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게랑드 염전
 
100년 이상 전통방식 고집하는 게랑드 염전
생태환경 중요성 인식…게랑드 소금에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


우리나라 최대의 천일염 생산지인 신안군의 문동식 부군수, 주윤덕 천일염산업과장과 최대의 염전인 태평염전 손일선 회장, 김종률 부사장 등 13명은 지난 9월 23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게랑드 염전을 둘러보고 우리 천일염의 세계화 가능성을 점검했다.

9월 23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파리행 대한항공을 타고 무려 12시간 가까이 비행을 하여 파리에 도착한 일행은 24일 프랑스에서 6번째로 큰 도시인 낭트로 이동했다. 이동시간만도 무려 5시간이나 걸렸다. 당초 계획은 24일 게랑드 염전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도착 시간이 늦어져 25일로 미루고 대신 낭트에 있는 성을 방문했다. 낭트 성 안에는 수십 개의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데, 주로 천일염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여러 가지 용기에 넣거나, 포장에 생산자 얼굴을 넣은 천일염 등 아주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게랑드 천일염 전시판매장

26일 낭트에서 1시간여 달려 프랑스 서쪽 대서양 연안에 자리잡고 있는 게랑드에 도착, 우선 장인의 집을 방문했다.

소금장인이 직접 운영한다는 장인의 집에는 천일염 생산과 관련한 물품들이 전시돼 있고 염전모형도 만들어 천일염 생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게랑드의 명성에 걸 맞는 좋은 소금을 생산하기 위해 소금장인 양성센터를 통해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교육을 받은 소금장인들은 게랑드 소금에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와는 달리 염부들은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소금 장인은 "생태환경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게랑드염 생산자단체는 1972년에 320명의 소금장인 중 280명이 참가해 설립했다. 제염업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이 조직은 40% 이상 소금값을 올렸고 대형 소금창고를 만들어 수급을 조절했다. 79년에는 소금장인 양성센터를 만들었다. 소금장인 양성센터에서는 경제학, 생물할, 지층학 등 10개과목의 이론과 실기해설을 8개월간 교육하는데 게랑드 염전을 발전시킬 교육생 지원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특히 젊은 세대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게랑드 소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태평염전 손일선 회장

 


△게랑드 소금을 살피고 있는 태평염전 김종률 부사장(좌)과 신안군 주윤덕 천일염산업과장


26일 오후 오후 드디어 말로만 듣던 게랑드염전에 도착했다. 소금의 땅이라는 글자가 써있다. 게랑드라는 지명은 웬란(Wenrann)에서 유래되는 뜻으로서 하얀 나라, 소금의 나라란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곳 게랑드, 대서양 연안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이 만들어 진 것은 기원전 800년에서 기원전 50년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시대는 농축한 염수를 먼저 만들고 그 염수를 증발시켜 소금을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랑드의 염전기술은 9세기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15세기에서 18세기에 걸쳐 염전이 크게 발전해 18세기에는 350개 정도의 채염지가 만들어졌는데, 오늘날 게랑드염전은 약 2000핵타르 규모로 연간 19,000톤 정도의 천일염을 생산한다고 한다.
 

△게랑드 천일염 제품

예년에는 비교적 맑은 날이 많았는데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천일염 생산이 순조롭지 않다고 한다.

게랑드 소금이 세계적인 명품소금으로 알려진 것은 대서양 연안의 풍부한 갯벌 염전에서 대서양의 풍부한 바람과 태양으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바닷물을 이용해 토판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소금의 맛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프랑스 특유의 포장기술이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태환경을 중요시하며 오랫동안 수작업으로 전통을 계승하면서 발전시켜 오고 있는데 게랑드에서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나 공구는 100년동안 거의 변함이 없다고 한다.

한 소금장인은 "생태환경을 지킨 까닭에 게랑드 염전에서 볼수 있는 야생조류는 무려 179 종 이상 으로 이중 72종은 염전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염전에 있는 박물관에는 염전과 관련한 장비들과 사진들이 전시돼있다. 또, 게랑드 소금으로 만든 각종 소금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게랑드 염전 탐방단 일행

염전 탐방을 마치면서  
신안군 관계자는 천일염 생산방식은 "우리 나라의 전통생산방식과 비슷한데 포장하는 기술이 발전한 것 같다"며 "우리도 이점을 벤치마킹하여 포장과 마케팅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일선 태평염전 회장은 "세번째 게랑드염전을 방문했는데, 중간점검차 왔다"며 "태평염전도 생태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우리 천일염을 세계 명품으로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나라는 최근에 천일염을 명품으로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나트륨과 건강과의 관계를 명분으로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펴면서 소금(천일염)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천일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선 우선 소금이라고 다 같은 소금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10월 12일 한 방송은 "우리 국민들이 채소를 즐겨 먹지만 소금기가 많은 김치가 채소 섭취량의 40%를 차지해 올바른 식생활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는 소식을 내보낸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소금을 넣어 만든 우리 김치를 많이 먹는 것이 나쁘다는 뜻인가?
 
이 기사는 식품저널 2011년 1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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