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이 유럽인들의 생활을 바꾸고 있음. 쇠고기 소비량이 격감하고 그 대신 말고기 등 다른 육류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으며 정부는 광우병 검사와 감염 우려가 있는 소를 도살하는 데 드는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울상이고 가장 큰 피해자인 축산농가에는 겨울바람보다 차가운 한파가 불어닥침. - 쇠고기 기피 현상 프랑스 파리의 고급식당 아르페주는 올 초부터 채식 위주로 메뉴를 바꿈. 다른 고급식당들도 쇠고기 대신 비교적 안전한 송아지고기 요리를 내놓고 있음. 버펄로 그릴 등 체인점에서는 티본스테이크가 메뉴에서 사라진 지 오래. 맥도널드 햄버거점에서는 쇠고기 대신 햄을 넣은 제품을 팔고 있음. 파리 교외에 사는 파스칼 라퐁텐(30)은 “광우병 감염 위험 때문에 햄버거나 피자는 쳐다보지도 않게 됐다”며 “햄버거 대신 카르푸 등 대형 슈퍼마켓에서 파는 생선초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고 말함. 반면 말고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 르 파리지앵지는 2일 지난해 12 월 프랑스의 말고기 소비량이 전년 동기대비 59%나 급증했다며 올 1월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 신문은 말고기 수요가 지난 20년간 감소해온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수요 급증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전함. - 축산업계 등에 미치는 파장 광우병 신드롬은 축산업계나 외식산업은 물론 유럽연합(EU)과 각국의 농업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 유럽 소비자들은 버터 마가린 우유 요구르트 등 소에서 생산되는 식품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보도에 따라 아예 채식이나 생선 위주로 식단을 바꾸고 있음. 이 때문에 유기농법으로 길러 일반 제품보다 20∼30% 값이 비싸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던 바이오제품의 인기가 치솟고 있음.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환경부와 농업부 장관이 해임된 독일에서는 도축장의 10%가 올해 중 문을 닫을 전망. 또 30개월 이상 된 소 40만 마리를 도살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쇠가죽이 귀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구두값이 치솟고 있음. 이탈리아에는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정육점마저 해산물가게로 업종을 바꿈. 최근 들어 유럽의 쇠고기 소비량은 평균 27%, 쇠고기 가격은 26.2% 떨어짐.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유럽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음. 이 같은 시장 감소로 프랑스 축산업계 종사자들은 일주일에 1400만달러, 이탈리아의 경우는 일주일에 680만달러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 쇠고기 소비량이 70% 감소한 독일에서는 축산업계 종사자 4만명이 실직할 위험에 빠져있음. - 광우병 대책과 비용 EU회원국들은 7월1일부터 동물성 사료 사용을 금하고 200만마리로 추산되는 30개월 이상된 소를 도살하거나 광우병 검사를 실시키로 함. 유럽에서 생산되는 동물성 사료는 매년 300만t으로 이미 생산된 제품을 폐기하는 데만 28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 EU집행위는 광우병 때문에 내년 말까지 200억달러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집계하고 있음. 여기에는 △축산농가의 소득손실 보전 △30개월 이상된 소 구입 및 도살비용 △광우병 검사비 △동물성 사료 폐기처분 △수출 중단에 따른 보상금 등이 포함. 관련 예산 가운데 70%는 집행위가 내고 30%는 회원국 정부가 부담함.(동아)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