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 2013년도 생활필수품 가격 조사 결과

지난해 고추장, 우유, 두부, 밀가루 등 다소비 품목에서 가격 인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이덕승) 물가감시센터는 지난해 서울 소재 300개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생활필수품 및 가공식품 31개 품목에 대해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31개 품목 중 16개 품목이 연초 대비 연말 평균 소비자가격이 상승했고, 15개 품목은 가격이 하락했으며, 평균 가격인상률은 0.7%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그러나 고추장(9.7%), 우유(9.3%), 두부(8.6%), 밀가루(5.0%) 등 다소비 품목에서 주로 가격 인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서민 장바구니 체감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행복한 콩 국산콩 부침두부’(CJ제일제당) 1년간 평균 12.2% 올라

제품별 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으로 우유 품목의 가격 변동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대비 12월 ‘매일우유(1ℓ)’, ‘서울우유(1ℓ)’, ‘맛있는우유GT(1ℓ)’가 각각 10.4%, 9.5%, 8.2% 가격이 올라 가격인상률 상위 8개 제품 중 3개에 이름을 올렸다.

고추장은 대상 ‘청정원 태양초 찰고추장’(1㎏) 10.2%, CJ제일제당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1㎏)이 9.1% 인상됐고, 두부는 풀무원 ‘국산콩 부침두부’(300g)가 5.0% 인상된 반면, CJ 제일제당 ‘행복한콩 국산콩 부침두부’(300g)는 12.2%가 인상돼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제품별 가격차 거의 없어…식용유 제품 최고가-최저가=98원

또한 이번 조사결과, 제조업체들은 특정 제품군에 대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초코파이’와 롯데제과 ‘카스타드’의 경우 2013년 한 해 동안 각각 1.3%, 1.4% 가격이 올라 인상률 차이가 0.1%에 불과했다.

가격 인상 시기 또한 ‘초코파이’는 2012년 9월, ‘카스타드’는 2012년 10월로 나타나 불과 한 달 차이만 났다.

밀가루(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는 1~2월, 우유(유업계 전체)는 8~9월 제조회사들이 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인상률 역시 유사했다.

최근 LG생활건강의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콜라’가 각 6.5%, 6.6%로 거의 동일하게 가격이 오른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분석된다.

동일 제품군 내에서는 가격대도 비슷하게 형성하고 있어, 식용유(1.8ℓ)의 경우 제조 3사(오뚜기, CJ제일제당, 사조해표)의 주요 제품에 대한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가 98원 밖에 나지 않았고, 밀가루(1㎏)와 고추장(1㎏)의 경우 판매순위 1, 2위 간의 지난해 평균가격 차이가 각각 65원, 165원에 불과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제품원가에서 차지하는 원재료가격은 비슷하다 하더라도 시장규모가 다르고 인건비, 광고비 등 제조사마다 지출하는 판매관리비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제품간 가격 차이가 10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더구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들은 철저한 가격비교를 통해 저가상품을 구입하려 노력할 것임에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브랜드별 가격 차이가 미미해 가격으로 인한 선택이 어려워 가계가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절약을 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일한 품목의 경우 브랜드별 가격 차이가 미미했고 가격 인상 시 그 시기와 인상률 또한 유사해 가격에 따른 소비자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조사별 제조원가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당 편승 가격 인상과 암묵적 담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며, 과점시장이라는 시장환경을 이용해 가격 경쟁을 배제하려는 기업들의 구태에 자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앞으로도 생활필수품을 위주로 가격조사를 실시하고 가격 및 물가 추이와 부당한 가격 인상이 없는지에 대한 시장 감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13년도 가격 상승 상위 8개 품목

2013년도 가격 상승 상위 8개 제품

제품별 가격차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