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이 통제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미국과 함께 광우병으로 2003년 6월 이후 대(對) 한국 쇠고기 수출길이 막힌 캐나다 역시 이번 평가에서 같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뼈를 포함한 모든 쇠고기를 즉시 수입하라"는 두 나라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미국 농무부(USDA), 캐나다 식품검사국(CFIA) 홈페이지와 농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OIE 검역 전문가 패널은 작년 말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ㆍ캐나다 등 12개 나라가 제출한 광우병 위험 관리 보고서를 검토해 각 국의 위험 등급을 정했고, 최근 열린 OIE 질병위원회는 이 가운데 11개국에 대한 전문가 패널의 검토 의견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세 등급 가운데 중간 수준인 Controlled risk(광우병 위험이 통제되는) 등급으로 분류됐다.
 
이 등급은 Negligible risk(광우병 위험 없음) 보다는 낮지만 Undetermined risk(위험도 미정) 보다 높은 것으로, 해당 국가가 광우병 발생 가능성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 과학적 조사 체계를 갖춘 것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또 교역 측면에서 이 등급을 받은 나라의 쇠고기는 두개골ㆍ척추ㆍ편도ㆍ회장원위부 등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만 제거되면 원칙적으로 수입 과정에서 부위나 연령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번 등급 분류가 확정되는 오는 5월 OIE 총회를 전후로 우리나라에 30개월령 미만, 뼈 없는 쇠고기만이라는 현행 수입 위생조건의 개정을 공식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캐나다 역시 조만간 OIE 등급을 근거로 미국과 보조를 맞춰 우리나라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최근 쇠고기 검역 기술협의나 한미 농업 고위급 협의 등에서 현행 수입 위생조건 개정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고, 캐나다도 지난 1월 우리 제네바 대사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우리의 캐나다산 쇠고기 전면 금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SPS)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두 나라에 대한 OIE 평가의 윤곽이 드러남에따라 우리 정부는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검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본격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곧 OIE의 평가 보고서가 도착하면 이를 꼼꼼히 살펴 의문스러운 부분, 해명이 미흡한 부분 등을 앞으로 총회나 한.미 간 협의 등에서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OIE는 규정에 따라 이번 등급 분류 결과를 60일 이상 우리나라를 비롯한 167개 회원국에 회람시키고, 오는 5월 넷째주(20~26일)에 열리는 파리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큰 이의가 없으면 만장 일치 형식으로 추인하고, 몇 개 나라가 강하게 반대할 경우 투표를 거치게 된다.
 
현재 예상대로 총회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Controlled risk 등급이 확정된 이후 우리나라가 미국과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해 OIE 규정보다 더 엄격한 수입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체 조사를 통해 확보한 과학적 근거를 수출국에 제시하고 수용 여부를 협상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거의 170개에 이르는 OIE 회원국들이 일단 추인한 평가 결과를 우리나라가 인정하지 않고 독자적 위생 조건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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