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농촌진흥청 공동기획
 
알고 먹으면 두 배로 맛있는 우리 농산물 이야기(2) 약초
 
질병 예방ㆍ치료 효과 우수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환경에서 자라난 토종약초는 질병 예방과 치료효과가 우수하여 민간요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약용으로 활용 가능한 자원식물은 2,100여종으로 그 중에서 600여종이 한약재로 이용되고 있는데, 실제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집계되는 약용작물은 50여종에 불과하다.

흔히 약초로 불리는 약용식물은 한약재의 주요 원료로 예로부터 이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기능성분의 과학적 구명과 더불어 약용식물 자체로 식용으로 이용하거나, 약효 성분을 추출하여 치료제로 개발하거나 건강기능식품, 천연의약품, 식품첨가물, 한방 화장품, 천연 향료, 천연 색소 또는 해충 퇴치제 등 생활소재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색깔이 있는 재료들을 건강에 좋은 약용음식으로 애용해왔는데, 특히 검정콩을 약콩, 검정쌀을 약쌀, 자색고구마를 약고구마 등으로 이용한 것이 좋은 예이다.

몸이 쇠약해진 환자들의 원기회복에 검정깨로 깨죽을 만들어 먹인 것은 검정색의 주성분인 안토시아닌 색소가 우리 몸에 항산화, 항염 등에 효험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천연염색 소재는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약하고 예민한 이들의 의복을 염색하는데 적합하다. 거의 모든 천연 염료 식물은 약재나 식용으로 사용되므로 이들 소재로 염색을 할 경우 독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며, 어느 정도의 약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란색 물을 들이는 치자는 해열작용을 하며, 보라색을 내는데 사용되는 자초는 염증치료에 효과가 있다. 또한 쪽이나 홍화, 감 등은 방충과 항균작용을 하므로 이들 소재로 염색한 천과 종이는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하다. 본고에서는 색깔이 고우면서 건강한 생활에 좋은 몇 가지 약초를 소개하고자 한다.
 

치자(노란색)
소염ㆍ이뇨ㆍ지혈ㆍ해열 효능 탁월

치자는 한방에서 소염, 이뇨, 지혈, 진정, 해열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박상이나 뼈를 다쳤을 때 치자나무열매 5개, 계란 흰자 1개를 넣어 반죽한 밀가루를 상처에 붙이면 환부가 치료되고 멍든 부위가 빠르게 회복된다.
또한 적당량의 치자를 말리거나 불에 볶아 가루를 만들어 계란 흰자에 개어 바르면 불이나 끓는 물에 화상을 입었을 때 효과가 좋다.
치자는 식품염료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단무지, 송편, 찰떡, 전을 부칠 때 착색료로 사용된다.

 
 
 
 
 
 

잇꽃, 홍화(분홍색, 적색)
신경성 피부염ㆍ욕창 치유

혈액순환 촉진

홍화는 꽃이 붉은 빛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잇꽃이라고도 한다. 처음에는 꽃이 노랗게 피어 빨갛게 되었다가 검붉은 빛으로 변한 후 시들어 죽는다.
홍화는 한방에서 부인병, 냉증, 갱년기 장해 등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잇꽃은 음식에 색깔을 입히거나 신경성 피부염에 효과가 좋고 욕창치유율이 높으며, 예로부터 혈액순환 촉진에 좋다고 하여 속옷을 물들이는데 이용했다.
우리가 잘 아는 ‘연지’도 잇꽃으로 만든 것이다.
잇꽃을 술에 담가서 숙성시킨 후 마시면 혈압을 안정시키며 동맥경화, 만성두통, 요통 등에 효과가 있다.

쑥(녹색, 카키색)
토사ㆍ뜸질ㆍ복통ㆍ지혈ㆍ혈액 정화

쑥은 국화과의 다년생식물로 약용으로는 토사, 뜸질, 복통 및 지혈제로 쓰인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습진, 알레르기, 아토피성 피부염에 좋은 효능이 있는데, 단오 전후 약성이 제일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쑥의 생약명은 애엽(艾葉)이라고 하는데 어린잎은 나물로 식용한다.
코피가 날 때 쑥 생잎 1장을 잘 비벼서 동그랗게 만들어 하루에 세 번 정도 피가 나는 콧구멍에 넣으면 코피를 멈추게 한다. 또한 쑥은 부인병으로 인한 편두통이 나타날 때 한 줌 정도 말린 쑥잎에 적당량의 물을 부어 끓인 후 차로 마시면 혈액 정화가 잘되어 편두통이 사라지게 된다.

지치, 자초(자주색, 보라색)
염증 해소ㆍ혈액순환 촉진ㆍ항균 작용

 
 

자초는 말린 지치의 뿌리를 가리키는데 자근, 자초근, 지초, 지치 등으로 불리며 뿌리의 겉껍질이 어두운 자주색이어서 공업용 염료자원이나 식품에서 홍주(붉은 술)의 착색 등에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든지 볼 수 있는 지치는 그 뿌리 부근의 땅까지 자주색을 띨 정도로 뿌리에서 나오는 색이 선명하다.
자초는 맛은 달고 성질은 차며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염증을 없애고 혈액 순환을 돕는다. 또한 탁월한 항균작용이 있어 자초로 염색한 옷이 피부에 닿으면 독을 제거할 수 있고 종기에 물이 생기지 않게 한다.

쪽(푸른색, 녹색)
아토피 피부염ㆍ습진ㆍ무좀ㆍ여드름 등에 효과

 
 

쪽은 마디풀과에 속하는 1년생 풀로 줄기는 홍자색을 띠고 열매는 익으면 흑갈색이 된다. 초록색의 잎은 말리면 짙은 남색으로 변하여 옷감이나 실을 물들이기 위해 심었다. 쪽에서 추출한 남색은 오래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고 빛깔이 고와 아직도 특수 직물을 물들이는데 쓰고 있다.
쪽은 항균, 아토피 피부염, 습진, 무좀, 여드름 등에 큰 효과가 있으며 성질이 차가워 피부병에 효과가 있고 여름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남색의 즙(汁)은 치통의 진통제로 쓰이며, 열매는 독충에 물렸을 때 해독제로도 쓴다.

깽깽이풀, 모황련(노란색, 카키색)
청열과 해독 작용ㆍ구내염에 효능

모황련의 식물명은 깽깽이풀이다. 모황련은 깽깽이풀의 뿌리 및 뿌리줄기로 뿌리가 노란색이어서 황련 또는 조선황련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황련과 혼동되어 사용되거나 황련의 대용품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또한 청열과 해독 작용이 강하고 구내염에 효능이 있어 갓 태어난 아기의 입안을 닦아주는데 이용되어 왔는데 이것은 신생아의 체내에 쌓인 태열을 내리기 위해서이다.
모황련은 주로 열과 염증을 치료하는 약으로 한약으로만 사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청열, 명목, 이질, 지사, 해독, 항균, 소염작용을 한다.
 
 

안영섭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농업연구관
 

 
 

주간 식품저널 2011년 2월 9일자 게재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