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교육지원법 이달부터 시행되는데
초등학교 교과서에 우리 대표음식 김치ㆍ된장의 우수성 소개도 없다

전통 식생활 교육, 정부기관의 협조 필요
 
우리국민은 유치원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15년을 하루 한 끼는 단체급식으로 해결하도록 돼있다. 과거 가정에서 이뤄지던 ‘밥상머리 교육’도 유치원과 학교에서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는 등 식생활 환경이 과거와는 크게 변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제공하는 학교급식 영양관리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에서도 유치원 유아를 위하여 다섯 가지 영양관리기준 및 식단 작성 시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첫째가 전통 식문화의 계승ㆍ발전을 고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전통 식문화의 계승ㆍ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교육 내용이나 수단이 부족해 보인다.
 
녹색식생활이 건강식인데도 우리 식생활은 역행
 
우리의 전통 식생활은 녹색 식생활에 가장 부합되는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우리 식생활 트렌드를 보면 점차 더 서구화 되어 건강 지향 경향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과거 세계 최고의 장수촌으로 알려진 오키나와 지역의 사례에서 전통적인 식생활의 계승 발전 및 관련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키나와는 1985년까지 일본에서 평균 수명이 1위인 지역으로 손꼽혔으나 2000년에는 26위로 보고되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오키나와 지역 주민들의 식생활 양식의 때문으로 여겨진다. 전쟁 전까지 오키나와 주민들은 콩 섭취가 많은 전통적인 식문화를 고수해왔으나 전쟁 이후 미국 식문화 유입으로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섭취량이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 주민들의 지방 섭취량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고, 어린이들의 체중도 증가하여 이들이 성인이 된 2000년 이후에는 성인 50세 이상의 사망률이 일본 다른 지역 보다 높아져 오키나와의 장수이야기는 과거의 기록으로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콩을 많이 섭취해온 우리나라 역시 최근 육류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비만과 성인병 증가 사례가 오키나와 지역과 같이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제 우리도 식생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식생활 개선과 함께 전통 식생활 계승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 식생활 문화의 계승은 전통사회의 식생활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식생활 문화를 토대로 현재에 적용하고 미래로 연결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의 식생활 문화를 체계적으로 재평가하고 우수성을 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학계에서는 활발한 것 같지만 국민적인 운동으로서는 미약하게 느껴진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아도 우리 음식의 대표인 김치와 된장의 영양학적 우수성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다.

김치와 된장이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과 우리나라 항공사의 비빔밥이 ‘머큐리상’을 수상한 것 등 대해 어린이들이 우리 음식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의 전통 식생활은 문화의 자산이며, 건강한 미래 식생활 문화 창조의 바탕이 된다. 한국 전통식사는 채식 위주의 녹색 식생활의 실천이고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첩경이다.

우리의 된장이나 청국장은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 받고 있으나 일본의 미소나 낫또에 비해 세계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전통식 우수성 확산 노력 절실
 
우리 전통식의 우수성에 대한 인식이 전국민적으로 널리 확산되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2009년 11월부터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시행될 예정으로 있다.

이 법의 제1조는 “식생활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의 식생활 개선, 전통 식생활 문화의 계승ㆍ발전, 농어업 및 식품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 있다.

식생활 교육은 어릴 때부터 할수록 좋고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식생활교육지원법 중 전통 식생활 문화의 계승ㆍ발전 그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 기관이 서로 협조하여 장기적 안목으로 유치원과 초ㆍ중등학교에 전통 식생활 교육의 실천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최미자
계명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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