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농진청 식량과학원 답작과장
[오피니언] 김보경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최근 우리나라의 쌀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연간 생산량(약 430만~480만 톤)과 수입량을 감안할 때 쌀 재고량 누적이 예상된다. 아울러 국내 생산되는 쌀의 대부분은 밥쌀용으로 소비되지만 소비량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법’을 제정하여 2015년까지 3,000㏊ 재배, 60만 톤 생산을 목표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공용 쌀 시장은 2011년도 기준으로 1만7,380업체 총 매출액 3조3,000억 원으로 전체식품 매출액의 2% 수준으로 아직도 규모가 작은 편이다. 따라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쌀 소비 확대 및 용도 다양화를 위한 가공전용 쌀 품종 개발 및 산업화 연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성공사례로서 1991년에 양조 전용으로 개발된 뽀얀 멥쌀 ‘설갱벼’(2001)를 전통주 업체인 ㈜국순당과 공동연구를 통해 농가ㆍ산업체 동반성장 모델을 국내 최초로 구축하였다. 그 후 ㈜미실란과 공동연구를 통하여 ‘삼광벼’, ‘큰눈벼’의 발아현미 산업화에 성공하여 농가와 산업체가 상생하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또한 ㈜백제물산과 공동으로 ‘고아미’의 쌀국수 산업화 및 ㈜강동오케익과 ‘보람찬 벼’의 쌀빵ㆍ과자류 산업화에 성공하는 등 국내 품종의 산업화 연구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2013년 현재 국내 무균포장밥을 비롯한 가공밥의 제조업 규모는 ㈜CJ제일제당에서 64%를 점유하고 있으며, ㈜오뚜기 24%, ㈜농심 및 ㈜동원 등 후발 산업체에서 12%의 시장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는 1,590억 원이며, 이중에서 흰쌀밥이 1,401억 원으로 88%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잡곡밥(189억 원, 12%) 시장이 성장추세에 있다. 연간 쌀 사용량도 약 3만 톤 이상으로 가공용 쌀 전체 소비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품목이다.

그리고 최근 식품 트렌드 변화에 따라 삼각김밥, 도시락 및 밥버거 등과 같은 간편식품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쌀 소비량도 연간 약 6만 톤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 10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규모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농가와 산업체에 많은 이익을 주고 있는 주력상품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최근들어 100% 국산 쌀밥을 상품으로 내걸고 젊은 층의 취향을 공략하여 기존 업체와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노리는 간편식밥 전문회사 ㈜봉구스밥버거의 경우는 2011년에 창업해서 2014년 3월 현재 전국에 800점포 이상의 체인점을 속속 증가시키고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회사로서 연간 소비하는 쌀은 4,560톤 정도이며 후발업체를 포함하면 쌀 소비량도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앞으로는 냉동밥 시장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국내 냉동밥 시장은 2013년 현재 120억원으로 2010년(23억원)보다 5배 이상 증가되었다. 업체별 시장규모는 ㈜풀무원이 36%로 가장 많이 점유하고 있으며, 천일식품과 스토아브랜드가 25% 수준이며, CJ(10%) 및 아워홈(3%) 등 여러 산업체로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응한 냉동밥 전용 품종개발 및 산업화 공동연구의 기반확충이 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가공밥 시장동향을 배경으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다양한 쌀 가공업체와 손을 잡고 산업화 연구를 통한 국내 쌀 소비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2009년부터 ㈜CJ와 공동으로 가공밥에 적합한 벼 품종 선발 및 산업화를 위해 과제를 추진하게 되었다. 그 결과 가공밥은 냉장 또는 냉동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가공용 쌀의 품질 및 식은밥의 밥맛에 관한 품질기준을 확립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도에 무균포장밥 전용 품종 선발을 위하여 무균포장밥 시제품에 대하여 전문가 및 소비자를 통한 식미관능평가와 품질평가를 추진한 결과에서도 기존 원료인 ‘추청벼’나 일본 품종인 ‘고시히까리’ 보다 ‘주안벼’가 밥맛이 압도적으로 우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포니카 초다수성 품종인 ‘보람찬 벼’는 수량이 많고 식은밥의 밥맛이 우수하고 노화가 지연되는 특성이 밝혀져, ㈜CJ에서 해외 수출을 위한 무균포장밥용 품종으로 채택하여 2013년에 농가와의 500㏊ 규모의 계약재배를 통하여 농가ㆍ산업체 간 상생기반을 구축하였다. 또한 2011년에는 냉장밥ㆍ냉동밥용으로 적합한 품종 ‘하이아미’와 ‘중생골드’를 선발하여 농가보급을 추천했다.

아울러 도시락, 삼각김밥 등 식은밥 제품의 밥맛이 우수한 ‘중모1017호(수원529호)’를 선발하였는데, 이는 호화점도(치반점도)가 매우 낮았으며, 노화가 지연되는 특성을 보유하여 복원력이 매우 양호하여 2013년 12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하여 ㈜CJ에게 국내 최초 가공밥 전용품종으로 기술이전하게 되었다. 이에 ㈜CJ에서는 ‘중모1017호’의 농가와 계약생산을 통하여 품질이 고급화된 원료곡의 안정적 공급기반을 확충하고 국내 쌀 소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 답작과에서는 고급화되고 차별화된 가공밥 전용 쌀품종을 개발하여 소비자에게는 영양성이 풍부하며 맛이 좋은 가공밥을 제공하고, 산업체에게는 고품질의 원료곡의 안정적인 수급과 매출증대를 도모하며, 농업인에게는 소득증대의 기회를 넓혀가도록 수요자 맞춤형 벼 품종 개발 및 산업화연구를 산업체와 공동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주간 식품저널 2014년 4월 23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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