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100억…생감자칩 시장에 새바람 일으켜

▲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해태제과 제공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SNS와 언론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밀려드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으로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는데다, 연예인들의 인증샷까지 가세하고 끼워팔기 현상이 나타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끼워팔기와 관련하여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뉴스메이커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8월에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지난달 18일 기준 매출 103억 원을 기록했다. 한 봉지 당 1500원인 허니버터칩이 680만 개가 팔린 셈이다.

최근 과자계의 다크호스로 등장한 허니버터칩. 이대로 감자칩의 왕좌에 등극할 수 있을까? 이제는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될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허니버터칩이 제과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한편에서는 하얀국물 라면으로 인기를 끌다가 시들해진 팔도의 꼬꼬면과 같은 반짝 인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상반된 예측도 나오고 있다.

허니버터칩이 3개월 만에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과자 하나가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허니버터칩이 이런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감자칩 시장에는 절대 강자 포카칩이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 측에 따르면 작년 포카칩 매출액은 840억 원이었다. 또한 허니버터칩과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 포카칩 치즈만으로도 월 18억 원을 거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허니버터칩 광풍이 일어나고 있지만, 같은 시기 포카칩의 매출도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볼 때 포카칩이 건재하는 한 감자스낵 1위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스낵시장에서 감자를 주원료로 한 제품의 비중은 2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스낵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농심은 칩포테토 이후에도 프리미엄 감자칩을 표방한 수미칩을 내놓아 생감자칩에서도 우위를 점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포카칩이 감자칩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롯데제과도 지난 6월 외국 제과회사의 레이즈(lay's)를 ‘짠맛을 줄인 세계 넘버원 감자칩’이라며 국내에 선보였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꿀과 고메버터를 바른 허니버터칩이 달콤한 맛으로 떠올랐다. 기존의 짭짤한 맛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을 출시하기 전 다양한 연령층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여러 연구 끝에 달콤한 감자칩의 경쟁력을 확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출시 후 맛에 대한 호불호는 엇갈린다. 최근 트위터 등 SNS에 나타난 평가를 분석해 본 결과, 새롭고 맛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입맛에 안 맞고 느끼하다, 분유맛이 난다는 등의 혹평도 적지 않았다.

허니버터칩의 롱런은 쉽게 변하지 않는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에 달렸다. 식료품 분야에서는 유달리 장수제품이 사랑받아 왔다. 입맛은 문화의 부분이어서 기본적으로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맵고 짠맛을 선호한다. 2011년에 나온 꼬꼬면의 매출도 인기 절정을 찍은 지 3개월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혜성처럼 떠오른 하얀 국물의 인기가 빨간 국물에 익숙한 우리 입맛에 꾸준하게 사랑받기 힘들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없다. 입맛도 바뀔 수 있다. 최근 다음소프트가 트위터에서 맛을 표현하는 단어 언급 횟수를 분석한 결과, ‘달다’(5만7350건)가 1위로 떠올랐다. 최근 3년간 ‘고소하다’, ‘부드럽다’에 이어 3위였던 ‘달다’가 올해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달콤함에 대한 선호가 불황에 나타나는 소비자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해태제과의 성공을 단정하긴 아직 이르지만 열풍만으로도 업계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은 틀림없다. 최근 질소과자 논란과 크라운제과의 ‘유기농 웨하스’에서 기준치 이상의 대장균과 식중독균이 검출 된 과자를 유통시키다 적발된 사건 등 거듭된 악재 끝에 허니버터칩이 구원투수로 나선 모양새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의 열풍은 신제품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마음과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허니버터칩의 생산라인을 전면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의 인기몰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다른 스낵업체들이 미투제품을 내놓거나 또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지만, 허니버터칩이 단시일에 주목을 받은 것은 SNS의 위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식품업계도 SNS 마케팅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료별 스낵시장 규모
                                                                       (단위 : 백만원, %)

구분

2012년
합계

2013년
합계

2014년
상반기 합계

소맥스낵

395,321
(33.0%)

383,289
(32.0%)

192,800
(33.0%)

옥수수스낵

308,221
(25.7%)

320,279
(26.7%)

156,136
(26.7%)

감자스낵

298,813
(24.9%)

308,830
(25.8%)

142,707
(24.4%)

넛츠스낵

74,324
(6.2%)

73,046
(6.1%)

36,829
(6.3%)

미과스낵

63,307
(5.3%)

58,781
(4.9%)

27,842
(4.8%)

기타스낵

34,490
(2.9%)

27,974
(2.3%)

13,838
(2.4%)

팝콘

20,642
(1.7%)

25,149
(2.1%)

13,791
(2.4%)

멀티그레인
스낵

4,417
(0.4%)

424
(0%)

3
(0%)

소계

1,199,535

1,197,771
(100%)

583,946
(100%)

자료 : aT 식품산업통계정보(www.atfis.or.kr)

업체별 스낵 시장 규모
                                                                       (단위 : 백만원, %)

구분

2012년
합계

2013년
합계

2014년
상반기 합계

농심

302,269
(25.2%)

308,069
(25.7%)

156,833
(26.9%)

오리온

280,720
(23.4%)

281,112
(23.5%)

130,350
(22.3%)

크라운제과

133,762
(11.2%)

145,046
(12.1%)

74,506
(12.8%)

롯데제과

154,962
(12.9%)

142,731
(11.9%)

65,659
(11.2%)

해태제과

114,079
(9.5%)

100,474
(8.4%)

45,296
(7.8%)

기타

213,744
(17.8%)

220,340
(18.4%)

111,302
(19.1%)

합계

1,199,535
(100%)

1,197,771
(100%)

583,946
(100%)

자료 : aT 식품산업통계정보(www.atfi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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