별, 살균, 포장되는 과정이 진행되는 과정을 살펴본 뒤 훈제란과 구운계란 생산과정을 돌아보았다. 가공란은 25~35주 계란을 사용하고, 훈제란은 100% 국산 참나무를 사용해 20시간 훈제한다.

▲ 계림농장 전경
푸딩·마요네즈 등 계란가공사업 다각화 계획
“계란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이동을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받아서 맛이 떨어져요. 농장에서 먹는 것과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친 계란은 맛이 크게 차이가 나요. 계란을 넣어서 만든 가공식품도 마찬가지예요. 신선하고 유통단계가 짧은 계란으로 만든 제품일수록 가공식품의 맛도 좋아져요. 우리 회사에서 생산한 액란을 현재 규모가 큰 베이커리체인본부에 납품하고 있는데, 빵이 참 잘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홍 대표는 신선한 계란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가공식품 생산을 구상하고 있다. 계란 GP센터와 가공란 시설을 돌아보고 나오니 주변에 공터가 있었다.

▲ 계란의 등급에 따라 분류한 다음 포장하고 있다
“부지가 3000평 정도로 넉넉하니 계란으로 만들 수 있는 품목을 올 하반기부터 생산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어요. 일본 청명농장에 가보니 사료에서부터 부화, 유기질 비료, 양계, 빵·푸딩·마요네즈 제조 등 다양하게 계란관련사업을 하고 있어요. 우리 회사도 사료, 비료, 병아리 육성, 양계 등의 시스템을 갖췄는데, 앞으로는 보다 맛있는 계란가공식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고 해요. 정부에서도 6차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절대농지에도 제조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다고 발표했잖아요.”

 ▲ 새로 출시된 온천란
홍 대표는 지난해 12월 충남도에서 농어촌 발전상 축산부분상을 받는 등 지역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주)계림농장은 현재 계란사업에서만 1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홍 대표는 현재 축산업 중심 회사에서 소비자에게 보다 신선하고 안전한 계란과 계란가공품을 공급하는 회사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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