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은 모두 나쁜 것인가?

먼저 총론적 대답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이다. 이 지구상 모든 먹을 수 있는 물질은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은 없다.

외부에서 오염된 물질이나 자체 내에 있는 성분 때문이다. 단지 섭취하는 양이 많아 문제가 될 수도 있고, 건강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밥도 쌀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특정한 사람에게는 알레르기를 일으켜 건강상 위해를 주어 유해물질로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밀에 들어있는 글루텐도 일부 서양인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공식품에 꼭 표기하여 특정인에게는 섭취해서는 안 되는 성분이 들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것들은 천연식품 중 한 성분이기 때문에 관심을 별로 끌지는 못하고 있으나 다른 화학적 합성품이라는 식품첨가물에 초점이 맞춰지면 소비자의 대부분은 부정적이고, 피했으면 하는 대상이 되기도 하다.

그럼 왜 식품첨가물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그런 기피 현상을 보일까? 천연물보다는‘화학적 합성품’이라는 말에서 오는 거부감으로 느껴진다.

인간이 무엇인가 조작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먹고 있는 모든 식품에 들어있는 5대 영양소, 즉 탄수화물(전분),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도 식물이 탄산가스, 물, 질소원 등의 물질을 바탕으로 햇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합성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만들어 낸 것들이다.

생물체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만들었기 때문에 ‘생(生)’이란 말을 써서 생물학적 합성품, 간단히 ‘생합성’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든 것은 화학적 합성품이란 말이 붙여져 있다.

이런 배경을 알게 되면 식물이나 동물이 생물화학적인 방법으로 만든 것은 모두 안전한 것이고 인간이 화학적인 방법으로 합성한 것은 믿을 수 없다는 논리가 된다. 일편 일리가 있다. 생명체가 만든 물질들은 안전성이 일반적으로 높다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그러나 모든 대상에게 통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이나 동물들도 자기를 보호하거나 천적을 멀리하기 위해서 다양한 독성물질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들 성분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일으키기도 한다(예 : 복어독, 독버섯 등). 또 라벤다 등 허브식물은 곤충을 멀리하기 위해 독특한 향을 내는데 미생물에게는 살균작용을 하여 식품보존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595개의 식품첨가물을 허용하고 있다. 이들 중 감색소 등 동식물에서 얻는 천연첨가물이 195종, 개미산 게라닐 등 화학적 합성품이 400종에 이른다.

나라마다 허용하고 있는 식품첨가물의 수와 종류가 조금씩 다르고 규제하는 방법도 일치 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점이 국제교역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국제연합(UN)은 여러 나라들이 함께 적용할 수 있는 식품첨가물 규격기준(코덱스-codex)을 만들어 국가간 이견을 조정하고는 있으나 강제규격이 아니어서 국가 간 분쟁이 있을 때 기준으로 삼는 정도이다.

이 코덱스규격에도 천연물과 화학적 합성품 등을 구분하여 규격기준을 정하여 사용 대상 식품, 사용량 등을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가는 자국에서 허용하는 식품첨가물의 안전성을 철저히 평가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실험을 통하여 확인하거나 선진국, 또는 국제기구에서 인정하는 규격 기준을 원용하여 자국의 현실에 맞게 적용하기도 한다.

식품첨가물로 허용하기 위해서는 몇 단계의 동물실험을 통하여 일일 섭취허용량/체중 1㎏(ADI)을 구하는데 동물시험 결과의 양에 다시 보통 1/100을 곱하여 실제 사람에게 허용하는 양을 결정한다.

이 양은 보통 인간이 일생 동안 그 식품을 통하여 실험한 첨가물을 섭취하여도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차세대까지도 영향 미치지 않는 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체 적용시험을 통하여 그 안전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철저하고 치밀한 과학적인 실험을 통하여 얻어진 결과라 하더라도 새로운 독성결과가 밝혀지면 즉각 사용을 중단하는 등 사후 관리도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사실 뿐만 아니라 자국민의 정서적 분위기도 허용 대상 식품이나 사용량을 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좋은 예가 안전성은 입증되었으나 사용을 유보하는 식품류로는 영유아나 어린이 식품들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사카린, 타르색소 등이 이런 첨가물류에 속한다.

첨가물 사용에 따른 장점으로는 여러 식품의 저장기간을 늘려 줄 뿐만 아니라 여러 식중독균의 증식을 억제하여 안전 식품생산에 기여하는가 하면 맛과 향을 좋게 하거나 외양의 가치를 높이고, 가공공정을 원활하게 하여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제조 원가를 낮춰 우리가 더 싼 값에 식품을 즐기게 한다.

또한 비타민 등 다양한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여 인류의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식품첨가물은 일반인이 생각하듯 위험하다는 부정적 측면보다도 식품의 가치를 높여 풍요로운 식생활을 영위하게 하고 식품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동화
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전북대 명예교수
 


주간 식품저널 11월 23일자 게재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