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이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촛불시위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식품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크루그먼은 13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광우병’(mad cow disease)을 빗댄 ‘나쁜 황소병’(Bad Cow Disease)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의 식품안전 규제에 대한 신뢰성 저하가 대외정책상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예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한국의 촛불집회 상황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2003년 광우병이 검출된 후 수입 금지됐던 미국산 쇠고기를 친미(親美) 성향의 한국 대통령이 수입허가 결정을 내리자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한국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국가들이 당초 금지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다시 허용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도 미국 쇠고기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한국 내 일부 불신은 합리적 근거가 없지만 쇠고기 문제는 미국의 서투른 외교에 농락당했다는 한국민의 민족적 자존심과 뒤엉켜버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민들을 비난만 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크루그먼은 이 칼럼에서 미국의 정육업계 실태를 고발한 업턴 싱클레어의 1906년 ‘정글’(The Jungle)이란 소설이 시어도어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으로 하여금 ‘신선 식품 및 의약품법’과 ‘식육검역법’을 통과시키도록 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조치들로 인해 미국인들은 식품안전에 관한 정부의 검역당국에 신뢰를 해왔지만 최근 들어 오염된 시금치, 독소가 포함된 땅콩버터,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토마토가 보여주듯 식품안전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위기는 미국의 골수 보수주의자들이 업계의 이익을 위해 식품안전 규제를 위한 제도와 기관을 무력시키려는 시도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즉 식품의약청(FDA)은 과학발전과 세계화에 힘입어 확대일로를 걸어왔지만 FDA의 현재 인력은 1994년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을 때보다도 더 적은 실정이다.
 
또 2003년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농무부는 식품업계 로비스트 출신인 앤 베너먼이 장관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농무부는 이후 광우병 위협을 축소하거나, 업계요구를 수용해 쇠고기에 대한 검사 확대 요구도 거부했다.
 
특히 2004년 캔자스의 한 쇠고기생산업체가 일본에 대한 쇠고기수출을 위해 도축하는 소에 대한 전수검사 허용을 요청했지만 농무부는 소비자들로부터 비슷한 요구가 잇따를 것을 우려한 다른 쇠고기생산업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를 거부했다.
 
크루그먼은 마지막으로 미국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쇠고기 수출시장 보호를 위해서라도 미국의 식품안전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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