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목
한국식품연구원 소재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조승목 한국식품연구원 소재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수입 수산물이 지금 우리 식탁을 점령해가고 있다. 하지만 1970년대 수산물 수출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으며, 세계 3위권의 수산물 수출 국가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수산물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었으며, 현재 국내 수산물 수출은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미 김, 마른 김 등의 수출이 많이 증가하면서 김 가공식품만 그 빛을 발하고 있다.

김 가공식품의 2013년 수출액은 2억5200만 달러로 수산식품 중 2위(참치 1위), 전체 농림수산식품(참치 1위, 커피 2위) 중 3위에 해당하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인삼(2013년 1억7500만 달러)보다 수출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최근 선진국에서 열린 국제식품박람회에서도 조미 김, 김 스낵 등이 유망품목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4년 11월 기준 김 가공식품 수출액도 전년 수준에 근접해 수출 역군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김 양식 생산량은 2013년 40만 톤으로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으로써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도 하고 있다. 김 양식업에서 가공산업에 이르기까지 김과 관련된 산업 규모는 약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산업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김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인식과 지원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중국산 및 태국산 김 제품과의 무한경쟁, 주요 수입국의 위생기준 강화 등 많은 난관이 국내 김 산업 앞에 놓여 있다. 국내 김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고, 수출 전략품목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자구 노력 못지않게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 가공식품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제품의 다양화와 시장의 다변화가 필수조건이다. 남미, 유럽, 러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하고, 이에 부응할 수 있는 현지 맞춤형 조미 김 및 김 스낵 제품 개발이 요구된다. 조미 김 산업은 자동화된 설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설비 투자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업체의 영세성도 신제품 개발을 가로막고 있다. 또한, 김의 과학적인 건강기능성 규명도 필요하다. 김의 건강 기능성은 해외 김 가공식품 매출 증대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김 가공식품 개발 및 기반 구축을 위한 R&D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산발적인 지원을 지양하고, 유럽의‘Seafood Plus Project’와 같은 김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대형 연구 프로젝트의 수행이 필요하다.

연구에 대한 투자 외에도 김의 국가 브랜드화를 통해 지속적인 해외 홍보가 요구된다. 김 박물관을 통한 해외 관광객 홍보, 서구권 선호형 김 조리 레시피, 한국의 김 섭취 문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에서 김은 건강스낵으로, 좋은 이미지로 인식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중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어 앞으로 우리 노력에 따라 김 수출은 많이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 바이오연구센터, 한국김산업연합회, 한국수산과학회, 한국김연구회 등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협력,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의 전폭적인 육성과 지원, 업계의 자구 노력이 합쳐진다면 김 가공식품의 세계화는 머지않은 미래에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수산업은 한계에 달한 어획에서 가능성이 무한한 양식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해갈 것이다. 그리고 김은 앞으로도 국내 양식의 중심에서 수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주간 식품저널 2015년 1월 14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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