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농업연구사
양파는 백합과 파속에 속하는 인경식물로 학명이 Allium cepa L.이다. 학명의 유래를 살펴보면 Allium의 All은 켈트어의‘태운다’,‘ 뜨겁다’의 뜻으로 양파의 매운맛이 눈을 강하게 자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명인 cepa는 켈트어의 cep, 또는 cap, 즉 머리의 뜻으로 인경의 모양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에 양파가 들어온 것은 중국과 교역이 빈번했던 고려시대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확한 기록은 없다. 조선조 말엽 미국이나 호주에서 일본을 거쳐 입국한 선교사들의 왕래로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양파는 중국에서는‘후총’, 일본에서는‘다마네기’,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식으로‘옥파’, 또는 모양에 따라‘둥근파’로 불리다가 서양에서 들어온 파라는 뜻으로‘양파’로 불리고 있다.

흔히 아무리 껍질을 벗기고 벗겨도 알맹이가 나오지 않는 실체를 양파에 비유하곤 한다. 양파의 신비가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과거에 양파의 소비는 주로 조미용으로 이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식품으로 알려져 소비의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양파의 효능에 대한 기록은 꽤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기원전 2500년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건립할 때 노동자들에게 양파를 날마다 배급해 중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스테미너를 키울 수 있게 양파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이후 쭉 이어진 양파의 약리효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더불어 양파가 조미채소의 한계를 벗어나 이제는 웰빙식품으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양파의 영양성분은 품종, 수확시기, 토양, 기후 등 여러 가지 환경요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수분 90%, 당질이 약 8g, 단백질이 1.0g 함유되어 있다. 양파는 채소로서는 단백질이 많은 편이고, 포도당, 설탕, 과당, 맥아당 등이 포함되어 있어 특유의 단맛이 난다.
또한 칼륨, 칼슘, 철, 인, 나트륨 등 무기질, 식이섬유, 엽산도 풍부하며 비타민C는 10~20㎎이나 함유되어 있는 반면 양파는 나트륨함량이 낮으며 지방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

양파의 특이적인 매운맛 성분으로 프로필아릴설파이드 및 디설파이드 등이 있는데 이는 열을 가하면 날아가 버리나 일부는 분해되어 설탕의 50배의 단맛을 내는 프로페닐캅탄을 형성한다. 이 때문에 양파를 익히면 단맛이 증가하며 양파가 마늘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톡 쏘는 냄새를 가지는 이유는 바로 유황을 포함한 화합물 성분 때문이다.

양파에 존재하는 중요한 성분 중의 하나가 flavonoid인데 양파의 종류에 따라 ㎏당 0.06~1g 포함되어 있다. 특히 양파껍질에는 가식부위보다 10배정도가 많은 2~20g이 함유되어 있으며 산지, 품종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특히 퀘르세틴(quercetin) 성분은 껍질에 주로 존재하며 강한 항산화력을 지녀 양파의 유용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양파는 비늘줄기껍질의 색깔에 따라 구분하는데 국내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껍질이 황색인 양파와 미국이나 유럽이나 남미에서 인기가 좋은 백색양파, 적색양파로 나뉜다. 특히 적색양파는 퀘르세틴(quercetin) 함량이 황색양파보다 2~3배 많다고 보고되고 맛이 부드러워 요즈음 양파즙용으로 20-30%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사람에게 걸리는 각종 암의 90% 이상은 매일 먹는 음식물 등이 원인이 된다고 하는데, 남성 암의 30~40%와 여성 암의 60%가 음식물과 관련이 있다. 미국의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가 5년간의 연구 끝에 약용식물, 향신료, 임산물, 과실, 채소, 특용작물 등 거의 모든 식물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마늘, 양배추, 감초, 대두, 생강, 셀러리과 식물, 양파 순으로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양파 역시 암 예방 식물체로서 매우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양파는 생체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가열 조리하거나 즙을 내서 마셔도 좋다. 그러나 매일 양파를 따로 섭취하기란 불편하므로 요리시 양파를 곁들여서 조금 더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맛과 향을 개선하여 섭취하기 용이하도록 가공한 제품, 예를 들면 양파음료 등을 마시는 것도 양파의 유효성분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을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농업연구사

주간 식품저널 2013년 1월 9일자 게재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